무진장 웃긴 책

나와 그녀의 XXX 2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4년 7월

이 작가의 그림은 참 이쁘다. 반짝반짝 볓이 눈속에서 빛나고,  머리결도 반짝반짝, 남자들은 무진장 멋지고 여자들은 엄청 귀엽고 이쁘다. 순정만화로서는 정말 최적의 그림이다. 그런데 내용은 그렇지 않다. 그냥 단순히 웃긴 정도가 아니라 황당하기 까지 하다. 얼굴은 누구보다도 멋지고 이쁘고 나무랄데가 없는데, 성격은 정말 별나다. 이 만화의 여주인공은 누구보다도 괴팍하고 바보인데다 이기적이고 인간적으로 나쁜 놈이고, 남주인공은 멋진 외모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여성스럽고 한심스럽고 바보같다. 아마도 그래서 재미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 괴짜가족이나 엄청 인기있는 다른 재밌는 만화보다도 더 재밌는 것은 이 이쁜 그림과는 정 반대의 내용때문인지도 말이다.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자면, 재밌긴 하지만 아쉽다. 저 이쁜 그림이 아깝다. 뭐어 이쁘고 고만고만한 만화들이 널려있긴 하지만 왠지 아깝다. ... 하지만 만약 이 작가가 평범한 만화를 그린다면 지금처럼 인기가 있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뭐 생긴대로 살아야 하는 거겠지만 말이다.

내용으로 들어가면, 개인적으로 남주인공이 심히 심히 불쌍하다. 그리고 바보스러울 정도로 무신경한 여주인공은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남주인공이 그만 좀 포기하고 그냥 여자인채로 살았으면 좋으련만 마음껏 남자로 살아가고 있는 여주인공과는 달리 포기 하지 않는다. 더구나 남주인공의 동성친구가 나나코(여주인공이름)의 몸속에 들어가 있는 남주인공을 사랑하게 되버리고... 크아.. 두근두근거린다. 갠적으로 그 센보루던가 하는 애가 마음에 든다. 그만 포기하고 그냥 나나코로 살아버려! 어차피 진짜 나나코보다 더 여성스러운데, 뭘 잘됐지 않는가. 하지만 2권 마지막을 보면 왠지 조마조마... 이걸 그린 작가의 전작을 보면 로맨스가 제대로 끝나걸 본 적이 없다. 환상이란 환상을 다 모조리 깨버리고 이도저도 아닌 뭔가 모호한 로맨스였는데, 설마 이 만화에서 마저 그렇게 될 것인가!!! 그럼 안되는데.... 뭐 개인적인 바램이었고,

쨋든 재밌다. 무진장 웃긴다. 이거 부모님 몰래 훔쳐보다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사는 게 무료하고 아무생각 없이 웃긴 걸 보고 싶다면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