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젠 캘로니타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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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왕국은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본 이 이야기를 저는 보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왕국을 이렇게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 만났습니다. 어쩌면 이야기는 예상가능한 지점이 꽤 많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그렇게 많이들 겨울왕국을 찾았을까, 하는 것은 읽으면서 아, 하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스토리가 단순했냐면, 맞기도 하고 혹은 아니기도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는 실은 "마법" 이었습니다.

아주, 익숙한데 도대체 기억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끔 우리는 그런 마법에 걸립니다. 그리고,

결국 찾아내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면, 찾지 않아도 괜찮아서일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기도 합니다.




엘사에게, 잊혀졌던 기억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울라프"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_ 엘사는, 잊고 싶지 않았고 잊을 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녀는 "울라프"를 만들어냈던 겁니다. 그 안에는, 그녀 뿐 아니라, 안나도 있었습니다.

엘사와 안나는 그렇게도 다른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그녀들은 "타협"이란 것을 찾아냅니다.엘사가 한스와의 어느 정도의 저울질을 할 동안 안나 역시 크리스토프에게 당근을 매개로 또 타협하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빵을 만드는, 안나. 그리고, 눈을 다룰 수 있는 엘사. 이 아무 접점 없어 보이는 두 자매지만, 아니오, 전혀요.

빵을 만드는 데는 필히 필요한 밀가루는 그 무엇보다도 눈처럼 하얗습니다. 엘사는, 눈과 얼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분명

안나와 엘사는 그렇게 다른 듯 같이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행복했던 기억, 그 기억들은 어쩌면 부모님의 부재와 함께,이 왕국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그 중압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 편지의 구절 때문이 아닌.

행복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것들이 기억난 그 날, 엘사는 마음을 닫아버린 것입니다. 내가, 혹시나.. 하는 그 생각들 때문에요. 그리고, 자신이 숨기고 있던 능력, 안나가 사랑했던 그 능력을 사람들에겐 이리 불렸습니다 _ 괴물._ 이라고 말입니다.

엘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안나는 엘사의 재능을 믿어주었다. 부모님을 제외하면, 안나는 엘사가 자신의 능력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누구와 눈을 만들지? 안나가 없으면 이 재능은 전혀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본문165p

엘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안나였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금은 더더욱 그러했는데, 그 안나에 대한 아주 슬픈 기억은 그녀를, 얼음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안나가 좋아해줬던 그 능력을 사람들은 "마법"이라 하지 않고 "괴물" 이라고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물, 녹지 않는 눈물 속에 엘사는 갇힌 것입니다. 아주, 깊은 곳으로요.




그 어두운 기억 속,이긴 하지만 안나의 기억은 또 다릅니다.

그 눈 속에서 아주 따뜻했던 것만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향했던 아렌델에서 뜻밖의 소식을 접합니다. 사라진 여왕님. 그런데, 안나의 기억 저편, 낯설지 않은 엘사 아니, 정확히는 그 따뜻했던 밤의 기억이었습니다. 그것을 확인시켜준 것은 울라프였습니다. 그제서야, 안나에게도 많은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함께 엘사를 찾으러 떠납니다.

눈의 여왕, 그 눈과 같은 색인 엘사의 머리와,

태양의 계절, 그 여름과 같은 안나의 빨간 머리 속 아주 가느다랗게 나와있는 건 흰머리였습니다. 눈을 녹일 만큼의 위력, 그것 역시 엘사와 안나의 능력이었고요. 그리고, 그들은 네, 만났습니다. 모든 저주와 많은 장애물들을 하나씩 하나씩, 물리쳐 가면서 말입니다.




"사랑이 저주를 풀 수 있다. 그거였어!"

엘사가 말했다. 오랫동안 엘사는 두려움 속에 자신을 가두어왔었다.혼자라는 두려움, 절대 안나를 찾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자신의 마법이 왕국을 파괴할 거라는 두려움. 엘사는 자신에게 마범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두려움의 포로가 되었다. _본문 380p

엘사 안의 두려움은 어쩌면 왕위만을 노렸던 한스였는지도 모릅니다. 이 왕위를 놓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같은, 괴물 같은 마음이요. 그녀가 안나를 잊었을 때, 크게 자리한 그 마음이었는지도요 하지만, 만난 건 여동생 또 하나의 자신이 안나였습니다. 따뜻하기 그지 없는 동생, 사랑하는 동생은 자신을 원망치 않습니다. 그저, 그저,사랑할 뿐입니다. 참으로 단순할 수도 있지만, 그 단순함이 너무나도 잘 보이기에 아주 종종, 우리는 헤맬 때가 많습니다. 이 두 자매의 뒷 이야기는 어쩌면, 그녀들의 부모님의 편지 단 한 줄일 지도요.

