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개구리는 뛰었다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21
히로세 히사코 지음, 박영미 그림,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슈헤이는 어린 동생 료의 오랜 병원 생활로 엄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다.

늘 아픈 동생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엄마의 행동은 슈헤이를 사랑 받지 못한다는 절망감 속에서 지내게 한다.

오랫동안 병원에서 지낸 료는 퇴원을 해 집에 돌아오게 되지만 슈헤이는 동생이 밉고 엄마가 서운하기만 하다.

어느 날 개구리를 잡으러 둑 너머로 갔던 료는 다리를 다치게 되고 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료는 다리 수술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가족들의 모든 생활은 료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료는 차차 학교생활에도 적응해 가지만 슈헤이는 점점 가족 속에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료를 미워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못된 애가 돼가는 슈헤이는 여름방학이 되자 혼자서 이모네로 가게 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엄마, 아빠와 얄밉기만 한 동생 료도 모두 잊고 지내지만 방학이 끝나기 전 이모네로 다른 가족이 오게 되고..........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고 아픈 료가 안됐고 잘 돌봐주고 싶었던 슈헤이는 개구리를 잡아주고, 신발도 주고 싶어 하고 아끼던 가방을 주려고 하지만 엄마, 아빠는 슈헤이의 마음은 한번도 들여다 보려하지 않고 료만을 감싼다.

슈헤이 또한 엄마, 아빠의 관심밖에 있는 가여운 아이인데도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큰 것을 포기하고 지내야 하는 슈헤이의 슬픔 마음이 어른인 나에게까지 전해져 왔다.

“료는 힘든 일을 많이 겪어 왔으니까 잘해 줘야지. 그 정도는 너도 알잖아”

“알아. 료는 힘들게 살아왔어. 굉장히 잘 견뎌 온 거 다 안다고!”

‘그럼, 나는? 힘든 일 없었어? 잘 참아 온 거 없었냐고?’

엄마와 대화 속에서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울부짖는 슈헤이를 보며 형으로서

항상 참고 또 참아야 했던 아이의 상처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아이가 아픈 건 아니지만 둘 사이에 큰소리가 나면 묻지도 않고 형에게 어리고 약한 동생 괴롭힌다고 혼냈던 적이 많은 나는 슈헤이의 일상을 보며 내가 저질렀던 잘못을 생각했다.

분명 형도 이제 9살 밖에 안 된 아이인데도 항상 형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고 야단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라고 닦달했었다.

만약 아직은 어린 형이나 동생이 긴 병으로 병원생활을 오래한 가정이 있다고 하자.

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대로 힘들고 괴로울 것이고 지켜보는 다른 가족 또한 안쓰럽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우선인 건 항상 아픈 아이이다.

건강한 아이는 건강하니깐 항상 뒷전이 되기 십상인데 아이 나름 어리광 부리고 싶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을 것이다.

료에게만 눈을 둔 엄마의 사랑이 그리워 목욕탕에서 아기하마가 돼보는 슈헤이의 모습에서 막 태어난 꼬물거리는 동생에게 못되게 굴던 큰 아이의 모습이 겹쳐져 괜히 마음이 짠 해진다.

26.5도의 차가운 마음의 슈헤이가 아닌 건강해진 동생 료와 함께 들판을 팔짝이며 뛸 두 형제의 앞으로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 듯해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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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속의 큰아이가 너무 의젓해서 눈물날라고 했어요. 쿨쩍...

초록콩 2005-12-16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지식은 힘 - 수학 - 101가지 사이언스 파워퀴즈 지식은 힘 시리즈 2
장수하늘소 지음, 이루다 그림 / 사파리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들 책꽂이를 보며 “나 어렸을 적에 이렇게 읽을 책이 많았다면 나는 크게 됐을 거야”라는 남편의 말을 듣고 “근데 있어도 안 읽어서 지금하고 똑 같을 걸”하며 웃었던 적이 있다.

사실 읽을거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정말 아이들이 부럽다.

어려운 과학도, 재미없던 역사도 쉽게 설명해 놓은 책들이 수두룩하고 생각만으로도 지긋지긋하고 머리가 아파오던 수학도 마술처럼 재미있게 바꾸어 놓는 게 요즘 책들이다.

진짜 옛날에 이런 재미있는 책들이 나와 마음껏 읽을 수 있었더라면 내 인생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다.


초등학교 때는 산수가 어땠는지 기억에 없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 수학시간은 그야말로 지옥 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한번 이해하지 못한 단원이 쌓이고 싸여 나중에는 어찌 손을 써 볼 수도 없는 과목이 되어 버렸다.

