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인가 싶기도 한데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관련 포스팅도 했고 해서...)

개성공단 정상화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에 나는 솔직히 놀랐다. 안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이렇다. 한국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이 폐쇄된다고 해서 별로 손해를 볼 것이 없다.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의 직접적인 경제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는 하지만 추가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해외투자를 유치하려면 개성공단을 잘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특히 중국과 일본에 보여주어야 한다. 즉, 아쉬운 건 북한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이 북한의 버롯을 단단이 고칠 기회이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재발방지 주체에 있어 한국이 기존 주장을 꺽고 분명한 양보를 했다. 한국이 왜 갑자기 강경한 입장을 철회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잘했다고 격려해 주고 싶다.

북한은 아주 신난 것 같다. 한국에서 예의상 던지는 사업도 덥썩 덥썩 물 것 같다. 그만큼 북한이 궁하다는 얘기가 될 것 이다. 김정은이 정권을 유지할 방법은 이것 밖에 없으리라. 

그런데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딜레마고, 어떤 면에서는 파라독스다. 박근혜 정부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날선 관계를 유지할 수록 인기가 올라간다. 더우기 북한과 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록 북한에 더 많은 달러가 흘러갈 것인데, 그 의미는 전가의 보도인 종북이념 놀이의 파괴력이 심각하게 약해진다는 것이다. 즉, 대북 관계에서 성공적일 수록 박근혜 정부의 기반 이념이 약화된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딜레마다. 

반면, 진보 정당이 대북 사업을 추진할 때 받곤 하는 엄청난 저항을, 보수 정당은 상당히 덜 받는다. 그래서 대북 협력 사업은 차라리 보수 정당에서 추진하는 것이 여러모로 덜 피곤하다. 이것이 파라독스다. 새나라당이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개성공단이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겠지만, 첫 궤도엔 잘 올라탄 것 같다. 박근혜 정부가 흔들리지 말고 뚜렷한 성과를 많이 많이 내어주었으면 좋겠다. 금강산 관광도 재개하고, 디엠젯에 평화공원도 만들고, 제2, 제3의 개성공단도 만들고, 서해 평화수역도 조성하고 했으면 좋겠다. -내가 박근혜 정부에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박근혜 자신이 이에 대한 의지가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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