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강사 이보영과 함께하는 영어만화 Pinocchio (책 + CD 2장) Kelly의 영어만화 72
카를로 콜로디 원작, 차성진 그림 / 가나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영어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나의 소망은 우리 애들만큼은 영어를 겁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릴 때부터 영어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매일 한권씩 꾸준히 읽어주려 노력한 덕분인지 영어를 우리말과 다른 언어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2학년인데 좀 더 공부처럼 영어를 접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고민도 있지만 아이가 어려워하고 재미없어 할까봐 뒤로 미루고 있었다.

그림책처럼 쉽게 볼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고 덤으로 영어도 공부할 수 있을만한 책을 수소문하다 만화로 된 책을 접하게 됐다.

유명 강사인 이보영이라는 이름을 건 책이라 일단 믿음이 갔고 영어 실력이 딸리는 나에게 도움을 줄 CD두장이 포함되어 편했다.

우리가 잘 아는 피노키오 이야기를 만화로 만들어 아이들도 별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한 장의 CD에는 이보영선생의 강의 내용과 본문을 들을 수 있고 나머지 한 장은 본문만을 실어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좋다.

특히 효과음과 성우들의 연기(?) 실력이 괜찮아 아이들이 들으며 지루해 하지 않는 다.

한 Chapter가 끝나면 여러 가지 게임을 할 수 있는 코너가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이 신나한다.

거기에 노래도 4곡 들어 있어 따라 불러도 재미있고 만화다보니 대화형식의 글들이라 더 유용하다.

그리고 부록으로 본문 해설이 되어 있고 어려운 단어 풀이도 되어 있어 학년이  높은 아이나 영어 실력이 좀 되는 아이라면 혼자서 충분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흠이라면 원작에 충실하려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져 CD두장을 다 들으려면 1시간 30분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 경우 한꺼번에 다 듣기는 무리일 것 같고 한 Chapter씩 나누어 듣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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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칭기즈칸 3 - 테무친의 결혼
한영희 지음, 스카이 파워 미디어 그림 / 가나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에 가장 좋은 점은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인물이야기는 일단 만화로 한번 접한 뒤 일반 책으로 한 번 더 읽어주면 인물에 더 쉽게 다가가는 장점이 있다.
올 초에 처음 읽은 <칭기즈칸>은 1편 ‘영웅의 탄생’ 2편 ‘배신자 탈고다이’다음으로 3편 ‘테무친의 결혼’으로 이어지고 있다.
3달에 한 편 꼴로 나오는 만화이니만큼 많은 정성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다.
잊혀진 영웅 칭기즈칸이 이야기와 함께 광활한 초원을 지배했던 몽골족의 풍습까지 덤으로 얻어 부듯하다.
어여쁜 소녀 베르테와 약혼하지만 아버지가 독살 당하고 하루아침에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9살 테무친(칭기즈칸의 어린 시절 이름)은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생사를 책임지며 배신자 탈고다이의 눈을 피해 살아간다.
가난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적에게 잡히기도 하지만 슬기롭게 이겨나간다.
드디어 3편에서는 그리고 그리던 약혼녀 베르테와 결혼을 하게 되고 도둑맞은 말을 찾는 과정에서 운명의 친구 보오르추를 만나게 된다.
테무친이 세계 정복을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전사가 4준마와 4맹견을 꼽을 수 있는 데 보오르추는 테무친이 첫 번째 전사로 4준마중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토오릴칸을 찾아가 신하가 되고 드디어 세계 정복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테무친이 토오릴칸의 보호를 받는 다는 소문이 퍼지고 대장장이 아들 젤메가 찾아오고 그는 훗날 무기 개발에 힘써 몽골군의 전투력을 높이는 데 큰 공을 세운다.
4맹견 중 하나로 존경 받았던 젤메는 충성과 용맹의 상징으로 지금도 몽골에서 추앙 받고 있다.
테무친이 점점 힘을 키워가던 중 메르키드족의 의해 베르테가 납치당하고 만다.
성인으로 자란 테무친의 용맹스러움이 점점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게 한다.
보너스로 몽골의 전통 혼례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 혼례와 비교해 볼 수 있다.
본래 조혼풍속이 있던 몽골은 청혼하기->신부 집 방문하기->신부 데리고 가기->신부 맞이와 혼례 잔치->신방 엿듣기->첫날 아침으로 진행 된다고 한다.
유목민이던 몽골족은 글자가 없었기에 모든 기록이 칭기즈칸에게 정복당한 서양인과 중국인의 입장에서 서술되고 평가되어 왔고 그만큼 평가절하 되어 오던 인물이라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과 나폴레옹이 다스린 땅보다도 더 넓은 면적의 땅을 다스렸지만 편견과 오해들로 가득했던 인물이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잊혀졌던 위대한 영웅이야기에 빠져본다.
그리고 테무친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베르테의 무사귀환을 빌며 4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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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생태놀이 (양장) 사계절 생태놀이
붉나무 글.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여름방학이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2학년 우리 아이의 생활은 이렇다.

