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대동아 동아시아 - 근대 일본의 오리엔탈리즘
고야스 노부쿠니 지음, 이승연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최근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관심이 독서계에 조금씩 늘어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 근대화의 기수라고 하는 그의 논의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의 근대를 이해하는 데도 상당한 시사를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개화파를 이해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후카자와의 생각이 일본 제국주의의 '15년전쟁'의 논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그에 대한 인상도 상당히 달라지리라 생각한다. 근대화의 기수가 뿌려놓은 이론적 자기중심주의의 이면을 보다 폭넓게 탐색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고야스 노부쿠니의 이 책은 일본이 중국을 어떻게 차이화함으로써 일본식 오리엔탈리즘의 사상 구조를 갖게 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그네들의 대동아 논리에 어떻게 이어지는지, 더불어 지금까지 지속되는 일본식 과거 미화의 논리로 연결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네 역사에 대한 책임있는 대결의 자세를, 현재 번역 소개되고 있는 많은 일본 지식인들이 취하고 있지만 사상사적 측면에서 다룬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마루야마 마사오가 가지고 있는 한계까지를 고려하고 있다. (이 책에는 마루야마 마사오를 그다지 깊게 다루지 않는다.)

일본 잡지의 연재나 학술회의 강연용 원고의 모음이라서 일부 중복된 내용이 없지도 않다. 하지만 별로 흠잡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책에서 독서의 열도가 집중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현재 일본의 우익적 역사 서술 부분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마지막 장이 아닌가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