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깐 포일즈라는 런던 시내에 있는 커다란 서점에 다녀왔다. 입구 가까운 쪽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스티브 잡스의 책과 하루끼의 책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다. 철학 서가쪽으로 가 보았다. 나의 주제는 이제 매우 구체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은 더 늘어나 있었다. 아니, 이게 당연한 일인 걸까? 난 모른다. 서점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언제나 나의 무능과 게으름뿐이다.
조급한 마음을 담은 채 서점을 나섰다. 지하철 연결 통로를 지난다. 기타 연주 소리가 들린다. 록 스케일을 연습하는 듯 했다. 그제는 블루스를 연주해 주었는데 말이다. 아이 아빠가 연주자에게 갖다주라며 다섯 살도 채 안되어 보이는 아이에게 동전을 쥐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미소를 지었었다. 그래, 블루스를 연주하라고. 이 계절은, 이 도시는 지금 블루스를 원하다구. 늙었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