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성'. 물론 폭력적인 말이다. 그러나 그에 너무도 적절한 맥락이 있다면? 


요즘 AI 도구들을 이거 저거 테스트해보고 있다. 어떤 거대 언어 모델을 써서 어떤 책을 요약시켜 보았다. 다음은 그 결론 부분이다. AAA는 그 책의 저자, BBB는 그 책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원저작이다.


"AAA's guide is both an introduction to BBB and a resource for deeper engagement with its [philosophical, psychological 등등 아무 말이든] implications. By unpacking the intricate arguments and addressing potential challenges for readers, the guide fosters a greater understanding of BBB and its significance within the broader landscape of contemporary [philosophy, economics 등등 아무 말이든]."


일단은, AI가 아직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보면서 안도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느낀다. 그러면서 어떤 윤리적 관념에 예민해진다. 위 인용문에 포함되어 있는 빛좋은 낱말들을 보라. deeper engagement, implications, unpacking, intricate arguments, potential challenges, foster a greater understanding, its significance, broader landscape... 아름다운 말들이지만 내용은 하나도 없다. 말이 아니 되지는 않지만 껍데기 뿐이다.


그리하여 도달한 윤리적 교훈. 타에 대해 피상적이라 지적하게 되는 바로 그 부분에 스스로를 머무르게 해서는 안된다. 간단하게, 피상성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피상성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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