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 기행 - 여행길에서 조선 르네상스의 숨은 주역들을 만나다
권수영 지음 / 황금시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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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이 많아지면서 주말에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주말 고속도로를 메운 자동차의 대열을 보노라면 과연 주말 여행은 이제 사치나 선택이 아니라 현대인의 일상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tv 프로그램에서 자극을 받아서 충동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여행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서 떠나는 편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 블로그도 검색해보고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관광 정보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을 준비할 때 정리해뒀던 정보는 그후로는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런 정보들을 잘 모아놓은 책이 있으면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당장은 소용에 닿지 않아도 언제가 떠날 생각이 있을 때 참고할 수 있으니까.

 

'실학기행'이라는 제목은 다소 딱딱한 느낌이 없지 않다. 역사여행 중에서도 특화된 여행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에게 과연 실학이 얼마나 감흥을 줄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학은 역사책 속의 수많은 학자와 그의 책명으로만 기억해 온 터라. 이 책을 따라가면서 애초의 느낌과는 달리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실학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에 간결하게 잘 소개하고 있었다. 이런 정보를 얻고 나면 다른 여행지를 들렀다가 덤으로 보고 가는 그런 곳으로 머물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이든 알고 봐야지만 의미있게 보이는 법이니까. 실학 유적지 외에 주변 볼거리도 자상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이 가질 수밖에 없는 부담을 적절히 눅이는 요소라고 생각된다.

 

필자의 고담스러운 문체와 많이 곁들여진 멋진 사진들,  수준 높은 본문 편집 덕분에 애초의 이미지와는 달리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에게 익숙한 학자들 외의 학자들을 소개할 때는 다른 이들과 혼동되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실학자들의 이야기를 현재 독자들이 피부로 공감할 수 있는 현실과 엮었더라면 한층 긴장감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지 않았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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