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전위 예술가로 유명한 장 꼭또의 소설이다. 꼭또의 작품을 접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인의 피>같은 초현실주의 영화 역시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고, 그 영화에 대한 간략한 해설이나 스틸컷만 구할 수 있을 따름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하지만 구할 수 없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이름만 허다하게 듣고 정작 진품을 구경조차 못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일 개인의 힘으로 안 되는 건 나라에서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가 있고-'라는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한 구절이 아이러니컬하게 다가온다.여하튼 제목에서도 그 분위기가 느껴지듯이 이 작품은 세상과 단절된 채 자폐적인 삶을 살다 자살로 끝을 맺는 오누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고아로 남겨지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죽음들을 체험하고 끝내 그들 자신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작품 전반에서 사건을 진행하는 계기들이 모두 죽음과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암울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오누이와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자멸적인 대사와 행동, 비밀과 거짓말은 이것이 과연 아이들의 세계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그들의 일탈과 자멸에는 어떤 논리적인 설득력도 없다. 그들의 말과 행동, 내면은 제각기 분절되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묘한 동경과 경멸을 품은 채 새장 속의 새처럼 자폐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꼭또가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세계는 부조리의 세계이다. 그 세계를 구현하는 존재들이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섬뜩하고 차가운 느낌은 더한다. 그래서 무서운 아이들일까? '떼리블 앙팡'이라고 불려지는 세대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예전 판 문고본이라 번역에 있어 의고투가 완연하지만, 번역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이 소설의 가치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꼭또'라는 점에 있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