넌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야! 넌 똑똑하고 아름다운 아이란다, 엘사. 그리고 넌 안나를 찾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안나, 따뜻한 마음과 친절한 영혼을 가진 그 아이도 네게 돌아오는 방법을 찾아낼 거야. 본문 388-389p



읽는 동안,

조금은 뻔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겨울왕국의 이 왜 알면서도 우리가 고개 돌려 못 본척 혹은 너무 잘 보여서 또 보지 못하는 그 앞에 있는 것들을 보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크리스토프의 위치는 애매하기도 했고요. 또, 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해 비교할 수 없었던 점 등이 있어지만, 그럼에도 삽화들과 함께 아주 빠르게 잘 읽혔습니다.


우리 자신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또 그 누군가가 이상한 나일지라도 이해해 준다는 것_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결국은

그 흔하다는 "사랑"이란 이름이란 이름이란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럼에도 또 놓치고 있는 것을, 이 여름, 겨울왕국 속으로 들어가 만났습니다.

그 흔한 이야기들 속에 숨어있는 반짝임. 안나가 좋아하는 그 태양처럼 반짝이며, 엘사가 만들어내는 눈의 결정체의 반짝임,

그 안에 아주 정반대인 것 같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인 그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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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3
캠벨 프라이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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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는, 한 시대의 패권을 장악했던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는 그만큼 화려하기도 하지만 또한 그 이면의 지금도 풀리진 않는 수수께끼는 남아있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은 어느 문명의 발상지에서도 그러하기도 합니다만, 유독 이집트가 그 표적이 되는 것은 아마도 "피라미드, 투탕카멘, 저주" 이런 것들이 진실인지 혹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따라오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들은 더더욱 그 나라를 한 번 더 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들은 이런 것들을 만들었나? 하고 말입니다.

- 이집트의 그 거대한 피라미드. 그것은 왕의 무덤이었습니다. 거기서 나온 미라는 결국 "영생"에 얼마나 그들이 집착했는지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했고요. 그들의 태양의 신 "라"를 중심으로 하기에 어쩌면 죽음이라는 그 축축한 곳에서 다시 살아나길 바라면 "오시리스"의 부활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은 유물들이 그것을 나타내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 유명한, 투탕카멘입니다. 어쩜 이리도 화려한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 당시에 만들었을 텐데도 이리 화려한 것은 무엇일까, 싶은데 그 위의 장식이 뱀과 독수리로 그저 화려하게 하려 한 것만이 아니라, 바로 이시스와 네프티스를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뱀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은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이집트는 그 뱀을 중시했습니다. 아마도, 이 역시 생명의 영속성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_ 삽이 지신 가운데 하나인 뱀, 그것은 장수 즉, 왕이 이집트의 태양의 신의 아들 즉, 신과 백성들의 중개자라는 그 의미에서 왕만이 아닌, 이집트인들의 장수와 부활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무엇인가, 싶으면 결국 그들은 다시 부활할 것을 믿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손바닥 박물관" 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손바닥과 유물들의 크기를 이렇게 비교해선 짐작이 가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져선지 없는 경우는 대략적인 크기는 어디쯤..? 싶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이집트는, 이렇게 화려할 수가,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집트가 화장에 아주 신경 쓴다는 것은 알겠던데 그것은 그저 "미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바로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재미있는 부분에선 웃게 되었고 페이지를 넘기면서 와, 화려하다.. 싶은 것들은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멋은 요샛말로 시크하다면,

