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대장 헨리 2 -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 호기심 대장 헨리 2
프란체스카 사이먼 지음, 홍연미 옮김 / 그린북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얌전하던 언니가 딸 둘을 키우며 목소리도 커지고, 내 보기엔 별것도 아닌 일로 조카들에게 화내는 걸 보며 난 결혼해서 애 낳으면 절대 소리 안 지르고 산다고 장담을 했었다.

언니는 웃으며 일단 결혼해서 애 낳고 난 뒤에도 그 말 하나보자고 했고, 난 애들이니깐 말썽도 피우고 말도 안 듣는 게 당연한데 소리 지르고 화낼 일이 뭐있겠냐고 했다.

결혼을 해서 첫애를 낳고 고 고물고물한 걸 키우면서 화낼 일은 커녕 날마다 행복에 겨워 살았다.

하지만 둘째가 생기면서 절대 화낼 일 없을 거라는 내 야무진 꿈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지금에 나는 아침에 아이들 깨우기부터 시작해 세수하고, 밥 먹고, 양치질에 옷 입히고 학교 보낼 때 까지 전쟁 한판을 치른다.

아침의 전쟁은 전초전에 불과하고, 오후가 되면 진정한 전쟁터가 된다.

둘이 잘 놀다가도 싸우고, 울고, 말썽 피우고, 물론 공부란 걸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잠자기 전 이 닦으면서도 형이 제 슬리퍼 신는다고 징징거리고 컵 먼저 쓰겠다고 옥신각신하다가 욕실을 온통 물바다를 만들어 놓곤 한다.

그때마다 아들들 이름을 수도 없이 부르고 소리 지르고..........

내가 어쩌자고 아들 둘을 낳았나하는 생각들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언니가 했던 말이 어쩜 그리 구구절절 맞는지 모른다.


이런 말썽꾸러기 우리 집 아들들이 얌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말썽 대장 헨리이다.

말썽대장 헨리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주사가 싫어 꾀병을 부리다 된통 당하기도 하고, 비밀 결사대를 만들어 친구를 돌려주기도 하는 등 그런 대로 보통의 개구쟁이로 비춰지더니 생일잔치를 근사하게 보내고 싶어 예약한 우주 전쟁 격투장까지 출입금지를 당하는 걸 보며 우리 아들들보다는 한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헨리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말썽대왕임을 만 천하에 공표하는 이야기들로 어른들을 기겁하게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영웅이 돼버린다.


<헨리, 벼락부자가 되다>라는 표제가 붙은 두 번째 권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말썽을 만날 수 있다.

헨리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헨리의 잘못을 일일이 열거해 놓은 편지를 읽은 부모님에게 꾸중을 듣고 가출을 결심한다.

가방에는 정글 탐험에 꼭 필요한 물건을 꾹꾹 눌러 담고 멀리 멀리 떠나려고 하지만 아빠가 만든 팬케이크 냄새에 끌려 돌아오는 모습은 아무리 말썽꾸러기 헨리지만 어쩔 수 없는 아이라는 생각에 픽 웃음이 나온다.

거기다 운동회에서는 엉뚱한 방법으로 우승컵을 받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엽기적인 건 필요한 건 너무 너무 많고 엄마 아빠는 용돈이라고는 쥐꼬리만큼 주시니 벼락부자가 되고 싶은 헨리는 모범생인 동생 피터를 마거릿에게 노예로 팔아 버리는 것이다.

다행히 나중에 다시 사오긴 하지만 아들이 배울까 겁난다.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에서는 원하는 장난감을 갖고 싶어 모두 잠든 밤 조심조심 일어나 선물에 붙은 이름표를 바꿀 때는 조마조마하기까지 했다.


4편의 짧은 이야기로 엮어진 덕분에 한편씩 읽다보면 어른인 나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어른이 내가 이리 웃으니 같은 말썽꾸러기 종족인 아들들은 단번에 헨리의 열렬한 팬이 돼버렸다.

아직 헨리 같은 말썽 대장은 아니지만 천하제일 말썽꾸러기의 자질을 고루 갖춘 아들들에게 헨리가 우상이 되는 거야 당연하다.

매일 밤 듣는 헨리 이야기 한편에 엄마의 잔소리로 낮에 참아왔던 말썽에 대한 대리만족이라도 하는 듯 낄낄거리는 아들들이 참 귀엽다.

아직까지는 헨리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으로 만족하며 따라하지 않으니 그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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