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잠든 밤에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메리 스질라기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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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시의 밤은 언제나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고 낮과 비슷한 소리를 내고 있다. 

쉴 새 없이 들리는 자동차 소리와 알 수없는 누군가의 소리, 그리고 신경을 거슬리는 시계초심 소리와 부엌 쪽에서 주기적으로 들리는 냉장고 소리까지.
언제나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소리에 싸여있는 도시인에게 <모두모두 잠든 밤에는>는 칠흑 같은 어둠과 그 어둠속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를 통해 평온함과 안식을 선물하고 있다.



그림책의 첫 장을 열면 드문드문 집들이 있고 금방 불었던 바람에 아직 풀잎 흔들리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조용한 시골의 밤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집 밖의 들판과 나무들 속에서 들리는 밤의 사물들의 깨어있는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시골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새인 올빼미, 밤의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 물을 마시려고 일어나는 개의 소리까지.
시골의 밤을 그대로 옮겨 담은 그림과 어울린 이야기는 한 순간 밤의 소리를 전달하는 시가 된다.

그리고 뒷마당에 있는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소리는 고요하기만 하던 그리운 어린 시절로 밤풍경 속으로 막 달려가게 한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쉬 만날 수 없는 밤의 소리이기에 더더욱 그립다.
세상의 주인이 우리라고 생각하고 사는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자연의 소리는 맨 처음 지구에 둥지를 튼 존재에 대해 한번 생각하게 하고 숨죽이며 살고 있는 자연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보지 않아도 틀어 놓은 TV 소리가 공허해지면 자연의 소리가 자장가가 되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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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형제 - 날개가 필요해 우리들의 날개 아름북스 12
이은하 지음, 홍영지 그림 / 삼성당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쓰레기통을 들고 있는 아이의 그림과 함께 책머리에는 ‘쓰레기 형제’라는 제목이 아이러니하게도 반짝이고 있다.

사람에게는 함부로 쓰지 않는 쓰레기라는 단어를 타락하거나 부패한 못된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에게 붙여진 별명임을 안 순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지만 쓰레기라는 똑 같은 별명을 가진 만복이와 대철이를 통해 힘들기만 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무릇 아이들이 읽는 동화는 아름답고 희망차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왔던 두 아이의 이야기가 먼 과거나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현재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아이들의 이야기기에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부유한 가정이지만 온만 하지 못한 부모님 사이에서 힘들어하고 아빠의 폭력에 늘 주눅 들어 하는 대철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라 불리는 아이다.

너무 가난한 아이, 아픈 할머니와 어린 동생과 살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 생활하는 만복이, 역시 아이들은 쓰레기라고 부른다.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부유한 가정의 아이, 가난한 조손가정의 아이, 항상 화가 난 듯 인상을 쓰는 아이, 언제나 무슨 일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

하나도 닮은데 없는 두 아이는 다가가기도 하고 한편으론 밀어내기도 하면서 점점 상대를 알아가며 친한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는 제목만큼이나 어두워 가슴이 아프다.


특히 자신의 꿈을 점점 잃어 종내에는 “애당초 태어나지 않는 것. 아니면........, 먼지처럼 작아져서 나도 모르게 없어져 버리기”라고 생각하는 대철이를 보며 모든 잘못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린이는 티 없이 맑고 건강하게 자신의 꿈을 펼치며 자라야 한다는 것을 당연한 진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른들이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자기 욕심만 채우는 사이 만복이 같은 아이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고, 어른들의 문제를 아이에게 전가시키는 어른들 때문에 대철이 같은 스스로를 쓰레기라 여기는 아이들을 만들고 있다.

나 스스로 이런 위선적인 어른의 모습 그대로라 부끄러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더렵혀지고 상처투성이가 된 대철이와 만복이가 서로의 어깨와 허리를 감싸 안고 기우뚱기우뚱 걸어가고 힘찬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재개발 마을의 하나 둘씩 놀란 불이 켜지는 마지막 장면이 행복하지 않고 가슴을 묵직하게 누르는 건 대철이와 만복이의 생활이 별만 달라지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쓰레기 산이었던 난지도. 더럽다고 코를 막았던 난지도가 지금은 월드컵경기장이 되었잖아. 공원에 맹꽁이랑 개구리도 있다고 하더라? 쓰레기 산이 그렇게 멋지게 변한 거야. 나도 어른이 되면 꼭 그렇게 될 거야!”

만복이가 꾸는 꿈이 한편의 꿈이 아닌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의 몫이 더 크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두 아이가 서로를 의지하는 우정이 합쳐지는 순간 대철이와 만복이의 꿈으로 한발 다가가는 원동력이 됨을 누구나 알고 있다.

부디 두 아이 쓰레기가 아닌 진정한 날개를 달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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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싫어!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6
엘리자베트 죌러 글, 신민재 그림,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표지 그림과 제목만으로도 학교 폭력을 다룬 동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예전엔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을 하곤 했지만 요즘 아이들의 싸움은 도를 지나쳐 피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기 십상이다.

아니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가해학생의 인생까지 어긋나게 한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왕따나 학교 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 않아 먼 동네 이야기 같지만 그렇다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더 관심이 간다.

모두 5편의 단편이 들어있는 이야기는 번역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학교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현실감이 있다.

대상 연령을 초등학교 중학년으로 잡은 이야기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학교 폭력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동화는 눈에 보이기에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신체적 폭력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은 눈치 채기 어렵지만 당사자에게는 커다란 상처를 주는 언어적 정신적 폭력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물건을 몰래 가져다 숨기고 수학 숙제도 훔쳐가는 니콜라 때문에 힘든 학교  생활을 하는 펠릭스, 또 자신을 괴롭히는 공포의 4인조가 무서워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틸다.