이집트는 대놓고 화려함, 그리고 여성들의 옷과 거들.. 전 거들이라고 해서, 속옷을..? 한순간, 그것이 아니라 장식품이 아니라 "거들"이라는 것으로 여성을 상징하는 조개로 돼 있는 것이었습니다. 옷 자체도 망사로 돼 있고, 그들의 얼마나 관능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경우도 남성을 나타내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의 여성들이 쓰는 것보다 더 정교한 화장용 스푼, 그리고 화장품함과 그 장신구들에게서 우리는 내세도 중요시하지만 현세의 아름다움조차도 결코 포기 못했던 이집트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정도 이집트에 대한 지식이 있었더라면, 싶어선 저처럼 문외한에겐 조금 읽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제 경우, 조금 쉬운 유물들- 그래서인지, 여성 의복이나 미적인 용품들에 눈길이 더 갔습니다 - 과 함께 볼 땐 쏠쏠하다가 역사 이야기가 나오면 조금은 사전 지식을 미리 줬더라면, 싶은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물론, 제 무지를 탓해야겠지만 조금은 이집트의 역사를 알고 읽었더라면 싶었습니다. 저 같은 초보자, 문외한의 경우는 이집트인이 상상이상으로의 장례문화, 그리고 다시 살아나기를 기원하는 그 열망과 함께 화려한 유물들과 정교한 화장품각, 팔레트 등에 오우, 하다가 흉상의 정교함, 아직도 저리 잘 보존된 유물에 다시 놀라워하게 됐습니다만, 그 외에 배경지식이 나오면 음... 하고 있었습니다 초심자에겐, 조금은 즉, 이것을 왜 이리 부르는가, 이런 게 아니라, 바로바로 용어가 나와 그런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혹적인 이집트라는 것만큼, 그리고 계속 언급되는 <사자의 서>는 한 번쯤 읽어보고 싶고, 이 이집트의 잘 알려진 부분이면서도 또 모호한 부분에 대한 것들은 흥미로웠습니다.


태양의 신 라, 를 섬기며

부활과 영속성의 오시리스를 섬겼던 그 고대 이집트인들, 그들에게 태양 또한 "영원함" 이었으며 달이 뜨는 밤, 무덤에 들어가 있는 그 시간 다시 태양이 뜰 때까지의 부활을 약속하면서 유물들을 만들어낸 그 시간 속으로 매혹적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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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된 기억의 세계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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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어쩌면 아주 짧을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10여 분 사이, 기억을 잊고, 잃어버리는 "대망각"의 세계가 도래했습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찰나, 인간의 생존력은 대단함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그래서 "지성"이라 불린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새, 스스로는 오래 기억하지 못하기에 "메모리 칩"이란 것에 의존하는 세상을 또 맞이합니다. 대망각은 그렇게 인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억이란 것이 그렇게 또 인위적일까 싶으면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잊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또 묻습니다.


기록은 마음 자체가 아니야. 기억과 뇌가 만나면서 거기에 비로소 마음이 생기고 영혼이 깃들지."본문 226p

저 말이, 정답일까요? 누군가의 말처럼, 추억은 힘이 없다지만 아니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그걸로 버텨내고 살아갈 힘을 얻으니까요.







이야기는, 1부 바로 대망각의 즉, 10분마다 사라지는 기억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부, 드디어 장기기억을 상실한 이들이 풀어놓는 이야기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하나의 에피가 전혀 연결고리가 없듯 보였는데 어느새, 깨어진 것들을 맞추다 보면 아주 희미한 그 뭔가의 밑그림이 보일 듯 말 듯 한 그 묘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가끔씩, 생각합니다. 만약.. 이 세계 말고 다른 세계가 또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곳은 또 어떤 곳이고, 나는 어떤 기억을 가지고 있을까?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_라는 아주 간단한 말이 답일 수도 있지만, 또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가 선사한 세계, 어떨까요?


문명이 저지른 잘못을 또 다른 문명의 힘으로 억지로 수정하지. 그 결과 또 다른 잘못이 일어나고. 이런 일을 되풀이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야. 본문 233p, 모리나가, 니나에게.



