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멋대로 키운 아이 더 크게 성공한다 - 내 아이 성격에 꼭 맞는 성공 교육법
윤태익 지음 / 더난출판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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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 터울에 아들들을 키우면서 어쩜 내가 난 두 녀석이 저리도 다를까하는 생각들을 한다.

생긴 것도 형제라고 하기에는 별로 닮은 데가 없는 아들들은 큰 애는 여리고 감성적인데 비해 둘째는 당차고 누구 앞에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두 녀석이 늘 한두 가지 성격만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내가 알고 있는 아들들의 성격은 그저 대표성격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나름 아이들  성격에 맞춰 키우려고 노력하지만 두 아이가 저지른 일에 동시에 관여할 때는 일관성이 멀어져버리고 실타래처럼 엉켜 버릴 때가 간혹 있기에 큰 기대를 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처음에 나오는 부모인 나의 성격과 내 아이의 성격을 알아보는 표를 읽으며 아이와 나의 성격을 구분지어 보았다.

잡지 부록에 나옴직한 설문에 답을 해 나가다보니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의 성격이

똑 같이 나왔다.

그러면 내가 여태껏 아이들을 키워오면서 성격 파악도 못하고 지내왔다는 건가하는 의문을 가진 게 했다.

“이 책은 부모가 아이를 ‘척’ 보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본적인 몇 가지 사실만 잘 인지한 후 아이를 관찰한다면 아이의 본성이나 고유성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본문 29쪽)라는 저자의 말에 내심 기대하며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읽어 나갈수록 아이들 성격이 장형, 머리형, 가슴형으로 딱 구분 지을 수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이라는 게 어디로 튈 줄 모르는 통통볼 같아서 한 가지 성격에 딱 들어맞지가 않았다.

어른이 나도 지극히 소심하고 내성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분명 내 속엔 다른 사람 앞에서 젠체하고 싶고 대범하게 나서고 싶어 하는 성격이 숨어 있기도 하다.

하물며 아이들의 성격이 아무리 타고 나는 본성이 있다고 하지만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인데 세 가지 틀에 딱 맞춘다는 게 아이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었던 ‘에니어그램’은 성격심리 테스트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상당히 방대한 양의 설문내용에 답해야 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다.

분명 내 성격을 정의해 주었을 텐데 나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내 성격과 맞지 않았기 때문에 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성격 테스트 문항은 너무 단순해 과연 여기에 제시된 몇 가지의 질문으로 아이의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책을 덮으며 아이의 성격을 세 가지로 규정지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늘 아이를 살피고 성격유형에 대비시켜가는 것보다는 아이들마다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 다른 성격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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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으로 서다 푸른도서관 14
임정진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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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터넷을 통해 “옹이가 박히고 휘어져 고목의 뿌리 같은 발레리나 강수진 씨의 발” 이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 한 장을 보게 됐다.

발레 공연을 직접 본적도 없고, 내가 발레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도 없었지만 그이의 발을 통해 아름답고 화려한 발레 뒤에 얼마나 힘든 노력과 연습이 있었는지 짐작되어  가슴이 찡했던 기억이 있다.

12살에 발레가 좋아  영국으로 홀로 유학을 떠난 재인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 번 강수진 씨의 발 사진을 찾아본다.


아빠의 직장 때문에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던 재인은 미국에서 처음 발레를 배우게 되지만 아빠를 따라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처음엔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들과의 사이도 썩 좋지 않았던 재인이 차츰 학교에 적응할 무렵 아빠는 다시 쿠웨이트로 발령이 난다.

그 곳에서 발레를 배울 수 없게 된 재인은 영국인 학교 교장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영국으로의 유학을 권유 받게 된다.

하지만 아빠는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게 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재인이 우울증에 빠지게 되자 아빠의 결단으로 영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부모와 멀리 떨어져 기숙사 발레학교에 들어간 재인은 모든 게 낯설고 힘들기만 하다.

발레 실력은 생각만큼 늘지 않고 아빠는 가전제품 대리점을 하게 되지만 집안 형편도 전보다 못하게 된다.

