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르츠 바스켓 13
타카야 나츠키 지음, 정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후르츠 바스켓을 굉장히 따뜻한 내용이다.... 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따뜻하기는 커녕 절망적이고 슬픈 이야기이다.

나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 후르츠 바스켓을 보고 나면 마음이 무겁고 무거워서 정말이지 괴롭다. 보고나면 화가 난다. 아우씨! 그냥 다 때려쳐버려!!! 그렇게 무겁고 무거워서 고개를 숙이고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해, 지금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라면서 음울한 분위기 좀 풍기지 마!!! 하나같이 12지들은 왜 그모양이야!!! 그 뿐아니라 12지가 아닌 인간들 조차도, 그 소마가의 인간들은 그 모양인거야!!!! 으아아아아악!!!!!!

.. 이렇게 말이다.

발광이 좀 심한가? 하지만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이번에도 그렇다. 그 놈의 소마가, 그 지긋지긋한 아키토노므시키! 더 지긋지긋한 허약하고 의지박약에다 근성없는 12지놈들!!!! 이라고 또 다시 불끈 주먹을 쥐게 만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쿄우를 상당히 좋아한다. 왜냐, 고양이니까. ... 라기 보다도 소외받은 자,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길 간절히 원하지만 냉정하게 내쳐진 자이기 때문이다. 소마가 모든 사람들이 불행하고 불행해서 땅 파고 있어도 가장 불행한 건 쿄우라고 생각한다. 그 잘생긴 외모에 끝내주게 귀여운 성격인데 말이다. 유키의 말대로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놈인데, 고양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인이 되면 격리되야 한다니, 그런 재수없고드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 이 말이다.

소마가 사람들이 12지들이 주인공인 토오루를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워낙 토오루가 이쁘고 착해야지, 그리고 용감하고, 매사에 옳은 말만 하고. 안 이뻐하는 놈이 비정상이다(그래, 너! 아키토 이노므시키! 너 말이야!!). 그래서 나는 보면서 바랬던 것이 있다. 유키도 이쁘긴 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렇게 우등생 스타일은 별로이다. 물론 걔도 불쌍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근성으로 이겨내라, 이놈아!) 그래도 역시 쿄우가 더 좋다.(그렇다 이건 나의 편애다!) 그래서 이번 13권에서 토오루가 쿄우 때문에 두번이나 마음이 찢어지게 아펐다는 것에서 설레였다. 아 토오루가 쿄우를 좋아하면 좋겠다. 그리고 토오루가 소마가의 저주를 풀어주면 좋겠다. 비현실적인 얘기가 나와도 좋으니 그 놈의 지긋지긋한 저주를 풀어버리고 행복해진 귀여운 쿄우랑 러브러브한 신혼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13권은 참 좋았다. 아 작가분이여, 쿄우와 토오루를 이어주시오! 간절히 바라건대!

과연 이 이야기가 언제쯤 끝날까. 씩씩하기만 하던 토오루의 마음도 서서히 슬픔으로 물들어가고 초반의 발랄함은 사라진채 무늬만 발랄한 슬픈 내용도 분위기도, 소마가의 모든 사람들의 그 침울한 불행함도, 언제쯤이면 끝날까. 언제쯤이면 행복해질까.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누가 뭐래도 허무하더래도 그래도 해피엔딩이 좋다. 에이 시시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어도 그래도 해피엔딩이 좋다. 아픔을 딛고, 속에 숨기고, 그래도 만족해.. 라는 식의 반쪽 행복이 아니라 진실로 그 아픔을 벗어버리고, 없애버리고, 산산조각으로 찢고 부숴서 가루로 만들어 완전히 분해해서 없애버리고 나서 정말 티하나 없는 얼굴로 행복해라고 씩씩하게 외치는 그런 해피엔딩이, 작가분이여. 제발 그런 해피엔딩을 만들어주오.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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