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런던 한국 영사관에 가서 투표를 했다. 대선, 총선 등 영국에 온 뒤로 한번도 빠지지 않고 선거에 참여했었는데, 입구서부터 줄을 선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20, 30, 4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면 무조건 민주당일 거라고 착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문재인에, 아내는 심상정에 표를 주었다. 나는 애초 심상정을 뽑으려 했었다. 대통령은 어짜피 문재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진보 세력의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철수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면서 문재인을 찍기로 마음을 바꿨다. BW 논란 등은 안철수에게, 법적인 논란거리는 아니더라도,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치명적인 하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재인의 아들 논란에 대한 기사들을 검색해 보면서, 나는 문제 없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문재인이 그동안 이만큼이나 자기 관리를 잘 해왔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에게 표를 주기로 했다. 아내는 그동안 나에게 문재인을 뽑으라고 강력하게 협박을 했었다. 그런데, 토론을 보면서 문재인이 토론을 너무 못하고, 동성애 관련 발언 등에서 보듯 너무 보수적이라는 점에 답답해 했다. 특히, JTBC 토론에서인가, 문재인이 너무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보면서, 지난 대선 토론회 때 이정희가 사퇴하고나서 긴장이 풀린 박근혜가 의자에 기대앉아 얼빠진 소리를 하는 것이 연상된다면서, 그 꼴을 보고도 문재인을 찍으면 그때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 아니냐며, 결국 토론을 가장 잘한 심상정에 표를 주기로 한 것이다. 혹시 정권 교체가 되지 않을까 지금 두려워 하고 있다...:)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의 민주주의는 참으로 경이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전진의 한 단계를 5월9일날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하고 강력하게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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