오전에는 컴퓨터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피아노 학원에 다녀온다.

특별한 방학 숙제가 없는 아이는 컴퓨터 게임과 텔레비전 만화보기와 잠깐씩 하는 책 읽기가 하루 일과의 전부다.

아빠가 쉬는 휴일에야 잠깐씩 외출을 하지만 그것도 더위 탓에 시원한 실내를 주로 찾는 다.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의 신발은 언제나 깨끗하다.

학교 운동장이 아니면 일년 내내 흙 밟을 일이 없는 아이들은 흙을 만지는 것도 흙이 묻는 것도 싫어한다.

거기다 요즘은 시골 할머니 댁도 마을 고샅길부터 시작해 마당까지 포장이 되어 있어 흙 밟기가 쉽지 않다.

흙에서 노는 것을 잊고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같이 놀까라고 물으면 차를 타고 나가 맛있는 걸 먹거나 함께 게임을 하는 걸 먼저 떠올릴 것이다.

어른들이 선심 쓰듯 특별하게 주는 선물 같은 놀이가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없이 들판에 나가도 거기가 놀이터고 장난감가게라는 걸 모르고 살아가게 한다.

같은 책 한권을 읽으며 아이는 새로운 놀이방법에 정신없이 빠져들고 어른인 나는 아련한 옛 기억에 빠져 들었다.

생태체험을 하려면 신청접수를 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벼르고 별러서 가야 한다는 선입견을 가진 어른들과 집 주위의 풀밭, 나무들도 좋은 놀이의 소재가 됨을 모르고 사는 어린이에게 <사계절 생태놀이>를 권해 본다.

재미있는 놀이와 거기에 어울리는 그림을 보며 자연에서 뒹굴고 자연과 함께 자라는 ‘붉나무’의 아이들이 바로 천국의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감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놀이 모음집만도 아닌 이 책은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꺼내 놀이연구와 자연학습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책에서 뭔가를 배웠으면 하는 어른의 욕심도 충족시켜 준다.

처음 무작정 책을 읽던 우리는 함께 해보고 싶은 놀이 적어 보기 시작했다.

유년기를 시골에서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봄날하면 아지랑이가 가물거리는 들로 산으로 쏘다니며 캐던 봄나물을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런 봄나물 캐기와 요리 방법까지 나와 있어 쌉쌀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한 봄나물이 슈퍼가 아닌 들에서 캘 수 있다는 것에 아이는 신기해하고 소개된 들꽃으로 꽃밭 만들기를 해보고 싶어 한다.

그냥 지나쳤던 길가의 풀들도 다 제 몫의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다는 진리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까지 느꼈다면 너무 거창한가?

아이들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건 곤충잡기였다.

거미줄로 만든 잠자리채를 가지고 집 주위를 달렸던 엄마의 추억에 아이들은 신기해하고 여러 가지 재료로 곤충 만들기를 시도해보고  나비 접기도 해 본다.

