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에로 펜 1
시마모토 가즈히코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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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어라 펜!'이라는 기막힌 제목을 갖고 있는 이 만화는 불꽃이 이글거리는는 듯한 炎(호노오)프로덕션의 만화가와 어시스턴트들의 이야기다. 솔직히 처음엔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어서 시시해보였는데 모든걸(?^^) 받아들이고나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생명을 걸고 원고지를 대한다는 만화가 호노오 모유류는 마감 하루 전날 24페이지의 백지를 앞에 두고 '하루만에 24페이지를 다 그려도 될까?'라든가 '하루만에 24페이지분의 원고료를 벌다니 럭키!'따위의 생각을 하는 초열혈 만화가. 이 만화는 온통 작가의 혼이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격렬 만화가 스토리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만화가 세계를 다룬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엔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호소나 신세한탄이 들어가기 마련이기 때문인데,그런데 이 만화는 다르다. 좌절의 순간에도 한탄은 커녕 작가로서의 자질을 고민하는 주인공을 보며 비록 어이없는 과장으로 포장된 만화지만 곳곳에서 만화가의 혼을 느끼게 되고 만다. 그것으로 이 만화는 열혈의 코드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것이다! 패러디나 과장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나가레보시(흐르는 별)나 히로(히어로)를 비롯, 다이죠부(괜찮아)라던가 호시 쿠레나이 같은 이름의 묘한 뉘앙스는 킬킬거리기에 충분. 피카츄 패러디인 듯한 피카리몽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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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팔다 Mafalda 5
끼노 글.그림, 조일아 옮김 / 비앤비(B&B)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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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피넛츠)'나 '꼬마니콜라' 류의 어린아이 시점에서 본 어른의 세계, 내가 마팔다를 사면서 기대했던 것은 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그건 완벽한 오산! 이건 어린아이의 모습을 내세웠을 뿐이지 완전히 어른의 시각, 어른의 이야기였다.

아르헨티나의 수십년전 시사만화... 왈순아지매 고바우영감은 재밌게 봐도 어디 남의 나라 시사만화가 재밌기 쉬운가. 처음엔 시시해서 보다말다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스스로의 선입견과 기대치를 좀 낮추고 다시 보니 그당시의 국제정세나 아르헨티나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교양서의 면모를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난 아직도 썩 이 만화가 취향이나 기대에 꼭맞는 건 아니다. 좀더 유쾌하고 좀더 날카롭고 좀더 은근한게 좋다.. 하지만 조금씩 마팔다가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특히 애늙은이 미겔리또의 등장 이후로) 사람들이 왜 이 만화를 명작이라거나 재밌다고 하는지 짐작되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볼만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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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1
사토 마코토 지음 / 세주문화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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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1권이 나왔을 때 누군가가 '꼭 봐야할' 작품이라며 내게 이 책을 권했더랬다. 그때 '사토라레'라는 아이디어가 얼마나 참신했는지 샘이 날 정도였고, 이야기 구성력도 뛰어나서 지하철에서 읽으며 웃다가 울다가 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4권까지 읽게 되었는데.. 뭐랄까.. 1,2권의 뛰어남은 점점 빛이 바래고 마음이 불편한 인간관계와 사토라레의 어려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듯 하다.

작가의 후기를 보니, 처음엔 단편기고의 형식이다가 중간부터 정기연재로 바뀌었다고 했다. 스토리를 길게 끌어가기 위해 악인과 갈등구조가 필요했겠지만 비겁한 수를 쓰는 악인이나 성급하게 적을 만들어버리는 캐릭터는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가 하면 가슴이 답답한 인생조작을 '사토라레를 위해'라는 미명하에 주인공에게 부여해버렸는데 이또한 마음이 편치 않다. 갈등구조가 부각되는데 왜 이야기는 평이해지는지.

어쩌면 '사념전파자'라는 아이디어 자체가 장편보다는 단편에 어울리는 소재는 아니었을지... 지금까지 사토라레들에게 지워진 족쇄가 상당한데 그 제한된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런지. 점점 더 이야기가 어두워질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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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븐? Heaven 5
노리코 사사키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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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리뷰를 두번이나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솔직히 사사키 노리코를 너무 좋아했기에 1권을 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후한 점수와 기대를 했다 쳐도, 이정도로 망가질 줄은 정말 예상치 못했다.

항상 10~12권의 시리즈를 펴내도 늘 똑같이 정성스런 그림과 알찬 내용이 이 작가의 기본이었는데...<헤븐>에 와서는 4권부터 실망가도를 달리더니 5권에서는 그림마저 문하생에게 맡긴듯, 내용은 둘째치고 형편없는 그림에 책장을 넘길 맛조차 나지 않았다.

5권의 내용도 여러번 나왔던 상황을 재탕한다던가(이제 겨우 5권인데 벌써 재탕 삼탕!)
그렇지 않다 해도 전작에 비해 별로 새롭거나 반짝이는 내용이 없었다. 책을 덮고 기억나는 내용이 없을 정도. 정말... 다음권을 사야할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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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위한 36가지 극적 플롯 1 문학과영상학회 기획총서 2
안영순.노시훈 지음 / 동인(이성모)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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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작법서와 개론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와 기타 시나리오를 골고루 읽어본 사람으로서 이 책은 정말 '완전한 실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제목부터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무가지 플롯>을 흉내냈다는 느낌이 들며 36가지로 분류해놓은 내용도 어느 하나 마음에 와닿는 것이 없다. 어째서 그런 상황이 매력적인지, 또, 왜, 하필, 그것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서 매력적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한발 양보해준다 해도 이건 굳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위한 플롯이 아니다.

저술 방식도 정의를 내리듯이 내용을 요약했는데 이런 무미건조한 정리분석은 애니메이션과 만화만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않을뿐더러, 솔직히 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하나로 묶은 기준조차 이해되지 않는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평면과 영상, 읽는 것과 보는 것이라는 분명한 차이를 갖고 있다. 차라리 애니메이션은 영화와 비교하고 만화는 여타의 평면의 장르와 비교하는게 타당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이 36가지 플롯이란 것들은 소제목에서부터 명료함과 명쾌함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희생이면 희생이지 사랑의 위한 희생..가족을 위한 희생...등등(자그마치 희생만 4가지로 나눴다!). 이렇게 세분류해서 뭘 말하고 싶은지! 플롯이란 좀더 명쾌하고 단순해야 한다.

플롯이라 말하기도 뭣한 이 36가지 항목은 그저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상황들을 정리해놓은 것 뿐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영상과 그림의 호소력과 매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끄적임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분명히 독자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특유의 설정, 특유의 극적 장치를 엿보고싶어 이 책을 선택할텐데.. 저자는 독자를 위해 좀더 명쾌한 지적을 해줬어야 한다.

특정장르를 지칭하지 않고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극적플롯을 정리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무가지 플롯>을 읽기를 권한다. 그쪽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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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gpassion 2017-11-1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