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에 영화를 처음 본 건 초등학교의 작은 강당에서다.박노식 배우가 나오는 방공 영화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당시 50여 호의 동네에 tv 있는 집이 서너 집에 불과했으니 언감생심 극장에서의 영화는 꿈도 못 꿀 시절이었다.처음 극장에서 본 영화는 중학교 때 읍내에 하나밖에 없는 극장에서였는데 너무 어두워 무서웠던 기억뿐 어떤 영화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우리 집에도 컬러tv가 생기면서 주말이면 잠을 참아가며 영화를 보았고 고전 영화는 그때 대부분 다 보았다.본격적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시로 나오면서였다.동시 상연관에서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의 “테스”를 보고 세상에 저렇게 섹시하고 예쁜 여자가 존재한다는 것에 놀랐고 처음으로 본 19금 영화 “매춘”은 충격 그 자체였다.그 당시 영화는 나의 유일한 취미였고 남자 친구가 생기면 영화를 보는 것이 데이트의 기본 코스였고 남자 친구가 없을 때는 집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는 것으로 대신했었다.결혼 후 아이들이 생기면서는 영화관은 졸음을 참아가며 아동용 영화를 보는 곳이 되더니 지금은 2시간여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기가 힘들어 즐겁지 않은 곳이 돼 버렸다.비디오를 대여하던 시절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ott서비스로 맘대로 볼 수 있는 시절이니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와 버렸다.<캐스팅>은 7명의 작가가 쓴 7편의 영화관이 관련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젊은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소, 우리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선사했던 장소인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는 추억을 떠오르게도 하고 마음이 아련하게도 한다.이미 몇 편의 소설로 이름이 눈에 익은 작가는 물론 처음 알게 된 작가까지 각각의 개성을 담은 소설은 잘 구성된 종합선물세트처럼 알차다. 호러와 스릴러로 이미 많은 주목을 받는 조예은 작가의 ‘캐스팅’은 작가 특유의 기괴함을 담아 영화 속 조연의 생환과 영화에서 조연을 맡은 배우의 죽음이 등장한다.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모호함 속에서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소설 속 등장인물은 주연인지 조연인지는 인생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아야기한다. 📚“우리 삶이, 세계가 누군가 만든 영화라고 쳐. 분명 주인공이 있겠지. 하지만 본인이 주인공이라는 건 어차피 영화를 보는 사람들 말고는 몰라. 네가 스스로 조연인 줄 몰랐던 것처럼 주인공도 자기가 주인공인지 모른다고..그리고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영문도 모른 채 무지막지한 일에 휘말려. 난 그러기 싫어. 그냥 삶에 큰 위기 없이 대사 한두 마디 던지고 퇴장하는 조연, 엑스트라가 좋아.”(p18~19)이 넓은 세상에 자신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것으로 인생은 살만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윤성희의 ‘마법사들’의 아이들과 조금은 먼 미래의 AI를 빌려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재우리가 경험하는 혐오와 차별의 다룬 김현의 ‘믿을 수 있나요’ 속 인물들을 만난다면 꼭 안아주고 싶다.박수련의 ’안녕,장수극장‘은 실제 어느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쓸쓸한 극장 폐업기 같아 마음이 허전해진다. 📚팬더믹 기간 동안 좋아하던 많은 공간들이 사라졌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종로3가에 있던 서울극장입니다. 1978년 문을 연 서울극장은 2021년 8월 <홀리 모터스>ㄹ르 마지막으로 상영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서울극장을 포함해서, 제 기억 속에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세상에선 사라진 극장들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썼습니다. -작가의말 ;정은(p172)사라져가는 관객들과 그로 인해 문을 닫는 극장의 모습을 오버랩하게 하는 정은 작가의 ’사라진 사람‘은 점점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이 떠올라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조해진 작가의 ’‘소다현의 극장에서’를 읽으며 그곳에 가면 핏줄로 이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엄마를 이해하는 딸이 틀어주는 영화를 볼 수 있을 것만 같다.