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에서 중고로 주문한 심리 철학 교재가 왔다. 큰 판형, 작은 활자, 이단 편집의 논문 모음집이다. N이 학교 앞 서점에서 산 것보다 10 파운드 이상 싸게 샀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강의가 절반 가까이 진행된 지금에야 책을 받긴 했다.)

도서관에서 종일 논문집을 읽었다. 저녁을 먹으러 잠깐 학생 카페에 간 것 빼고는 도서관에서 살았다. 맥긴의 논문에 비평을 달다가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 굉장히 큰 테마이기 때문에 내가 심리 철학에서 해 낼 수 있는 사고는 다 이 아이디어에 기반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몇 칠 전 박사전과정 학생을 만났을 때다.
그: 네 관심 주제가 뭐야?
R: 얘는 비트겐슈타인에 관심이 있어.
나: 스피노자도. 근데 오늘은 입 다물고 있을래. 저번에 알렉스 만났을 때 내가 비트겐슈타인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못했잖아...-.-
그: 비트겐슈타인과 스피노자라... 전혀 다른 부류의 철학자들이네?
나: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Two jews!
그리고 우리는 웃었다. 

오늘 내가 얻은 아이디어는 스피노자와 비트겐슈타인의 교집합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처음부터 그 교집합에 주의를 두고 있긴 했다. 내가 이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불과 몇 시간 전이다. 내일 해가 뜨면 어떨까? 적어도 하루는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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