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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ㅣ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젠 캘로니타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19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겨울왕국은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천만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본 이 이야기를 저는 보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겨울왕국을 이렇게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 만났습니다. 어쩌면 이야기는 예상가능한 지점이 꽤 많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그렇게 많이들 겨울왕국을 찾았을까, 하는 것은 읽으면서 아, 하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스토리가 단순했냐면, 맞기도 하고 혹은 아니기도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는 실은 "마법" 이었습니다.
아주, 익숙한데 도대체 기억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끔 우리는 그런 마법에 걸립니다. 그리고,
결국 찾아내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면, 찾지 않아도 괜찮아서일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기도 합니다.
엘사에게, 잊혀졌던 기억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울라프"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_ 엘사는, 잊고 싶지 않았고 잊을 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녀는 "울라프"를 만들어냈던 겁니다. 그 안에는, 그녀 뿐 아니라, 안나도 있었습니다.
엘사와 안나는 그렇게도 다른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그녀들은 "타협"이란 것을 찾아냅니다.엘사가 한스와의 어느 정도의 저울질을 할 동안 안나 역시 크리스토프에게 당근을 매개로 또 타협하고 있었던 것이니까요.
빵을 만드는, 안나. 그리고, 눈을 다룰 수 있는 엘사. 이 아무 접점 없어 보이는 두 자매지만, 아니오, 전혀요.
빵을 만드는 데는 필히 필요한 밀가루는 그 무엇보다도 눈처럼 하얗습니다. 엘사는, 눈과 얼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분명
안나와 엘사는 그렇게 다른 듯 같이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행복했던 기억, 그 기억들은 어쩌면 부모님의 부재와 함께,이 왕국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그 중압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 편지의 구절 때문이 아닌.
행복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것들이 기억난 그 날, 엘사는 마음을 닫아버린 것입니다. 내가, 혹시나.. 하는 그 생각들 때문에요. 그리고, 자신이 숨기고 있던 능력, 안나가 사랑했던 그 능력을 사람들에겐 이리 불렸습니다 _ 괴물._ 이라고 말입니다.
엘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추고 싶지 않았다. 안나는 엘사의 재능을 믿어주었다. 부모님을 제외하면, 안나는 엘사가 자신의 능력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누구와 눈을 만들지? 안나가 없으면 이 재능은 전혀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본문165p
엘사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은, 안나였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금은 더더욱 그러했는데, 그 안나에 대한 아주 슬픈 기억은 그녀를, 얼음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안나가 좋아해줬던 그 능력을 사람들은 "마법"이라 하지 않고 "괴물" 이라고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물, 녹지 않는 눈물 속에 엘사는 갇힌 것입니다. 아주, 깊은 곳으로요.
그 어두운 기억 속,이긴 하지만 안나의 기억은 또 다릅니다.
그 눈 속에서 아주 따뜻했던 것만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냥 향했던 아렌델에서 뜻밖의 소식을 접합니다. 사라진 여왕님. 그런데, 안나의 기억 저편, 낯설지 않은 엘사 아니, 정확히는 그 따뜻했던 밤의 기억이었습니다. 그것을 확인시켜준 것은 울라프였습니다. 그제서야, 안나에게도 많은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함께 엘사를 찾으러 떠납니다.
눈의 여왕, 그 눈과 같은 색인 엘사의 머리와,
태양의 계절, 그 여름과 같은 안나의 빨간 머리 속 아주 가느다랗게 나와있는 건 흰머리였습니다. 눈을 녹일 만큼의 위력, 그것 역시 엘사와 안나의 능력이었고요. 그리고, 그들은 네, 만났습니다. 모든 저주와 많은 장애물들을 하나씩 하나씩, 물리쳐 가면서 말입니다.
"사랑이 저주를 풀 수 있다. 그거였어!"
엘사가 말했다. 오랫동안 엘사는 두려움 속에 자신을 가두어왔었다.혼자라는 두려움, 절대 안나를 찾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자신의 마법이 왕국을 파괴할 거라는 두려움. 엘사는 자신에게 마범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부터 두려움의 포로가 되었다. _본문 380p
엘사 안의 두려움은 어쩌면 왕위만을 노렸던 한스였는지도 모릅니다. 이 왕위를 놓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 같은, 괴물 같은 마음이요. 그녀가 안나를 잊었을 때, 크게 자리한 그 마음이었는지도요 하지만, 만난 건 여동생 또 하나의 자신이 안나였습니다. 따뜻하기 그지 없는 동생, 사랑하는 동생은 자신을 원망치 않습니다. 그저, 그저,사랑할 뿐입니다. 참으로 단순할 수도 있지만, 그 단순함이 너무나도 잘 보이기에 아주 종종, 우리는 헤맬 때가 많습니다. 이 두 자매의 뒷 이야기는 어쩌면, 그녀들의 부모님의 편지 단 한 줄일 지도요.
넌 이 세상에서 혼자가 아니야! 넌 똑똑하고 아름다운 아이란다, 엘사. 그리고 넌 안나를 찾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안나, 따뜻한 마음과 친절한 영혼을 가진 그 아이도 네게 돌아오는 방법을 찾아낼 거야. 본문 388-389p
읽는 동안,
조금은 뻔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겨울왕국의 이 왜 알면서도 우리가 고개 돌려 못 본척 혹은 너무 잘 보여서 또 보지 못하는 그 앞에 있는 것들을 보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크리스토프의 위치는 애매하기도 했고요. 또, 이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해 비교할 수 없었던 점 등이 있어지만, 그럼에도 삽화들과 함께 아주 빠르게 잘 읽혔습니다.
우리 자신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또 그 누군가가 이상한 나일지라도 이해해 준다는 것_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결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