알아들을 수 없는 숫자들과 기호들의 난무...

다행스러운 건 이렇게 수학이라면 치를 떠는 엄마에게서 아직까지는 수학을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라고 말하는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뭐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니 안심할 수는 없지만 부디 지금처럼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가장 좋아하는 과목으로 남기를 바랄뿐이다.


수학에 대한 공포(?)가 있는 나는 아이들을 위해 어려서부터 수학동화를 구입했고 아이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은근히 수학을 일상에 적용시키곤 했다.

근데 <지식은 힘ㅡ수학(101가지 사이언스 파워퀴즈)>는 그야말로 수학 냄새가 물씬 나는 제목의 책이다.

하지만 수학이라면 치가 떨리는 나조차 참 재미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퀴즈형식의 재미있는 수학문제가 101가지나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연필을 가지고  풀어야하는 수학문제가 아닌 수학이야기라고 해야 더 적당할 만한 문제들이다.


각각의 문제는 두 쪽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앞의 한쪽은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설명할 수 없었던 일상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와 지식들이 퀴즈 형식으로 나온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학년별로 불리해서 표시해 두었고 단원도 정리해 두어 보기에 편하다.

Jump up 1과 Jump up 2는 퀴즈의 정답을 얻는 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준다.

다음 쪽으로 넘어가면 문제의 정답이 나오는 데 단순한 퀴즈의 정답만이 아닌 앞쪽에서 얻었던 정보와 지식을 다시 확인시켜준다.

거기에 덤으로 수학자에 얽힌 이야기, 수학의 원리가 발견된 배경 등이 나와 있어 머리를 식혀갈 수 있는 코너이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에 가장 큰 매력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매장마다 등장하는 삽화도 재미있고 입말로 쓴 본문의 내용도 쉽고 재미있다.

물론 퀴즈도 재미있다.

맛보기로 한 문제 소개해 볼까나??

우리 2학년 아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문제다.

구구단 가운데 2단은 끝자리 수가 2,4,6,8,0,2로 반복되지만, 3단의 끝자리 수는 3,6,9,2,5,8,1,4,7로 1부터 9까지 모든 숫자가 나와. 3단처럼 끝자리 수가 1부터 9까지 나오는 구구단을 모두 골라 보자.

1)4단          2)7단         3)5단        4)9단

수학은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나 역시 아직은 수학이 몽글몽글 부드러운 학문은 아니다.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내 아이가 이 엄마처럼 수학 공포증에 걸려 암울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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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6-01-0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때문에 샀는데..
재진이도 무척 좋아하네요^^

초록콩 2006-01-04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입니다^^*
 
지구는 코가 없다 작은도서관 18
동화읽는가족 초대시인 엮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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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童詩는...........어렵고 재미없었다.

나름 그 이유를 생각해 봤더니 초등학교 수업 시간외에 동시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그 나마 수업시간에 읽었던 동시는 가슴으로 읽은 게 아닌 행간의 숨은 뜻을 파악하고 어려운 단어에 밑줄을 그어 뜻풀이를 하고 무작정 외우는 항상 따분하고 지루한 재미없는 공부였을 뿐이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동시가 아이들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글을 읽고 읽어주기를 몇 번 시도해 봤다.

하지만 엄마가 즐거워하며 읽은 게 아닌 목적을 위해 억지로 읽어주니 아이들도 별 감흥을 못 느끼는 듯 했다.

아니면 너무 과한 욕심에 천천히 한걸음부터가 아닌 몰아주기 식으로 읽어주는 부작용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제목부터 재미있는 ‘지구는 코가 없다’에서 아이가  쉽고 재미있어할만한  동시를 골라 읽어주기 시작했다.


길 건너/들어서는/새 학교

방학 지나면/ 우리 반 아이들/딱! 갈라서 데려간대요

아파트 동네/아이들로는/새 학교 다 못 채운다고

약국집 재선이/세탁소 소윤이/철물점 태윤이/또 누구누구까지.....

우리한테는/갈 건지 말 건지/한 번도 물어 보지도 않고

새말 사거리에서/약국집까지/쫙 그은 선 따라/무조건 딱! 갈라서 데려간대요.

                       <새 학교>..전문 양재홍


우리 아이도 우리 아파트 옆에 큰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새 학교가 생겼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갔을 때는 1학기동안 한반에서 공부하던 몇 명의 친구가 다른 학교로 갔고 선생님과 교실도 모두 바뀌는 일을 겪었다.

