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지하실 - 현카피의 사진, 혹은 사랑이야기
현재덕 지음 / 은행나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책 선전에서 일컫는 이 책에 대한 정의는 "포토포엠"이다. 포토포엠이 뭔지 어렴풋이 알다가도 모르겠고 무식한 내가 규정하기로는 일종의 포토에세이라 하겠다. 시 같기도 하고 그냥 수필인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현카피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에 알려진 현업 카피라이터가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의 글을 묶어서 낸 책이다.

이 책은 "지나간 옛사랑에 대한 지독한 중독"이라고 말하는 출판사의 카피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옛 사랑에 대한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이 파격적인 장면이나 기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굉장히 심심하구나...는 생각도 했지만 글과 잘 맞아 떨어지는 장면들을 예쁘게 담아냈기 때문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실었던 글과 사진이었던건지 특이하게도 장소, 촬영장비, 그리고 특이하게 배경 음악을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위의 사진 밑에는 "홍대 앞 어느 주점 벽"이라는 장소명과 "F100 + AF Nikkor 50mm 1.4 + Ilford HP5 400"처럼 촬영에 사용된 기자재, 그리고 "Strobe soul - DJ Magik Cool J"라고 배경음악이 작게 기재되어 있다.

"뭐 찍으시는 거예요?"
"여기 이거요. 눈 빠진 인형이요."
"왜요?"
"업데이트 할 이야기가 떠올라서요."
"무슨 얘기?"
"기다리다가 눈 빠지는 얘기."
"에이~"

나는 하나도 우습지 않았어요.
당신이 생각났어요. 당신을 생각하고 있는 내가 생각났어요.

6월 11일까지 네이버에서 책과 관련하여 온라인 전시회가 있을 예정이므로 한번쯤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냥 웬지 조용히 혼자 침실에 앉아서 읽는 것이 어울리는 책.

ps. 책을 사면 껴주는 디지털 탁상시계... 정말 안구에 습기찬다. 액정깨져서 배송되어온 기념으로 쓰레기통에 던져주었다.(가끔씩 휴지통안에서 삑삑거린다는... 엽기...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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