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사전 세계 신화 시리즈 3
M.그랜트 지음, 김진욱 옮김 / 범우사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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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한 책은 많지만 로마신화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변신이야기] 정도 뿐인것 같다. 대개의 책들이 그리스 신화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때로는 로마신화의 명칭과 혼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시중에 나와있는 신화관련서로는 로마신화와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기도 힘들다.이 책은 솔직히 그리스로마신화에 입문하려는 사람이나 약간의 관심을 갖고 독서폭을 넓혀보려는 사람에겐 딱딱하고 재미없을 뿐더러 그다지 권하고싶지도 않다.어디서부터 읽어야할지도 모르겠고 다 읽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없는 '사전'이다. (두고두고 아무데나 궁금한 걸 찾아읽는 사전이니까)
신화도 인물별로 소개되므로 사건과 사건, 인물과 인물 사이의 연관성을 알기도 어렵다.(불가능한건 아니지만 꽤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거나, 신화를 공부하는 학생이라거나, 이미 신화를 줄줄 꿰고 있어 좀 다른 자료를 읽어싶어하는 독자라면 주저없이 한권 비치해도 좋을 책이다. '사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신화 관련서 대여섯권을 독파했다 해도 생소하기 짝이 없는 인물들이 넘쳐난다. 또한 앞서 말한 로마신화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 예를 들어, 꽃의 여신 플로라는 꽃에 관련된 신화에 자주 등장하지만 그리스로마신화 책에서는 만나기 힘든데, 그 이유는 플로라가 로마신화에서 등장하는 여신이기 때문이란 걸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이 담고 있는 정보가 완벽하다거나, 이거 한권만 달달 외면 그리스로마신화 관련서는 읽을 필요없다던가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최대한' 많은 내용을 '모아' 놓았다. 더러 이야기가 간략화된 부분도 보이지만 한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 또, 인물별로 신화를 다시 읽는 맛도 느낄 수 있다.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책은 '교양'도서가 아니라 '정보 사전'이라는 점이다. 필요한 분만 구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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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창작한다!
황의웅 지음 / 시공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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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물받을 당시, 서점에는 애니메이션 관련서가 쏟아져 나왔지만 컨셉이 비슷한 이론서가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로서 상당히 참신한 미야자키식 발상법을 소개한 책이었다. 하지만 내용은 '이렇게 창작한다'는 건 조금이고 '이런걸 창작했다'가 대부분이다. 미야자키 창작연보를 그림자료와 설명과 버무린 정도이니...그리 거창한 작품분석같은건 기대하면 안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보드와 스토리보드, 캐릭터를 엮어 창작과정을 소개한 책이 외국에는 많이 있다. 또, 최근의 DVD타이틀에 담겨있는 영화 제작과정처럼, 그런 것들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주는 참신성이 떨어질 것이다. 한 작품을 파고든게 아니고 한 감독의 작품을 파고든 것이라서, 뭔가 전문적인 정보인 듯 싶어도 결국 미야자키 창작물의 연관성을 찾는데서 끝난다. 지은이의 지식에 바탕한 재미있는 분석도 곳곳에 있지만, 역시 한 감독의 전작품을 고르게 분석할 수는 없는 법.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이 책은 미야자키 감독 자체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애니메이션 프리프로덕션 단계(발상(기획)-시나리오-캐릭터-콘티)의 제작과정을 엿보고싶은 사람에겐 높은 가치가 있을 것같다. 또, 미야자키에게 큰 관심이 없는 사람도 우리에게 익숙한 토토로같은 캐릭터의 변천사나 작품 전체를 흐르는 미야자키의 창작방향을 가볍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창작법'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면 한권쯤 소장해도 괜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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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폴 콕스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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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하드장정을 넘기면 나타나는 엉성한 그림과 엄청난 제목이 모두 농담이다... 이렇게 생각하기엔 너무 값비싼 책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좋은 평가와 예쁜 책모양을 보고 덥석 사려고 했다. 그러다가 서점에 서서 한장 한장 넘기기 시작했는데...점점 지갑을 꼭 쥔 손에서 힘이 풀리는 것이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나선 황당했다. 기대 미달.