그 말을 한 사람, 은 필사적으로 기억을 남기려고 했던 사람, 대망각의 시대 속, 모리나가였습니다. 그런 그가 바뀌었습니다. 무엇이 그를 바뀌게 만들었는가는 나오지 않았고. 다만, 바꾸려고 하면 할수록 결과는 하나를 얻고 하나를 버려야 하고, 그리고 또 나아가는 듯하다가 더 큰 잘못이 뒤따라 오고, 그런 것이란 걸 알아버렸는지 지쳤는지는 모르겠지만습니다만 그가 메모리칩을 하지 않은 이유, 그 시간 속에서 어쩌면 스스로가 계속 묻고 있었을 겁니다. 기록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요. 하지만, 그럼에도 또 누군가는 기억이 꼭 필요하니까요.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도, 그리고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세상도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1부인 대망각 시대에서는 조금 도돌이되는 느낌이 있어 과연 2부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싶었는데 여러 에피소드이면서 하나인 그런 것들,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월드" 란 것은 지구는 둥글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뫼비우스의 띠면서 또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소설만이 들려줄 수 있고 풀어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메모리칩으로 벌어지는 그 이야기들은 여러 색이면서 또 아닌, 무지개이면서도 7가지가 아니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조금은 뻔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고작 10분의 기억,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명제 앞에서 빠르게 만들어낸 칩, 그리고 그 후 적응해 버린 인간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라고 하는 순간 또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시계 토끼에게 홀려 그 이상한 나라로 가서 만난 사자와 허수아비, 그리고 깡통로봇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합니다. 모리나가가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을 가장 마지막에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_ 당신은 당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면 됩니다. _라고 무책임한 듯하지만, 결국은 최선의 답 혹은 더 어지러운 답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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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조지 오웰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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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회합. 그것은 그들만의 유희였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울타리 안에서 밖을 듣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 위험한 발언이 나옵니다.동물들의 가장 연장자이면서 많이 알고 있는 것만 같은 메이저가 묻습니다. 삶의 본질로 시작된 물음은 왜 그들이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가의 물음의 답을 찾습니다.


그러면 왜 우리에게 처참한 생활이 계속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의 신성한 노동으로 생산되는 모든 생산물을 인간들이 우리로부터 모두 약탈해 가기 때문입니다.

본문 15p, 메이저


그의 말은 맞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의 대가는 누군가의 배를 불려줍니다. 그들의 노동은 인간들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납니다. 그들은 인간인 존스를 내쫓았습니다. 탐욕스럽기만 한 인간. 우리의 노동의 대가로 살아가는 인간 따위 대신 그들이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스스로 농장을 꾸려가기로 합니다. 단단한 울타리 너머, 인간에게 다시는 이용당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분명, 누군가는 앞장서야 하는 거이고, 돼지인 스노볼, 나폴레옹이 먼저 그들 앞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계명을 만들었습니다. 그 7계명은 이러했습니다.

1.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누구든지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우리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하면서도 당연한 계명.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네, 모든 것이 평등하다면, 그들이 그렇게 처참한 생활을 더 이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벌써 그들의 "계명"을 만든 동물이 있습니다. 그들의 합의하라고는 하지만, 누군가는 주도적으로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평등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 스포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 무언가, 그것이 "평등"이란 미명하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쥐어진 그 무엇, 그것을 우리는 "권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갖게 되는 순간 어찌 될까요? 동물들에겐 저 7계명이 당연히 조금씩 바뀝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그러다가 점점 그것은 더 이상 "평등"이 아닙니다. 부를 가지는 순간, 권력을 쥐는 순간, "계급"이 생깁니다. 그리고 더 이상 같지 않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것은 "피라미드"인 것입니다. 수직구조

처음엔, 믿음입니다. 그가 그럴 리 없다는 믿음.

두 번째, 믿음입니다. 내가 속았을 리 없다는 믿음.

세 번째, 믿음입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인간들보다 낫다는 것. _ 이 동물농장이 그리하여 자랑스럽게 운영되고 있단 것을요.


동물들. 그들이 풍차를 건설하고 존스의 총탄에 맞서 싸웠던 것은 결코 이렇게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129p, 클로버


네, 저 피라미드를 위해서가 아닙니다."평등"이었습니다. 설령, 평등이 아니라도 그 모든 것을 다 잊었다 할지라도, 동물들이 믿고 피를 흘리면서까지ㅜ가졌던 그 믿음, 복서의 믿음이 짓밟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나폴레옹은 독재를 합니다.스퀼드의 그 언변은 마치 언론과도 같이 말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믿었던 것은 하나 유일하게 인간이 지배하지 않는 "동물농장"이란 자부심 아래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기묘하게 인간들을 비틀고 있었습니다. 그가 보여준 1984가 숨 막히는 느낌이었다면 거기서 조금의 유머 코드가 있을 뿐, 사실 "통제된 세상"에 대해서 여전히 그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왜, 인간들을 통제하려 하는가? 그건 모두 아는 답일 겁니다. 인간처럼 욕망이, 욕심이 많은 동물도 없습니다. 그것을 동물에 비유해 풀어나간 이 소설은 아주 짧지만, 지금도 행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택한 것은, "복지국가" 였고, "이상적인 사회주의"였습니다. 처음, 스노볼이 만약에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그 사회주의를 실현시켰을까요?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도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나폴레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굴 탓할까요? 나폴레옹을요? 아뇨, 그들 스스로 택한 겁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무지하다는 것만큼, 모른다는 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바뀌었을 때, 그들의 판단은 오류가 있었죠. 그 후로도요.