또 뚱뚱한 외모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는 디나, 외어그의 거친 말과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는 콜럼버스.

또한 쿨한 척 행동하며 장난스런 말을 하며 자기 입맛에 맞는 아이들과 패거리를 만들어 반 아이들을 무시하고 상처를 주는 덴-올리는 특별히 동화 속에서만 등장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특별한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매스컴을 통해 너무나 자주 접했던 이야기라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같다.

 

학교는 선생님이 늘 지켜보고는 있지만 구석구석까지 선생님의 시선이 머물 수는 없는 곳이다.

이야기 속 피해 어린이들은 선생님이 모르고 지나치는 폭력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이 등장해 기특하고 대견하다.

아이들은 가끔 고자질과 알리는 것의 차이점을 구별하지 못해 자신의 위험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걸 비겁하거나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하고 겁내는 경우가 있다.

천만다행으로 폭력을 경험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만약 실제 학교생활에서 이런 일들을 경험한다면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동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알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스스로 토론해 결론 내린 ‘폭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지침서’는 폭력에 맞서고 싶은데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몰라 고민하는 어린이에게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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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리 BB 프라이머 틴티드 컨트롤베이스 SPF 40 PA++

평점 :
단종


 

올해는 다른 해보다 여름이 휠씬 일찍 와 버린 것 같다.

한여름이 되려면 한참 멀었는데도 외출하는 게 편하지가 않다.

예전에는 잠깐의 외출에는 선크림만 바르고 나가곤 했는데 요즘은 나이가 나인지라 그냥 나가기에는 왠지 스스로 주눅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날, 메이크업 베이스에 파운데이션까지 바르고 나면 화장하는 순간부터 얼굴에 가면을 쓴 듯 불편하고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예쁜 화장도 본인이 불편하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는 데 특히 여름이다 보니 가볍고 산뜻한 화장품을 찾게 된다.


홈쇼핑 방송에서도 심심찮게 나오는 비비 크림이 대유행이라는데 드디어 로트리 비비크림을 써 보게 되었다.

보라색의 고급스러운 용기에 담긴 크림을 마치 선크림 짜듯 짜 바르고 보니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었다.

다른 메이크업 제품보다 양이 적어도 되는데 평소 습관대로 했더니 양이 너무 많았다.

뻑뻑하지 않은 발림과 피부결과 모공을 정돈해주는 데는 탁월한 것 같다.

단 결점커버라는 문구를 읽으며 점이나 잡티까지 완벽하게 가려줄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버렸지만 자연스러운 피부표현에는 딱인 것 같다.


기초화장 후 피부 모공을 메꿔주듯 부드럽게 발라줍니다, 적은 양으로도 컬러가 잘 표현되므로 너무 많은 양의 사용은 피해주세요


지금은 위의 사용방법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처럼 화장이 밀리거나 들뜨지 않아 여름철 가벼운 화장으로는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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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레옹의 행복 - 레오나르와 줄리엣의 특별한 이야기 1
아네스 라코르 지음, 김희경 옮김, 릴리 스크라치 그림 / 키다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로 절망하지 말 것

언제라도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 것

양파 껍질은 꼭 찬 물 속에서 벗길 것

평소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이 세 가지 원칙을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티쇼 씨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


온 가족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기만 하던 주인공 레오나르 티쇼는 이름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면서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 단 한명의 친구도 없이 너무너무 슬프고 외로웠던 레오나르 앞에 구원의 천사가 나타난다.

근시가 너무 심해서 늘 커다랗고 무겁고 두꺼운 안녕을 쓰고 다닌 덕에 역시나 친구들의 놀림감이 된 줄리엣을 만나면서 둘은 항상 함께 시간을 보내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된다.

특히 레오나르에게는 미용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줄리엣의 머리를 멋지게 꾸며 줄 수 있었고 그 순간만큼은 둘 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졌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둘은 결혼을 약속하지만 줄리엣의 배신으로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레오나르는 절망에 빠지게 된다.

가장 큰 위안이었고 아픔이었던 사랑을 잊기 위해 방황하던 레오나르도는 ‘생-파르도-쉬르-루와르’시에 정착해서 놀림감이었던 자신의 이름을 “레옹 바쇼”로 바꾸고 자신의 유일한 열정을 되살리기 위해 <레옹 헤어살롱>을 열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레옹은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하게 사는 해피앤드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레오나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세상 사람들 사는 모습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또 비슷한 무게의 절망과 불행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첫사랑 줄리엣과의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면 레오나르는 편안하고 일상적인 행복을 누렸을지 모르지만 온 도시를 밝고 활기차고 아름다움으로 넘치게 하는 미용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세상을 다 잃은 듯 슬퍼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자신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은 레오나르의 이야기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이 될 것이다.


면지의 그림처럼 인생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갈래의 길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만약 레오나르가 마을에 그대로 남아 배신한 줄리엣을 원망하는 걸로 시간을 보냈거나 새로운 도시가 아닌 바다나 산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면 또 다른 인생이 펼쳐졌을 것이다.

레오나르의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었던 것은 절망을 이겨내고 가장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산뜻하고 예쁜 색감과 콜라주 기법을 이용한 그림은 레오나르가 손질한 독창적인 머리 스타일과 함께 등장인물들의 소품과 옷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게 느끼게 해 준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장 궁금했던 건 레오나르를 배신했던 줄리엣은 과연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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