어른들에게는 망설임 없이 그은 선으로 정한 일이였기에 아이에 기분은 살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지난 일이였는데 아이에게 정다운 친구와의 이별이라는 큰 사건이었던 모양이다.


자주 듣는 유행가 가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

특별나게 좋은 가사가 아니더라도 자주 듣다보면 귀에 익고 입에 익어 친근한 느낌이 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동시를 어려워하는 건 귀에 익지 않은 까닭일 것이다.

머리말에서처럼 ...늘 곁에 두고서 아이가 잠들기 전 머리맡에서도 읽어 주고, 식탁에 미리 앉아 저녁 준비에 한창인 엄마에게도 읽어주고, 도 혼자 있을 대에도 가만가만 소리 내어 읽어 본다면...동시는 어느새 우리 일상에 스며드는 좋은 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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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마을 봄이네 집 작은도서관 3
이금이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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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옆집에 사는 친구 엄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서 고만 고만한 아이들에 젊은 나이 아저씨 혼자 살기 힘들었던지 새장가를 가셨다.
새엄마로 들어온 여자는 동화책에서 막 튀어나온 듯 했다.
아저씨가 계실 때는 아이들에게 정말 잘 해주다가 아저씨가 출타하고 나면 전형적인 모습의 못된 새엄마가 되어 빼빼 마르고 보기만 해도 불쌍하던 내 친구를 때리곤 했었다.
어린 마음에 나는 아저씨가 그 새엄마의 만행을 얼른 알아채기를 바라고  혹시 우리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어 아버지가 무서운 새엄마를 들일지도 모른다는 악몽에 시달리며 엄마가 오래 오래 사시기를 기도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에 나쁜 새엄마만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읽었던 동화 속 대부분의 새엄마는 항상 악하고 못되고 천벌을 받아 마땅한 캐릭터로만 그려져 왔다.
그러다 보니 아이나 어른이나 새엄마는 나쁜 사람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는 좋은 새엄마도 분명 있고 친엄마지만 자식을 버리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밤티마을]은 세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다.
영화든 소설이든 속편이 전편보다 못하다는 속설을 깨뜨릴 만큼 세편의 이야기는 각각의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첫 번째 이야기 {밤티마을 큰돌이네집}은 엄마의 가출과 술주정꾼 아버지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할아버지와 사는 큰돌이는 서로 의지하며 살던 동생 영미마저 부잣집 양녀로 가게 되면서 겪는 남매의 이야기가 가슴 아프다.
하루 종일 오빠를 기다리는 영미와 그런 동생을 위해 쭈쭈바를 사가는 큰돌이를 보며 가슴이 메어왔다.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경제적인 이유로 부모가 가출을 하고 그런 사실이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닌 세상이 돼 버렸다.
아이 혼자 집을 지키다 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조손가정이 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암울하던 큰돌이네 집에 곰보에 못생긴 새엄마가 들어오고  점점 가정의 모습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 팥쥐 새엄마는 집안 단속뿐만이 아니라 큰돌이 가슴에 항상 그리움으로 남아 있던 영미를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밤티마을 영미네집}은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운 팥쥐 새엄마가 아이들과 화합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도 미울 때가 있는 데 끝없는 사랑으로 가정을 지키는 새엄마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편으론 큰돌이나 영미를 위해서는 친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지만  새로운 가정을 가진 엄마와 그 엄마를 이해하는 아이들에 모습을 보며 마음이 짠했다.
곰보에 못생긴 새엄마지만 제자리를 알고 그 자리에서 빛을 내는 새엄마의 모습은 우리네가 꿈꾸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이야기는 귀여운 동생 봄이가  태어나고 영미가 느끼는 소외감과 갈등이 주 내용인 {밤티마을 봄이네집}이다.
엄마가 동생을 낳으면  엄마에 사랑을 빼앗긴 것 같아 불안해하고 샘을 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새엄마가 귀여운 동생을 낳고 모든 가족들의 관심이 아기에게만 쏠린다면 보통의 가정의 아이보다 언니는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봄이의 옷을 숨기는 영미가 못 됐다는 생각보다는 귀여운 동생이 예쁘다가도 밉고 질투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 고개가 끄덕여 졌다.
봄이를 잃어버리고 자책하며 집을 나가시는 할아버지와 온 가족이 다시 모여 화합하는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팥쥐 새엄마가 아닌 엄마가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새엄마라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세상에서 새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보통의 엄마보다 더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야만 그 가정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밤티마을 이야기를 읽으며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와 새엄마의 출현으로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냈을 내 동무가 그리워졌다.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제가 못 받았던 사랑을 가족에게 쏟으며 잘 살고 있는 그 애의 유년이 팥쥐엄마 같은 새엄마와의 만남이었다면 더 행복했을 것이다.
팥쥐엄마하면 ‘콩쥐 팥쥐’의 못된 계모를 떠올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넓고 따뜻한 밤티마을의 큰돌이 엄마가 생각나게 됐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힘센 팥쥐엄마들이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혹시 나도 모르게 새로 꾸린 가족을 다른 눈으로 보고 있지 않은 지 되짚어 봐야겠다.
그리고 수군거림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응원을 보내야 할 것이고 그래야 밤티마을의 팥쥐엄마같은 엄마들이 많아 질 것이다.
그래야만 큰돌이처럼 영미처럼 행복한 아이들이 넘쳐나는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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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1 - 문명과 문명의 대화, 개정판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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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살아갈 한국의 청소년들”이 독자라는 사실을 엄두에 두고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모임이 만든 세계사 이야기는 어찌 전개될까하는 기대감으로 책을 펼쳤다.