이 소설, "동물농장"은 참으로 탁월하다 싶었습니다. 고작 200페이지 안에서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 동물들이 어리석었다, 하면서도 과연 우리 앞에 만약 그런 일이 닥친다면 그들과 전혀 다른 선택이 가능할까요?라고 조지 오웰은 툭, 하고 던져 묻습니다. 오늘날은 어떠냐고 말이죠.

네 다리이되 두 다리이면서, 두 다리이면서 네 다리인. _ 여러분은, 어떤 다리를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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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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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버지 니시무라 유지의 수기로 시작합니다. 그 수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_ 요리코가 죽었다.


이야기는, 이방인의 서두처럼 그렇게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족,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버지가 쓴 이야기는 처연하기도 합니다. 14년 전의 불행, 그러니까 그 순간을 담았기 때문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때, 이미 그는 아내의 배 속의 아들을 잃는 상실감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사랑하는 아내는 그때 자유롭지 못한 몸,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슬픔을 가지고서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에게 남은 딸, 요리코 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그 어느 때에 발목을 잡는 것, 그것이 가족이란 이름입니다. 살아갈 이유, 그것은 그 사랑입니다.





그러나, 그 수기는 유서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가까스로 목숨만은 건졌기 때문입니다. 죽고 싶던 사람에게 삶이 주는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요리코의 죽음은 기묘하게 원치 않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학교에서는 명문교이기 때문에 안고 가야 하면서도 버려야 할 그런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의 죽음에 그저 또래의 친구들만이 아주 낮게 노래를, 레퀴엠을 듣고 부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래도 또, 노리코를 위해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그 또래의 소녀들은 잊기도 쉬울 테니까요.

그리고 그런 소녀 요리코의 죽음에 명문재단은 나, 노리즈키 린타로에게 이 일을 맡깁니다. 미스터리 소설가이면서 꽤 이름이 있고 그가 사건을 맡는다면 이 사건의 시선을 조금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을 거라는 계산하에, 그리고 나, 노리즈키는 흥미가 동해서였습니다. 그것은 이 수기를 읽은 후, 였으니까요. 기묘한 수기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어째서"의 의문을 풀기 위함으로 나선 것입니다. 제3자인 노리즈키 린타로가 이 사건을 개입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이란 종종 가까이 이웃한 누군가에게 모든 죄업을 뒤집어씌우곤 합니다. 때론 거기서부터 비극이 태어나죠. 니시무라도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진정으로 증오해야 할 적을 잃어버리고 손이 닿는 곳에서 증오의 표적을 정해버린 겁니다. 증오란 결코 이성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니까요.

본문 113p 나카하라 형사가 노리즈키에게.



탐정이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범인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진실을 찾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그가 개입한 이 사건은 제3자이기에 더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감과 눈으로서 그가 찾아낸 것과 또 그 사건 속으로 뛰어들었을 때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무언가 아주 속에 잡힐 듯한 그것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또 어른들이 아닌, 요리코 또래의 아이들 덕분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슬퍼하던 친구들은 나중엔 잊을지라도 지금 당장은, 친구의 죽음에 무언가가 하고 싶을 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가 알아낸 것은 악몽이었으면 싶은 것이기도 하고 또 어쩌면 어렴풋하게 짐작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카메라 필름에서 보지 못했던 아니, 현상되지 못한 그 사진 한 장을 그가 발견하는 그 과정은 지루함 없이, 전개됩니다. 그리고 그는 조리개처럼 그의 눈을 통해서 보아낸 것을 말합니다. 이야기는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또 전개될수록 조금씩 우리는 노리즈키의 발자국을 따라가면서 같이 진실에 접근합니다. 분명, 이상한 지점은 다 다를지라도 그의 말에 수긍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쩌면 현상되지 않은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분명, 그 사람이 "몰라서"가 아니라 "일부러"인 그 까닭이 있었기 때문일 테지만, 이미 그것은 또렷한 사진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이 이야기가 상상하지 못한 곳에서 제겐 충격을 가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필름으로 알고 있던 그 이야기가 또렷한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보다 더 다른 곳에서 말입니다. 사진을 찍는 순간, 왜 한쪽 눈을 감아야 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저, 말입니다. 죽은, 요리코를 위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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