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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 시나리오에서 소설까지 생계형 작가의 글쓰기
김호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0년 11월
평점 :
동시대 소설가들은 너무 많아서 아직 이름만 알고 못 읽어본 소설가들이 꽤 된다. 그런데 한 권도 아니고 두 권 읽은 소설가는 김호연 작가 외엔 기억이 안 난다. <불편한 편의점>에 이어 지난주 주말엔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었고, 이번 주말엔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를 읽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작가가 그동안 글을 쓰며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밝힌 일종의 글쓰기 자서전같은 책이다. 나는 내게 감동을 준 <불편한 편의점>이나 <망원동 브라더스>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나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그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껏 작가는 소설가이기보단 시나리오 작가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속해서 글을 써왔고, 그 역량이 소설로 전화돼 감동과 재미, 웃음과 성찰을 주는 이야기들이 탄생하게 됐다는 걸 알았다. 무려 20여 년 동안 글쓰기 하나에 대한 욕망과 의욕으로 가난과 좌절, 실의의 날들을 극복하며 그가 이뤄낸 성과들은 내 예상보다 많았다.
세상 뭐든지 그냥 얻어지는 건 없어 보인다. 이 책은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목적도 있는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글쓰기를 매개로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봤다. 어떨 때는 내가 느꼈던 것과 비슷한 실의에 공감이 되기도 했고,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끊임없이 글쓰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존경스럽다.
이 책은 작년 11월에 출간됐는데, 아쉽게도 <불편한 편의점>의 창작 과정에 얽힌 이야기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멈춰버렸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힘이 난다. 그래서 <인간극장>을 주야장천 보던 때가 있었고, 또 <다큐멘터리 3일>도 그런 열정으로 봤다.
* 이 책을 읽으며, 두 군데 오타를 발견했다. 틀림없이 “중쇄를 찍으실” 터이므로, 그때는 고쳐서 나오면 좋겠다. 표지 예쁘고, 내용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