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에 김수영문학관이 생겼다고 해서 며칠 전 친구랑 같이 갔다. 거기 2층에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시인들의 목록이 나열되어 있는데 그중에 친구는 김혜순의 <불쌍한 사랑 기계>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던가 보다. 마침 내가 가지고 있어서 그 시집을 빌려줬다. 그런데 어제 지하철 타면서 읽어봤다면서 "시가 왜 그러냐"고 투덜거렸다. 나는 그럴줄 알았다. 세상에 어떤 시집들은 제목이 몹시 끌려서 찾게 하지만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시집들도 꽤 많기 때문이다. 특히 김혜순 시는 대체로 그런 편인데 하필이면 그 수많은 김수영문학상 수상작 중에 김혜순의 시집을 골랐을까. 김혜순 시는 읽기 어렵다. 비평가들의 평가가 때로는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비평가들이 사랑하는 건 확실해 보이지만 평범한 독자들이 수용하기에는 확실히 어려운 시인 중 한 명이 김혜순인 것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