그리고는 “잡은 곤충은 관찰 후 다시 자연으로”라고 구호처럼 외치기도 한다.

여름이면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와 만나고 싶다.

나뭇잎으로 가면 만들기, 나뭇잎 물감 찍기 등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놀이들이 준비되어 있다.

냇물에 사는 벌레나 물고기 관찰이나 돌탑 쌓기나 물수제비뜨기, 조릿대 잎 배는 올 여름 우리도 해 본 놀이들이다.

가을에는 벌레들이 우리를 기다리는 계절이다.

잠자리도 만들어보고 귀뚜라미도 키워보는 건 우리 아이들이 가을에 하고 싶어 하는 놀이들이다.

엄마에 마음을 가장 흔든 놀이는 바로 흙 놀이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흙에서 놀았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흙은 더러운 것이라고 가르쳐왔는데 이제는 두꺼비 집도 지어보고 흙 덜어내기도 해보고 숨은 글자 맞히기도 해보고 땅 따먹기도 하며 흙에서 마음껏 놀고 싶다.

가을이면 먹을 게 많아 참 좋은 계절이었는데 올 가을엔 아이들 손을 잡고 시댁 마을 뒷산이라도 다녀와야 할 모양이다.

처음 보는 열매들과 나뭇잎으로 근사한 미술작품을 만들 생각에 한 것 들떠 있는 아이에게 진정한 놀이에 세계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다.

겨울이 눈싸움을 하고 눈썰매를 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분명 있음에도 겨울에 놀러나가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고 아이들을 집안에만 잡아두었는데 올 겨울은 우리가 보낸 어린 시절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 만나러 가기, 큰 엄마네 가서 순천만 철새 관찰하러가기는 아이가 적어 넣은 마지막 놀이들이다.

사는 게 너무 바쁜 어른들은 자연 속에서 놀던 방법을 잊어버렸고 그런 어른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 또한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이와 해보고 싶은 놀이들을 적으며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하나하나 살아났다.

다행이 잊고 지낸 어린 시절이 떠올라 아이에게 들려줄 이야기와 해보고 싶은 놀이가 너무너무 많았다.

책으로만 보던 벌레나 나무가 아닌 직접 보고 만지는 벌레나 나무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책 속에만 존재하는 놀이가 아닌 살아있는 놀이가 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노력이 꼭 필요함을 느끼기에 어깨 또한 무거워진다.

쉽고 가까이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보다보면 우리 아이들도 자연이 찾아가는 것이 아닌 항상 우리 곁에 있은 것임을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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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치 사전 아름다운 가치 사전 1
채인선 글, 김은정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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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고 말문이 트이면서 시작되는 질문은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 사물을 지목하며  “이게 뭐야?”라는 말들이다.

시간이 지나고 점점 머리가 굵어지면서는 자연 현상들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지만 대부분은 책과 인터넷을 찾아 설명을 해 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동생이 생기고 말썽이라는 걸 부리는 나이가 되면서는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질문들로 엄마를 난감하게 한다.

“어른을 만나면 공손하게 인사를 해야지. 그게 예의바른 어린이지.”

“동생이 자는 데 떠들면 안 돼지.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고운 마음이지.”

그런 말들을 듣는 순간 아이는 바로 “예의가 뭐예요? 배려는 요?”라고 묻는 다.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단어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지면 그때는 국어사전도 소용이 없어진다.

사전에 있는 말들을 그대로 읊어주다 보면 아이가 어려워하고 그렇다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기 또한 쉽지 않다.

아이가 배려가 뭐냐고 물었을 때 ‘여러모로 자상하게 마음을 씀. 염려해 줌’이라는 사전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읽어준다면 아이는 다시 “자상과 염려”가 궁금해 질 것이다.

끝없는 말썽과 함께 비례해지는 질문에 처음에는 성의껏 대답하다가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

그리고는 더 크면 모든 일에 신중하고 겸손하고 바른 양심을 가진 아이로 자라게 될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제대로 된 답을 알려주지 못한 마음의 짐을 덜어버린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름다운 마음을 표현하는 말들을 우리 아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항상 염두       해두길 바라지만 구체적인 예가 없이 알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름다운 가치 사전>은  단비 같은 책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꼭 마음에 새겨두고 지켜야할 아름다운 가치 모음집이라고나 할까?

