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공부, 이후에 푹 놀았다. 밤에 테레비로 지옥의 묵시룩을 봤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 광기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인간 광기 일반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하는 것은 이 영화에 대한 가장 끔찍한(!) 오독이 될 것이다. 이런 오독에 기대어 사람들은 곧장 허무주의자가 되고 현실주의자가 되고 보수주의자가 된다. 즉, 알리바이에 기대어 사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말을 비틀어 말하자면, 전쟁터의 군인들의 광기는 높고 화려한 빌딩 숲의 사무실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리는 자본가의 광기와 많이 다르다. 이러한 분별력만이 우리를 진정한 현실주의자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밤, 자기 전에 보기에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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