거기다 부모님은 아무 설명도 없이 이혼을 하게 되고 재인은 방학이 되어도 집에 자주 가지 못하고 친구 집과 아빠의 친구 집을 떠돌게 된다.

다행히 친구들의 염려와 격려 속에서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되고,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또 다른 도전을 꿈꾼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 심심찮게 들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조기 유학에 폐해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저 부모 욕심에 영어라도 배워오라고 등 떠밀어 보낸 유학에 적응 못하고 탈선의 길로 빠진 아이들과 기러기 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씁쓸해 진곤 했다.

재인에게도 여러 번의 힘든 고비가 찾아왔지만 목표를 갖고 스스로의 의지로 떠난 유학이었기에 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옳은 일일까, 가능성 높은 걸 하는 게 옳은 일일까? 내가 좋아하는 걸해야 성공하는 건 아닐까?”

라는 재인의 일기는 나에게 묻는 질문 같았다.

만약 내 아이가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어떤 도움의 말을 해 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웩슬리 선생님의 충고대로 스페인 무용을 전공했더라면 지금 재인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쩜 스페인 무용을 전공했더라면 발레를 삶에 전부라고 생각했던 재인이 어른이 된 뒤 발레에 관한 일을 인터넷 발레 동호회를 통해서만 알게 되는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인이 이렇게 자신의 오래 전 유학 시절을 생생히 기억해 내고 자신의 지나고 일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선택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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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7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록콩 2006-12-2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후하잖아요^^
 
하은이와 비토리아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 수상작 12
이현경 글.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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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보림창작그림책공모전에 우수상을 받았던 작품이 드디어 책으로 출간됐다.

외국번역그림책이 넘쳐나는 요즘 새로운 얼굴의 우리 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책장을 넘겼을 때 만나는 면지의 그림은 화려한 자개들의 반짝임 같아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한 가지 사물을 통한 상상의 나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하은이가 느꼈던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다.


잠자리에 누워 유리병 속 물건들을 가만히 바라보던 하은이가 할머니가 주신 자개 빗을 들여다본 순간 유리병 속에서 자신을 비토리아라고 하는 아이가 말을 건네고  꿈인지 상상인지 모르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된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는 두 아이는 닮은 듯 다른 모습이다.

딱 내용을 집어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는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우리 집 아이들의 정리 상자를 들여다보면 3학년아이와 1학년아이의 내용물은 두 살 터울의 나이만큼 다르다.

큰 애의 상자는 점점 비워가는 데 작은 아이의 상자는 아직까지 꽉 차있다.

어디서 주워 모았는지 모르는 잡동사니들이지만 아이에게는 보물이 되어 각각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모으기 좋아하는 하은이와 비슷한 둘째 아이는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쩜 어른인 내가 이 책에 별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건 그림책을 통해 뭔가 배우고 교훈을 얻고자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 하은의 행복한 모습보다는 비토리아가 사는 나라가 왜 아침일 때 하은이는 저녁이 되는 지를 알려주고 싶은 걸 꾹 참고 하은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자 동굴 입구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과 나비의 날개 짓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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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피할 때는 미끄럼틀 아래서 보림문학선 4
오카다 준 지음, 박종진 옮김, 이세 히데코 그림 / 보림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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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준이라는 작가를 처음 안 건 “신기한 시간표”를 통해서다.

판타지 기법의 동화를 많이 쓴 작가의 이야기는 잘 맞춰진 퍼즐 같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놓기 어려운 매력이 있었다.

학교라는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이야기인 ‘신기한 시간표’를 읽으며 혹시 우리 주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이 책도 아이들이 즐겨 노는 공원과 스카이 하이츠 맨션이라는 아파트가 중심이 되어 펼쳐지는데 각기 다른 단편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함께 연결고리를 이루고 있어 다음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구조이다.


초등학교 2학년 사치에부터 중 1인 데루오까지 10명의 아이들은 이치로네 담임선생님이 내주신 ‘같이 등교하는 아이들하고 여름 방학 때 다 함께 놀기, 한 번 이상’이라는 숙제를 하기 위해 공원에 모인다.

