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고향집에 갔다가 7시간이 걸려 밤 11시 귀가. 아무것도 못하고 그대로 침대로 직행.
월요일, 퇴근하자마자 빨래 한 보따리 세탁기에 집어 넣고 돌리면서, 오늘의 할 일 정리. 일단 밥 먹고, 냉장고 정리(라기보다는 안 먹고 쌓아둔 반찬 부스러기 및 흐물해진 야채 죄 버리기 -_-;), 쓰레기통 비우기, 방 청소까지.
그.런.데. 호정무진님이 보내주신 <데스 노트>가 손에 딱 걸렸단 말이지. 세탁기야 돌아라, 배는 고프거나 말거나, 다른 일들 안 한다고 뭐 어떻게야 되겠어, 라는 생각조차 못하고 열중 & 집중. 고작 세 권인데 읽는 시간이 왜 그리 많이 걸리는지. 9시 반에야 더 못 참고 저녁 식사.
한마디로 재미있는 설정. 이름을 써 넣으면 죽어버리는 노트라.
라이토가 그리는 이상사회는, 무섭다. 그러나, 내가 라이토 정도의 나이였을 때, 아마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지 싶다. 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의감 같은 거. 지나친 자신감과 결벽증. 역시, 그래서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듯. L의 지적대로,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죽어 마땅하다고 한다면, 처음에는 극악무도한 죄인에서 시작할테지만 결국엔 사소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까지 처형해야 할거다. Big Brother의 가차없는 심판. 아무도 제대로 숨쉴 수 없는 사회. 그땐 그런 생각을 못 했으니까.
Death Note라는 독특한 소재와 그것을 이용해 이상사회를 만들려는 소년의 야심이 꽤나 그럴 듯하게 결합되어 있다. 라이토와 L의 대결 국면도 자못 흥미진진하다. 다만, 3권에서 둘의 머리 싸움이 도를 지나치는 느낌을 주어 오히려 몰입을 약간 방해한다.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봤는데, 계속 보지 않고 버틸 수 있나. 앞으로는 사 봐야겠군.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볼 기회를 주신 호정무진님께 다시 한번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