어디인지 짐작되는 장소가 등장하는 한정현 작가의 ‘여름잠’은 그 도시에 여전히 살고 있고 그날의 그 현장의 소식이 어떻게 전해졌는지 알고 여전히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알기에 마음이 아프다.은행잎을 닮은 표지의 책을 받고 아들과 오랜만에 영화관엘 갔다.멀티플렉스관이라 수많은 영화가 상영되었지만 개봉한 지 오래고 조조라 몇 없는 관객들 사이에서 아들과 나란히 커플석에 앉아보는 영화는 영화의 내용보다도 아들의 마음이 예뻐 더 기분 좋았던 시간이었다.나는 얼마의 시간이 흘러 아들과 보낸 시간을 기억해 낼 것이고 그날의 기분에 빠져들다 문득 이 소설집도 기억해낼 것 같다.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 다시 이 소설들을 읽는다면 과연 오늘의 느낌과 같을 것이라는 장담은 못하지만 2022년 가을 영화관이 아닌 극장에서의 추억으로 나를 이끌었던 작가들을 기억하고 오늘을 떠올리며 행복해질 것은 분명하다.🎁좋은 책 보내주신 돌베개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
스티븐 킹에 대해 구구절절 이야기할 필요없이 그의 소설은 재미있다.음, 내가 읽은 스티븐 킹의 이야기는 모두 재미있었다가 옳은 말일수도 있겠지만 그의 책은 그냥 막 골라 읽어도 재미있는 건 사실이다.‘나중에’ 역시 그의 다른 소설처럼 재미있다.죽은 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년의 이야기라니 얼른 읽어봐야겠다.엄마와 단둘이 사는 소년 제이미는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의 유령을 볼 수 있다.유령은 죽는 순간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제이미의 질문에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그리고 그 유령은 어떤 해도 입히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 소멸한다.제이미는 유령을 볼 수 있는 능력으로 이웃의 버켓 부인의 반지를 찾아주고 엄마가 관리하는 소설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소설의 끝맺음을 할 수 없는 위기를 무사히 넘기게도 한다.하지만 그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다른 이가 나타나는 순간 커다란 위험에 처하게 된다.제이미에게 나타나는 유령은 어떤 해를 입히거나 대단히 공포스럽지는 않다.간혹 죽는 순간의 모습 그대로 나타나 놀라기도 하지만 버켓 부인의 경우 귀엽기까지 하고 그들은 제이미 앞에서 언제나 정직하다.하지만 악인인 유령은 죽어서도 악인의 모습이고 그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사람의 마음까지 합해져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기도 한다.아이를 보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이미를 이용하는 엄마와 엄마의 파트너 리즈의 모습은 불편하기만 하다.다행히 제이미의 이야기를 믿고 그에게 도움을 주는 버켓씨야 말로 조건없이 베푸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소설 속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소년의 눈에만 보이는 유령이 아니다.그들은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한다.진짜 무서운 존재는 한 때는 가까운 사이였고 나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기도 했던 사람이다.아이는 위험한 순간에도 그 좋은 기억때문에 슬퍼하기도 하고 괴로워하기도 한다.그리고 가장 믿었던 엄마의 비밀은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도 한다.어른들의 잘못과 욕심으로 아이에게 큰 고난을 주는 건 물론 식스센스급 비밀이 전혀 유쾌하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나중이란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 의연이 말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제이미가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근래에 읽은 소설 중 재미면에서 으뜸이 아닌가 싶다.무섭고 오싹하고 긴 호흡의 스티븐 킹의 소설도 좋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는 300여 페이지의 소설도 참 좋다.🎁좋은 책, 재미있는 책 보내주신 황금가지 출판사께 감사드립니다.서평도서로 읽은 책이지만 느낌을 자유롭게 적었습니다.