우선 작가가 펼치는 유머는 직장인 유머라고 말하고 싶다. 산뜻하고 허를 찌르는 재치가 아니라 현실적인 틀 속에서의 유머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복사기로 종이인간을 복사하고 널어서 말리는 것들... 처음엔 좀 재미있었다. 하지만 거듭될수록 상상력 고갈의 반증처럼 느껴져서, 차라리 [딜버트 이야기]처럼 대놓고 직장생활을 비꼬는게 상쾌하겠다.

그나마 이런 상상력이나 옛날얘기 분위기도 중반 이후엔 떨어지고, 빈약한 스토리는 점점 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겨간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흔한 내용을 조금 상상력을 더해 채색한 듯한 느낌. 읽는 내내 책값이 머리 한쪽을 누르며 '뭔가가 나오겠지, 뭔가가 특별한게 있을거야...'라는 기대가 맴돌았지만, 그 이상이 없었다.

잘쓴 동화, 어른들을 위한 유머 그림책에 불과하다.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새로운 메시지도 없다. 그림의 예술성이나 시각적 특이성도 없다. 그저 편안한 농담, 그림책. 그뿐이다. 그래서 읽고 난 뒤 책값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또 이 점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많을 걸 바라지 않고 읽는다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주저주저하다 별 세개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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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와 사랑 홍신 엘리트 북스 15
헤르만 헤세 지음 / 홍신문화사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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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 멋도 모르고 -아니 빼곡한 글자와 두툼한 책, 어딘가 환상적인 두 주인공의 유년묘사에 매료되어- 서점에서 어린이날 선물로 집었던 책이다. 그리고 '재미'로 연달아 두번을 읽었던 책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랬을까 싶다. 주인공 골트문트의 방랑은 육체적 쾌락에서 예술혼으로 점차 승화되어 가는데 그 과정이 중반 이후 지루했다.(그런데 어떻게 두번이나 읽었지?!) 에로틱한 남녀간의 묘사가 어린시절의 나에겐 쾌락으로만 여겨졌던 것일까? 나는 나르치스를 훨씬 좋아했다.

두 주인공은 종교와 예술, 지성과 감성, 논리와 즉흥, 절제와 자유를 대표하고 있다. 아아 그렇구나.. 어릴때는 그것까진 머리로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당시 느끼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인상은,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모두 삶을 신념에 따라 산 인물들이었다는 것... 그래서 힘들고 어쩌면 너무나 편협한 인생이지만...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것... 그것을 통해 넓고 풍부하게 세상을 체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다.

그저, 내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고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광활한 인생도 소시민적인 인생도 결국 다를바 없는거야, 다르다고 해서 대립하는건 아닌데. 단지 신념에 따라 각자의 길을 가는 것뿐.. 자유...예술...아름다움...사랑... 이것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헤세는 철저하게 방종과 쾌락을 이들과 분리하고 있다. 거쳐갈 수밖에 없는 동전의 양면같은 면면이건만, 후자를 따르면 남는 것은 허무한 늙은 육체 뿐이라고 단언한다.

이것이 내가 가슴으로 느낀 지와 사랑의 메세지다. 특별히 논리적 비평은 하고싶지 않다. 이렇게 느끼는 것이 훨씬 풍부한 기분이 들어 좋으니까. 그러고 보면 나는 골트문트의 삶을 따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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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망가 대왕 1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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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다. 4컷만화이면서도 몇페이지씩 연결되는 내용이라던가, 일반적으로 4컷만화가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채우는데 비해 큼직한 그림으로 시원스럽게 처리한 것이 한권이 한편이면서 4컷 안에 웃음이 담기는, 그래서 더욱 일상적인 느낌이 강한 그런 만화다.

그랬는데 이것이 2권으로 오면서 포인트가 없어지더니 3권까지 등장인물에게만 의존하고 별다른 재미난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첫권의 기발함과 (솔직히 엽기는 아니다, 강렬한 웃음도 없다, 킬킬거릴 뿐이다...숨차도록) 색인을 포함한 구성상의 신선함이 유지되지 못하는게 아쉽다. 하지만 1권만큼은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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