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갤러리에서 "THE GENESIS EXHIBITION: DO HO SUH: WALK THE HOUSE" 라는 서도호 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나는 아직 가보지 못했고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아내가 가보고 알려주었다. 아내 말로는 자기가 본 한국 작가 전시회 중 가장 성공적인 전시회인 듯 하다고. 


나는 딱 한가지만 관심 있어 했다. "스케일이 어때?" "어마 어마해~" "좋네!" --- 예컨대, 잭슨 폴락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가 평소 작업하던 사이즈의 수 십배 크기의 작품을 주문받았을 때 그 막막한 캔버스를 결국 다 채워넣을 수 있었다는 것, 즉 그런 에너지와 영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혹은 김승옥이 결국 절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내가 보기에는, 중편 이상의 작품을 쓸 때는 재주만으로 작품을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등등...


그동안 런던에 나갈 일이 있었지만 서도호의 전시회에는 가보지 않았다.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런데 서도호의 작품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얘기가 들린다. 한국에서 온 창극단의 "리어왕" 런던 공연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꽤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 나는 작품에만 집중했고 한국에서 온 오리지널한 신파에 조금씩 물려하던 참이라... 그러고보니 로스코의 작품 앞에서도...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서구 사람들에게도, 흔히 동양적이라 칭해지는(혹은 촌스럽다고 여겨지는) 어떤 아련한 감성, 고향, 어머니, 가족 등등으로 형상화되는 그런 감성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는, 혹은 직설적으로 말해 그런 감성이 억압되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 감성이 현재하고 있다면 거기가 또한 시장이기도 할 것 같다.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던 관점이다.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서도호 작가가 광주에 대한 작품도 만든 모양이다. 영국 아줌마들이 이런 얘기를 나누더란다. "저게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래." "한강?" "응 이번에 노벨상 탄 작가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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