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마무리되기를 바랬으나 그렇게 되지 않았고 지금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지상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양해각서 파기 이후 이란의 행동은 달라졌다. 그 전에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의 성격이 짙었으나 지금은 매우 명확한 전략적 목표 아래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에서 이란의 통제를 벗어나 항행하는 배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때린다. 미군 기지를 유치한 곳은, 그곳이 설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오만일지라도, 무조건 때린다. 특히 집중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쿠웨이트와 요르단이다. 이란은 자국에 떨어진 폭탄의 70%가 쿠웨이트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쿠웨이트는 이를 부정한다.)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지상군이 침공할 경우 그 경로는 쿠웨이트를 통한 것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따라 이란도 쿠웨이트 국경 쪽으로 군자산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란의 선제적 쿠웨이트 침공도 있을 수 있으리라 본다. 어쨌든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쿠웨이트가 될 것 같다. 최악의 경우에는 나라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요르단은 페르시아만 인접 미군 기지에서 피신해온 미군 군인들, 미군 자산 등이 집결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 이란의 집중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동안 미군 사령부는 이란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해 그것들 대부분은 요격했고 일부는 바다에 떨어졌다는 둥의 말을 했었다. 다 거짓말이었다.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들은 요르단까지 쫒겨간 것이고 이제 또 짐을 싸서 국경 너머 이스라엘로 가야 한다. 이스라엘은 당연히도 이들이 오는 걸 싫어한다.
이번 전쟁은 여러모로 비대칭 전쟁이다. 군기지의 양상에 있어서도 그렇다. 이란의 군자산과 군수 공장들은 대부분 지하에서 보호되고 있다. 그러므로 미군이 아무리 공중 폭격을 해도 이란군에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없다. 반면 미군은 너른 사막 평야 지대에 산재해 있다. 이란의 고속 탄도탄 공격이나, 드론과 미사일을 섞어쏘는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 이번 요르단 기지 공격에서 세 명의 미군 전사자가 나왔다. 이란의 탄도 미사일은 집요하게 미군 숙소를 노렸다.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미군은 벙커 안에 박혀 있거나, 아니면 기지를 버리고 호텔같은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한다. (이란은 드넓은 요르단 공군 기지에서 어떻게 미군 숙소 건물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미국은 러시아가 표적 정보를 제공했다며 러시아를 비난한다. 그러나 이란 측에서는 정보를 제공해준 요르단 현지의 민간인과 군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다른 비대칭성이 있다. 예컨대, 담수화시설 의존도. 이란은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면 담수화 시설에 대한 의존성이 크게 없다. 반면 쿠웨이트의 경우에는 거의 100%가 담수화 시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담수화 공장, 발전소, 다리 등 민간 기간 시설을 공격하자 이란은 쿠웨이트에 주로 보복을 가했다. 이란은 쿠웨이트의 담수화 시설의 1/4 정도를 부순 것 같다. 나머지를 마저 부순다면 쿠웨이트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된다. 아마 쿠웨이트 등이 미국에 항의했을 것 같다. 내가 확인한 한에서는 이후에 벌어진 교전에서 미군은 더 이상 민간 기간 시설을 공격하지 않았다.
이란의 목표는 명확하다. 다시는 외세가 이란을 침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전쟁이 필요하고, 피가 필요하고, 지상전이 필요하다면 이란은 그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양해각서 체결 전후 이란이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얼마나 몸조심을 했는가를 기억해보라. 지금은 대놓고 미군 생명을 노리고 있다. 다음 타겟은 미군 함정일 것이다. 이란 스스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미군 함선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목표를 선정하고 있다고. 이란이 미군 함정을 타격하기로 결정한다면 미군은 이를 막을 길이 없다. 미국이 함선들을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 밖으로 빼고 있기를 바란다. 만일 이란이 미군 함정에 공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지상전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전쟁이 여기서 끝나기를 바란다.)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팔월 달 안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가 홍해를 통해 나오는 경로도 현재 막혀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책임감은 전세계 경제를 판돈으로 질 수 밖에 없는 도박을 하는데 있어 아무런 자제력을 보이지 못한다. 미군의 장거리 정밀 유도 미사일도 거의 소진되어 이제 영국 공군기지 등에서 발진한 공군기로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방식의 공격을 이어가야 한다. 이 더운 여름에 지상전을 한다고 협박하며 모아놓은 병력이 고작 5만, 그 중에 전투병은 적으면 5천, 많아야 8천에 불과하다. 전쟁을 일으킨 지 이주 만에 미국은 종전을 애걸복걸했다. 양해각서가 체결되기 이 주 전 똑같은 문서가 트럼프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당시 트럼프는 이건 도저히 사인할 수 없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그리고 이 주 후 똑같은 문서를 놓고 하루라도 빨리 서명하자며 본인도 G7 회의장에서 서명했다. 그렇게 종전을 갈구해놓고 미국은 이란에 돈맛을 조금 보게 한 것 말고는 약속 사항을 모두 무시했다. 결국 양해각서는 죽었고 양측의 교전이 재개되었다. 양해각서를 폐기하고 이란에 다시 미사일을 쏘기로 결정할 때 트럼프는 어떤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었을까? 그런 것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미국은 다시 카타르를 통해 협상을 제안하고, 오늘 뉴스 보니 이라크 쪽을 통해서도 협상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다시 미국과 협상하려 할까? 아마 전쟁은 미군의 무조건적 자진 철군의 형식이 아니라면 종식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중국의 kimi k3가 좋다기에 나도 써봤다. 클로드처럼 깔끔한 맛은 없지만 여튼 좋더라. 가격이 괜찮으면 계속 쓸 것 같다. 석유 자원에 기반한 패권 전략이 흔들리자 미국은 ai를 독점화하여 패권을 이어나가려 하는 것 같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 브로델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정수는 자유 경쟁이 아니라 독점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픈 소스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독점을 막고 시장을 넓게 펼치는 전략이다. 저렴하고 투명하고 성능이 좋으면 사람들은 쓴다. 미국의 패권 놀이의 끝물에 대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