함께 하는 야구 놀이가 그런대로 재미있어 질 무렵 수상하기만한 아마모리 씨가 공원 앞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옆구리에 끼고 있던 우산을 천천히 펼치고 기다렸다는 듯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비를 피해 서둘러 미끄럼틀 터널로 들어가게 되고 비를 피하는 동안 아마모리 씨와 관련된 신기한 경험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스카이 하이츠 맨션 506호로 아버지와 막 이사 온 데루오는 놀 친구도 없고 무척 외롭다.

그때 들려오는 아마모리 씨로 추정되는 신기한 목소리에 끌려 한밤중 미끄럼틀 위에서 지휘를 시작하고 갑자기 아파트 주민들이 나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한다.

친구가 갑자기 아파 바닷가에 가는 게 취소된 이치로의 경험도 신기하고 믿기 어렵다.

식구들도 모두 할머니 댁으로 떠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이치로에게 아마모리 씨는 열쇠를 건네고 그 열쇠로 문을 연 403호에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있다.

또한 지독하게 비가 쏟아지던 날 엄마한테 혼난 소노미는 아마모리 씨가 하는 말을 듣고 공원 연못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은혜를 갚는 메기를 만나게 된다.

나머지 아이들도 직접 경험했거나 어른들을 통해 들었던 아마모리 씨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아마모리 씨와 관련된 경험을 했던 아이들은 밤에 혼자 집을 보고 있거나, 엄마와 다투었거나 아니면 다른 아이들이 쉽게 하는 일을 혼자만 못하는 경우에 마법처럼 찾아왔던 일들이다.

즐겁거나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이 아닌 외롭고, 쓸쓸하고, 슬픈 아이들이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주위에도 마법사 아마모리 씨 같은 사람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된다.

나에게 외롭고 쓸쓸한 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남에 말에 귀 기우리지 않는 어른이 돼 버려 그 속삭임을 듣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201호에 살고, 키가 크고 얼굴이 가름하고 안경을 낀 파이프 담배를 즐기는 아저씨였던 아마모리 씨가 이웃이 되려는 순간 이별이 찾아오지만 아파트 사람 모두의 환송회가 있어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들 아마모리 씨를 알게 된 것 같다고 했지만, 난 아이들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라고 하는 가스찌의 말 속에도 아마모리 씨의 마법이 들어 있는 것 같아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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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가 소곤소곤 그림책 보물창고 24
셰인 디롤프 지음, 신형건 옮김, 마이클 레치그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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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화려한 색감의 표지가 눈길을 끈다.

유아용 그림책이지만 아이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은 아이들에게 친근한 크레파스를 통해 다름의 이해와 어울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가 함께 어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크레파스들을 사온 아이는   크레파스들이 잘 보이게 모든 색깔들을 꺼내 놓는다.

빨강, 파랑, 초록, 검정, 하양과 주황......크레파스들은 각자의 색깔에 어울리는 그림이 된다.

아이는 짐짓 모르는 척 자리를 피해주고 남은 크레파스들은 서로의 장점을 칭찬하게 되고 혼자가 아닌 가족임을 느끼게 된다.


크레파스 상자는 우리가 사는 지구 같다.

“나도 빨강이 싫어! 또 아무도 주황을 안 좋아해. 왜 그런지 까닭은 모르지만 말이야.”

크레파스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이 지구 안에 함께 살고 있으면서 피부색, 종교 등이 다르다고 서로를 적대시하는 우리를 빗대는 것 같다.

세상엔 나와 똑같은 존재가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반목과 대립을 일삼고 있는 현실에서 크레파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스스로를 반성해 본다.

한 가지 색의 크레파스에게서는 한 가지 색상의 그림이 탄생하듯 나와 똑 같은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무미건조함을 넘어 공포일 것이다.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우리들이 함께 어울려 다양한 개성이 공존하는 사회가 만들어짐을 알려주는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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