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왕의 저주
아가사 크리스티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프뢰벨(베틀북)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이집트왕의 저주>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단편 3개를 묶어낸 작품집이다. 이 책은 성인용이 아닌 어린이용의 책으로, 글자체도 크고 간간이 삽화를 곁들여 어린이들이 읽기 편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성인이라면 1시간이면 충분히 읽어나갈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문득 어린 시절 읽던 추리 소설들이 생각난다.

지금부터 20여년 전 그 시절에는 추리소설이 대체로 어린이용 소설 전집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지금처럼 예쁜 장정을 가진 것은 드물었고, 간혹 있었다 하더라도 흔하지는 않은 시절이었다. 흔히 말하는 똥종이에 글자체도 어린이가 보기에는 좀 작은 듯했고 삽화도 간혹 들어가 있기는 했지만 조잡한 삽화가 대부분이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그 종류나 장정 등 여러 면에서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한국프뢰벨주식회사의 <이집트 왕의 저주>에는 이집트왕의 저주, 여자 요리사를 찾아라, 초콜릿 상자 3편이 실려있는데, 이집트왕의 저주는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미신이 현실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를 초래한다는 교훈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여자 요리사를 찾아라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일처럼 보이는 현상에도 의외로 엄청난 사실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처세술적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초콜릿 상자는 자칫 자만이 오류와 왜곡된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 책에 묶인 3편은 어린이 교육용으로는 훌륭한 제재를 담고 있는 교육서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의 현상을 이해하는 논리적 추론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능력이고 현대 사회는 이런 부류의 능력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어린이들에게 무작정 논리 교과서같은 책을 들이밀기보다는 이런 추리소설을 읽히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어린 시절은 그 어느 때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시절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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