머나먼 우주의 푸른 화살 은하 외곽에서 출발한 제726 우주 탐사대의 새로 요원은 블랙홀에 빨려들어 달에 불시착한다.안타깝게도 우주선은 고장이 나고 잘못된 정보로 새로는 ‘달’을 ‘지구’로 ‘지구’를 ‘달’로 알게 된다.다행히 지구에는 아무도 없고 새로는 “지구는 난폭,흉악,잔인하다”는 교육 내용을 기억하게 된다.다행히 지구(진짜 달)의 모래에서 기억물질을 찾게 되고 새로는 오랜 시간과 노력으로 우주선을 수리하게 된다.그때 바라본 달(진짜 지구)은 새로의 지친 마음을 달래준다.그런데 그렇게 사랑하는 달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새로는 고친 우주선을 타고 달로 향한다.과연 새로는 전쟁으로부터 무사히 달을 구하고 고향 별로 돌아갈 수 있을지.그래픽노블 그림책 “나의 달을 지켜줘”의 우주인 새로는 세상을 구할만큼 귀엽다.우주복을 입은 모습은 토끼를 닮았지만 실제 크기를 보면 깜짝 놀랄만한 크기다.유명인 중 안경을 문신해 주고 싶은 뽀로로와 유재석처럼 새로에게 우주복은 영원히 벗기고 싶지않을 만큼 어울린다.달(지구)에서 살이본 적도 없는 새로지만 힘들고 막막할 때 달에게 위안을 얻는다.새로의 달에 사는 지금 우리는 지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 지 생각해보고 된다.머나먼 우주에서 날아왔지만 지구를 달로 알고 첫눈에 반한 새로를 보며 이 아름다운 지구에 살며 우리 지구인들의 벌이는 잘못을 돌아보게 된다.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사람의 목숨과 안전을 빼앗는 전쟁, 기아와 질병은 물론 우리 지구인들은 자의로 타의로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자신의 이익이나 안전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우주인 새로와 달토끼들과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달에 남는 나므까지 욕심 많은 지구인들을 반성하게 한다.가끔은 긴 글보다 그림책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새로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새로의 달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한번쯤 먼 우주의 귀엽고 다정한 생명체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새로가 남기고 간 “나의 달을 지켜줘”는 나에게 우리에게 하는 부탁같아 고맙고도 미안하다.🎁새로운 이름의 그래픽노블그림책을 볼 기회를 주신 길벗어린이께 감사드립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독자마다 다르다.내 경우 저자, 입소문, 출판사, 그리고 책의 외형 등이다.번역서인 경우 특별한 역자가 아니면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의 경우 선택의 가장 큰 이유가 정보라 작가의 번역이라는 점이었다.폭력이 일상적인 시절을 살았던 어머니는 남편의 폭력에 어떤 반항도 하지 못하고 모두가 그렇게 산다고 여기며 살아간다.그 남편이 죽자 아들에게 의탁한 어머니는 남편과 달리 술도 마시지 않고 글을 읽고 다른 노동 운동자들과 토론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불안해 한다.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는 소식지를 전하다 투옥된 아들을 보며 어머니는 스스로 아들을 위해 소식지를 공장에 배포하는 임무를 대신한다.다행히 석방된 아들은 5월1일 노동절에 최선봉에서 깃발을 들게 되고 재투옥되어 재판을 기다린다.아들을 대신해서 시작했던 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의해 점점 각성된 어머니는 진정한 노동자의 어머니가 된다.이야기의 배경이 된 1905년의 러시아 혁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건 물론 막심 고리키가 러시아 문학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알지못한다.배경지식이 충분했다면 더 깊은 독서가 됐을 것이고 작가가 의도한 대로 소설을 읽었을 것이다.그러나 나는 소설을 읽는내내 파벨의 어머니 블라소바를 보며 아들의 죽음 뒤 노동 현장에 뛰어든 두 명의 어머니들이 생각나 가슴이 먹먹했다.1970년 평화시장 재단사 출신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사회운동가 이소선 여사는 아들을 잃고 대단한 사상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동운동에 뛰어 들었다.그 당시 빌딩 한 채를 살 수 있는 돈 3천만원을 제시한 정부에 맞서며 아들을 지켜낸 것은 어머니가 대단히 깨어있는 사람이 아니라 아들을 사랑한 어머니이기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2018년 한 해가 다 가는 12월에 우리는 스물넷 꽃같은 아들 김용균을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잃은 어머니 김미숙은 분연히 일어나 아들을 기리는 김용균재단을 만들고 노동운동가의 길로 들어선다.파벨의 어머니 펠라게아 닐로브나 블라소바가 그러했듯이 아들의 의해 각성하고 아들의 뜻을 기리며 진정한 노동자의 어머니가 된 두 분을 보며 어머니라면 그러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백년도 더 지난 소설을 읽으며 사회주의 사상이 옳으니 그르니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어머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작품이라는 데 그게 무엇이 중요하겠는가?번역가의 친절한 해설편을 읽으면 막심 고리키의 사상에 대해서는 물론 소설이 전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사상과 의도를 읽을 수 있어 미천한 글을 보탤 필요는 없을 것 같다.