제목 속에 사전이라는 다소 딱딱한 단어가 들어있지만 읽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오게 된다.

24가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밀조밀 들어있는 책은 처음 감사하는 마음부터 시작한다.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항상 도움을 받고 사는 우리지만 공기처럼 우리 곁에 항상 존재했던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고 살아가는 데 엄마, 아빠, 선생님, 형, 친구, 의사 선생님들 모두에게 하는 감사의 마음이 들어 있다.

다음으로 ‘겸손과 공평’이 등장한다.

상대방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관용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옛말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이 정답임을 알면서도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주의를 둘러보지 않고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인 ‘마음 나누기’는 가까이 있는 이웃뿐만이 아니라 세상을 더 넓게 보고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대서부터 시작되는 말이다.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기본이 되는 믿음과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배려 또한 꼭 지켜야할 아름다운 가치들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키울 수 있는 보람과 사랑, 성실, 신중도 가치 있는 단어들이다.

앞으로 할 일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미리 정해 두는 약속과 마음의 목소리 양심과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도 꼭 필요하다.

만용이 아닌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쓰는 용기와 세상을 매끄럽게 만드는 유머 이해심 인내도 가슴에 새겨야 할 말들이다.

자신에 대한 능력이나 가치를 너무 지나치게 높게 매겨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자만이 아닌 진정한 자신감정직과 다른 이를 존중하는 마음은 자기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을 만들 것이고 다른 이를 대할 때 항상 친절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아름다운 말들은 행복으로 끝맺은 다.

사실 아름다운 가치의 말들은 하나하나 떨어져서 빛을 내는 단어들이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살아 연결된 단어들이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사람은 덤으로 친절과 이해심과 예의가 따라 올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는 매사에 겸손할 것이고 사랑과 행복이 충만할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과는 먼 작고 잊어버리기 쉬운 가장 소중한 단어들과 만나며 인생이란 게 꼭 크고 대단한 것에 대한 기대만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님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어른들이 요즘 아이들에게  보고 배운 데가 없어 예의도 없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지도 모른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예의도 배려도 배우지 못한 게  아이들 만에 탓이 아닌데도 어른들은 아이들의 거울이 되지 못한 스스로의 잘못은 덮어둔 채로 아이들만 탓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미덕은 하루아침에  학습으로 익힐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지금의 어른들도 어린 시절 반복되는 경험과 가르침을 통해 예의를 배우고 성실과 신중함을 배웠다.

하지만 지금의 어른은 과연 진정한 어른 몫을 하고 있나 반성해 본다.

엄마들과 대화 중 자신의 아이가 남을 배려하고 다른 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기보다는 용기 있고 자신감이 넘치는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강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다.

하지만 나는 아이가 손해 본 듯해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이 험한 세상 내 것만을 그러쥐고 사는 사람으로 살게 될지, 아니면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으로 살지는 아이에 선택에 달린 삶이지만 훗날 내 아이가 이 아름다운 가치 24가지를 떠올리며 자기 자신이 원하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에 가까이 가기를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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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4 0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8-07-1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때 프리드리히가 있었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7
한스 페터 리히터 지음,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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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복잡한 세계사를 어렵고 재미없어하던 덕분에 독일이 왜 유대인을 박해했는지  자세한 이유를 모른다.

종교가 다르고 인종이 달라 행해졌던 일들의 끔찍함만을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내가 아는 유대인은  ‘쉰들러 리스트’ 영화 속 수용소에서 학대받던 사람들과  막대한 자금력과 우수한 두뇌로 세계 곳곳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종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뿐이다.

물론 [탈무드]는 정확한 뜻도 모르고 읽었고  거기에 수없이 등장하던  랍비도 대충 지레짐작하며 읽었다.

