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뉴턴
데이비드 클라크.스티븐 클라크 지음, 이면우 옮김 / 몸과마음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위대한 과학자로 숭배되는 아이작 뉴턴이 과학적 업적을 쌓기 위해 동료 과학자들에게 행사한 억압과 간계를 폭로하고 있다. 굳이 '폭로'라는 선정적인 어사가 필요할 정도는 아닌 것같지만 가상과 진실을 교묘하게 얽어놓은 이 책은 플램스티드와 그레이라는 동료 과학자들에게 자신의 성취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뉴턴이 못할 짓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려고 하고 있다.

과학에 대한 문외한으로서 흥미로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독재자 뉴턴'이라고 제목을 달아야만 할 정도는 그 수준이 심각해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류의 책이 독자의 관심을 끌게 되는 것은 그 대상이 위대한 과학자로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명, 무명을 떠나 순수할 것이 요구되는 학문 세계에서 뉴턴을 둘러싼 일과 유사한 일들은 종종 벌어진다. 제자의 학문적 업적을 자신의 것으로 발표해 물의를 일으킨 최근 어느 대학의 사례를 굳이 밝힐 필요도 없이 비일비재하다.

이 책에서 오히려 흥미로운 부분은 뉴턴의 시기와 박해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염색업자이자 전기화학자 그레이 부분이다. 전기현상의 발견자로 알려진 플랭클린이나 통신의 발명자 벨이 있기 전에 그레이가 전기와 통신을 실험하고 발견하는 과정을 서술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이 전기에서 비롯되었음을 상기하면 그레이의 실험과 발견에 지금의 우리가 엄청난 빚을 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감사해야 될 것같다.

당시의 문헌 자료에 근거했다고는 하지만 가상의 픽션을 방불케 하는 서술 방식은 독자의 신뢰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소설을 읽는 듯한 생동감을 염두에 둔 탓일 텐데 저자들의 픽션적 화법은 그다지 세련되지 못한 듯하다. 어정쩡한 픽션 형식에다가 번역마저 깔끔하게 떨어지지 못해 적은 분량인데도 읽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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