세계 속의 우리를 시작으로 몇 장의 사진은 현재 지구상에 일어나고 있는 가난, 전쟁, 환경 등의 문제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했던 사건들을 떠오르게 한다.

선생님들께서 책을 준비하며 가장 고민하셨던 부분은 유럽 중심주의의 세계사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이었던 것 같다.

같은 사건도 보는 시각에 따라,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문제인데 이 책에서 예로 나왔던 “마젤란의 필리핀 도착”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두고 유럽인의 입장에서 세운 “마젤란 기념비”와 필리핀인을 대변한 “라프라프 기념비”처럼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실제로 존재하는 사실이다.

일제 강점기를 일본의 입장에서 해석한다면 신문물의 전파와 미개한 조선인을 개명시킨 고마운 일이었겠지만 우리에게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착취와 굴욕의 세월이었으니 우리 눈으로의 세계사 읽기는 세계사를 바로 알기위한 기초단계가 아닐까싶다.


교과서라는 다소 딱딱한 제목이 붙은 책은 쉽고 친절하게 인류의 역사를 서술해 나간다.

원시 일류의 고향인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강을 중심으로 발달한 인류의 여러 문명과 함께 시대별 사건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어 세계사에 틀을 잡아가기에 좋은 지침서가 될듯하다.

방대한 자료와 삽화와 사진은 다소 어렵고 재미없는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고  “여성의 역사”에서는 항상 뒷전에 밀려있거나 남성들 뒤에 숨어있던 그 시대를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포카혼타스 진실과 로마의 두 영웅과 복잡한 연인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로마로부터 “나일의 마녀”라는 평가를 받았던 클레오파트라 역시 뛰어난 정치 감각과 통치력을 지닌 이집트 최고의 왕으로 군림한 여성 통치자라는 사실도 새롭기만 했다.

“청소년의 삶과 꿈”이라는 꼭지 역시 그 시대의 청소년들의 꿈과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인류는 수많은 사건을 통해 공존과 충돌을 해 왔다.

하지만 그 충돌의 원인은 나만을 위한 인간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에서 함께 공존해야 될 인류가 아닌 내 나라의 이익이 되는 가, 해가 되는 가에 따라 친구와 적이 되는 현실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한다면 공존만이 존재하는 인류의 역사로  기록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멈추어진 과거가 아닌 살아있는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쟁의 원인은 역사로부터 시작되었고 해결의 열쇠 또한 역사의 이해에서 시작될 것이다.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를 읽으며 인류 역사의 커다란 나무의 실체를 접하는 기분이었다.

역사적 사실의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테러의 배우를 이해하기 힘들었고 소설이나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어두워 답답함을 느꼈을 뿐 나에게 있어 역사는 재미없고 고리타분한 과거에 지나지 않았다.

학창 시절 배웠던 역사는 인류에 대한 이해가 아닌 단순한 암기였기에 시험 문제에 수없이 등장하던 인물과 사건만이 단편적으로 기억될 뿐 전체적인 세계사를 정리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3년 6개월의 시간을 투자한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내며 내 아이들만큼은 세계의 역사를 이해하고 인류의 공존을 위해 커다란 세계사 나무를 제대로 올려다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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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12-03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은 정서를 다뤘네요.
다른편에서 보기라 아이들 책으로 괜찮다는 평은 들었는데 선뜻 손이 가지는 않는데 님의 별다섯은 눈에 들어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