전태일 열사의 죽음 뒤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 현장은 열악하고 여전히 같은 일을 하며 처우가 다른 노동자가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퇴근 후 안녕히 집으로 돌아올 수 없는 노동자들이 있고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먼 나라, 먼 시절의 이야기를 현재의 대입하는 건 너무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가도 그 시절의 노동자에 대한 처우와 지금의 처우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몹시도 마음이 시끄러운 소설 읽기였다.🎁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주신 을유문화사께 감사드립니다.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2061년 무시무시한 위력의 핼리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자 인류는 선택된 자들만 세이건이라는 행성으로 이주를 목표로 우주선 3대에 나눠 떠날 계획을 세운다.식물학자인 엄마, 지질학자인 아빠와 페트라 그리고 동생은 이야기꾼인 할머니를 남겨두고 두번째 우주선에 탑승한다.안타깝게 세번 째 우주선은 지구에 남은 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페트라 가족을 태운 우주선은 새로운 행성 세이건을 향해 출발한다.400년 가까운 시간을 날아야 도착하는 세이건으로 출발한 지구인들은 모니터 요원들의 도움으로 깊은 잠에 빠지게 되지만 페트라만이 의식이 있는 상태로 한참을 지내게 된다.드디어 세이건에 도착한 페트라는 잠에서 태어나지만 인류와는 전혀 다른 모니터 요원들의 후손인 콜렉티브를 만나게 된다.“희생, 헌신, 일치”라는 슬로건 아래 함께 하는 콜렉티브는 페트라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 인류에게 세이건의 정찰 임무를 부여하고 선인류를 파멸시킬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다.안타깝게도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39년 후인 2061년 7월 28일 혜성 충돌로 우주에서 사라진다.그리고 먼 우주를 날아 2442년 종착지인 세이건에 도착한다.안타깝게도 잠에서 깨어난 인류는 모든 기억이 지워진채로 그저 콜렉티브의 도구로만 존재한다.이름도 없이 제타라는 명칭으로 불릴 뿐 개인을 나타내는 어떤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이고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평등이 어떻게 쓰이는데 따라 얼마나 괴물 같은 단어가 되는지 느끼게 해 준다.우주선 안의 콜렉티브는 외모는 물론 지식,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평등한 사회처럼 보인다.하지만 개성을 잃은 개인은 더 이상 존중 받는 존재가 아닌 언제든 그 쓸모가 다하면 버릴 수 있는 대체품이 되는 세상이다.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상상이라는 단어 역시 부재하다.“에리세 케 세 에라…….(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닌 우리 인류가 조상에게 이어받은 지혜이자 문화다.그런데 그것을 지워버린 세상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고 자신의 존재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소설의 중심이 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든 것을 기억하는 페드라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바꾸어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의 힘을 전파한다.깨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은 부모와 다른 이들의 죽음은 페트라의 이야기가 아니였으면 존재했는지도 모르고 잊혀진 사람들이 되었을 것이다.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조차 모르고 제타1,2로 살아갔을 것이다.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그들은 각자의 개성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 드디어 앞으로 한걸음 나아간다.미국 아동 문학에 공헌한 작가에게 주는 뉴베리상의 대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은 책인데 과연 대상을 받을 만하다.작년에는 한국의 구전설화를 듣고 자란 작가가 할머니(Halmoni)룰 등장 시킨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 대상을 차지하더니 올해도 역시 이야기의 힘을 다룬 소설이 대상을 영예를 안았다.이제는 더 이상 아이들을 재우며 이야기를 들려줄 할머니가 제 역할을 못하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니 그 아쉬움은 이로 갈음해야 할 듯하다.🎁좋은 책 만나게 해주신 위즈덤하우스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영화로 제작되어도 충분할 만큼 스릴 넘치고 생각 거리를 많이 남겨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