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1년 무시무시한 위력의 핼리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자 인류는 선택된 자들만 세이건이라는 행성으로 이주를 목표로 우주선 3대에 나눠 떠날 계획을 세운다.식물학자인 엄마, 지질학자인 아빠와 페트라 그리고 동생은 이야기꾼인 할머니를 남겨두고 두번째 우주선에 탑승한다.안타깝게 세번 째 우주선은 지구에 남은 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페트라 가족을 태운 우주선은 새로운 행성 세이건을 향해 출발한다.400년 가까운 시간을 날아야 도착하는 세이건으로 출발한 지구인들은 모니터 요원들의 도움으로 깊은 잠에 빠지게 되지만 페트라만이 의식이 있는 상태로 한참을 지내게 된다.드디어 세이건에 도착한 페트라는 잠에서 태어나지만 인류와는 전혀 다른 모니터 요원들의 후손인 콜렉티브를 만나게 된다.“희생, 헌신, 일치”라는 슬로건 아래 함께 하는 콜렉티브는 페트라와 함께 잠에서 깨어난 인류에게 세이건의 정찰 임무를 부여하고 선인류를 파멸시킬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운다.안타깝게도 인류는 지금으로부터 39년 후인 2061년 7월 28일 혜성 충돌로 우주에서 사라진다.그리고 먼 우주를 날아 2442년 종착지인 세이건에 도착한다.안타깝게도 잠에서 깨어난 인류는 모든 기억이 지워진채로 그저 콜렉티브의 도구로만 존재한다.이름도 없이 제타라는 명칭으로 불릴 뿐 개인을 나타내는 어떤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이고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 평등이 어떻게 쓰이는데 따라 얼마나 괴물 같은 단어가 되는지 느끼게 해 준다.우주선 안의 콜렉티브는 외모는 물론 지식,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평등한 사회처럼 보인다.하지만 개성을 잃은 개인은 더 이상 존중 받는 존재가 아닌 언제든 그 쓸모가 다하면 버릴 수 있는 대체품이 되는 세상이다.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상상이라는 단어 역시 부재하다.“에리세 케 세 에라…….(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닌 우리 인류가 조상에게 이어받은 지혜이자 문화다.그런데 그것을 지워버린 세상은 과거와의 단절을 의미하고 자신의 존재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다.소설의 중심이 되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든 것을 기억하는 페드라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바꾸어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의 힘을 전파한다.깨어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은 부모와 다른 이들의 죽음은 페트라의 이야기가 아니였으면 존재했는지도 모르고 잊혀진 사람들이 되었을 것이다.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조차 모르고 제타1,2로 살아갔을 것이다.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그들은 각자의 개성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 드디어 앞으로 한걸음 나아간다.미국 아동 문학에 공헌한 작가에게 주는 뉴베리상의 대상작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은 책인데 과연 대상을 받을 만하다.작년에는 한국의 구전설화를 듣고 자란 작가가 할머니(Halmoni)룰 등장 시킨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이 대상을 차지하더니 올해도 역시 이야기의 힘을 다룬 소설이 대상을 영예를 안았다.이제는 더 이상 아이들을 재우며 이야기를 들려줄 할머니가 제 역할을 못하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자란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니 그 아쉬움은 이로 갈음해야 할 듯하다.🎁좋은 책 만나게 해주신 위즈덤하우스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영화로 제작되어도 충분할 만큼 스릴 넘치고 생각 거리를 많이 남겨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