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 영국은 지금 저녁이라 내일 아침에 일어나 보면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와 있을 것 같다. 탄핵 사유도 많고 관련 증거들도 많기 때문에 재판관들이 그 모든 사실 확인에도 불구하고 기각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들 한다. 게다가 국민의 80% 가까이가 꾸준히 탄핵 인용을 요구하고 있으니...

국외에서 바라봤을 때 이번 탄핵 사태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국민의 수가 고정적으로 80%에 육박했다는 것이다. 중간에 고영태 녹취 파일 문제도 있었고, 한 재판관의 퇴임 날 전에 선고 기일을 잡느라 일정상 무리한다는 주장이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기도 했고, 또 무엇보다도 놀라운 규모의 반 탄핵 시위가 연일 벌어졌었기 때문에 탄핵 찬성의 세가 어느 정도는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었다. 아내의 말로는 친박 세력들이 워낙 진상 짓을 해서 사람들이 아주 질려 버렸을 것이란다. 좀 진솔한 척, 좀 죄송한 척, 좀 불쌍한 척을 했었더라면, 탄핵 인용이야 피할 수 없을지라도 어느 정도 동정심을 살 수는 있었을 텐데 박근혜는 끝까지 바보짓을 하고 만 셈이다. 덕분에 한국 사람들은 민주주의라는 과목을 더 철저하게 공부할 기회가 된 것 같다. 

(여기 살고 있는 어떤 분의, 한국 사는 부모님도 태극기 집회에 나간다고 해서, 그 분이 "집회 가는 건 좋은데 몸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적어도 한국의 노인 세대의 반은 반 탄핵 입장일 줄 알았다. 그런데 기사를 보니 60대 이상에서도 탄핵 찬성이 과반 이상이라고 하더라. 20, 30대의 90% 이상의 찬성률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것들이 한국에서 희망을 보게 되는 근거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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