어떤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을 모르고 읽는 것과 제대로 알고 읽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나는 이 책을 반쯤 읽다 인터넷 검색에 들어갔다.

도대체 왜 나치는 이웃이었고 함께  독일인으로 살던 유대인에게 가혹한 일들을 하고도 일말에 죄책감도 없었는지 궁금해서였다.

여러 개의 글을 읽다가 나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고 알 수없는 의문들이 더 쌓여가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지난 역사를 풀어 헤치며 읽는 책이 아닌 ‘나’로 대변되는 독일인 소년과 그의 친구인 유대인 소년 ‘프리드리히’만을 생각하며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왜 그랬을 까하는 의구심이 빠진 이야기는 두 소년의 우정과 어른들의 선택에 어떤 반대의 소리도 낼 수 없었던 독일인 소년의 아픔이 더 절절히 전해져 왔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는 단지 아래위층에 살던 이웃에 지나지 않았던 슈나이더가족과 우리 가족은 나와 프리드리히가 태어나면서 가깝고 다정한 이웃사촌이 됐다.

나의 아버지는 당시 직장이 없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고 프리드리히 아버지는 우체국 공무원으로 평안한 생활을 했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우리는 서로를 존중했고 둘의 입학식이 끝나고는 놀이 공원에서 신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나와 함께 갔던 독일 민족단 모임에서는 굴욕을 당하기도하고 나와 함께  공놀이를 하다가는 도둑으로 몰리기도 하고 나와 함께 간 수영장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한다.

단지 내 친구 프리드리히가 유대인인기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곤 했다.

슈나이더씨는 우체국에서 해고되고 집주인은 프리드리히네 가족을 쫓아내려고 한다.

프리드리히는 유대인 학교로 전학을 가야만했다.

안 좋은 상황은 계속되고 살벌한 나치 신봉자들에 의해 프리드리히의 집은 쑥대밭이 되고 그 충격으로 프리드리히의 엄마는 숨을 거두고 만다.

프리드리히는 다른 직장을 가질 수없던 아버지를 도와 낡은 램프를 수리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다 유대인 랍비를 숨겨준 죄로 아버지마저 잡혀가고 프리드리히는 무서운 세계2차대전 속에서 고아로 남게 된다.

숨어 지내던 프리드리히는 아름다운 추억이 남아있던 사진을 가지러 오고 마침 사이렌이 울리고 프리드리히만을 집에 남겨두고 모두 대피소로 가게 된다.

공습이 시작되고  프리드리히는 공포에 질려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대피소 문을 두드리지만 집주인 레쉬의 제지로 들어 올수 없게 된다.

공습이 끝난 후 집주인 레쉬는 기절해 있는 프리드리히를 걷어차고 프리드리히는 슬프고도 짧은 생을 마감한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나하는 생각에 공포가 밀려 왔다.

집 주인 레쉬에게 있어 프리드리히의 죽음은 집 정원의 조각상의 파손보다 못한 죽음이었으니 독일인에게 있어 유대인이 어떤 존재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한때는 가족 같은 이웃이었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이들의 광기로 어느 순간 등을 돌려야만 하는 현실이 무서웠다.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독일인 소년이 가해자인 동시에 평생 슬픔을 안고 괴롭게 살아가야 할 피해자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독일인들이 유대인에게 행했던 악행과 일제가 우리에게 행했던 악행을 비교하곤 한다.

그 당시 많은 유대인들의 희생과 우리 민족의 치욕의 36년의 세월 중 누가 더 고단하고 아팠는가보다는 가해자로서 누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했는가가 더 중요할 것이다.

독일은 전쟁이 끝나고 전범들에게는 그에 합당한 벌을 내렸고 지금도 꾸준히 암울한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일본은 아직까지도 반성은커녕 전범들을 영웅시하고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고 숨기기에 바쁘다.

살아가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개인에 일이 아닌 국가의 일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피해자의 입이 아닌 가해자인 독일인의 눈에 비친 슬픈 유대인이야기를 읽으며 반성이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와 인종문제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세계 평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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