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담배>를 보고 나서, 옴니버스 영화제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어졌다. 그래 <원피스 프로젝트>를 예매했다. 동생은 오늘 집에 내려 가자고 하는 걸, 영화를 보고 싶어서 내일로 미룬 터였다.

2시에 시작이라 1시쯤 친구와 만나 급하게 밥을 먹고 아트시네마로 올라갔다. 그런데, 어라, 사람들이 없다. 입구에 서너 명이 서 있길래 영화 보러 왔다고 했더니, 중앙대 졸업 작품전 중이란다. "인터넷으로 예매했는데요, 어떻게 된 거죠?" 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오늘 내일은 저희가 대관했거든요." 라는 대답이다.

예약한 티켓을 꺼내들고 확인했다. [2005년 2월 12일 (토)] 라고 적혀 있다. 오, 오늘이 12일 아닌가...뭐냐, 이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친구는 괜찮다고 웃었지만, 나의 바보스러움에 내가 짜증이 나 버렸다.

수암님이 소개해주신 일민미술관의 한중일 목판화전을 보러 갈까 했으나, 언제부터 시작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전화로 확인해 볼 수도 있었지만 이미 기분이 상한 터라 그것도 하기 싫고, 그래 그냥 교보에 가서 책이나 보자고 했다.

날씨는 엄청 좋더라. 하늘은 청명하고 햇빛이 따스했다. 제법 차가운 바람만 아니라면 봄이라고해도 좋을만한 날이었다. 아트시네마에서 교보까지 걸었다. 오랫만에 따뜻한 거리를 걷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교보에서 3시간 가량 책을 봤다. 동화책 코너 앞에서 한참을 있었는데, 재밌는 책들을 여러 권 봤다. 에드먼드 브릭스, 에즈라 잭 키츠, 윌리엄 스타이그,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등등. 책이 재미있어서 한참 킬킬거리다보니 기분이 풀렸다. 단순하긴.

맛난 초밥으로 저녁 먹고 커피와 케잌으로 후식까지 제대로 먹은 후 귀가.

오늘도 <지금도 마로니에는>을 놓쳤군. 11시가 좋았는데 어쩌자고 9시로 바꾼 것인지.

내일 아침 집에 간다. 일주일간의 휴식. 엄마랑 사촌동생들이랑 재밌게 놀아야지. 집에 있는 동안 서재에 들어오지 못할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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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2-0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날도 있는거죠..^^* 담주에 보시면 더 재밌으실 거예요..
집에 잘 다녀오세요~~

chika 2005-02-06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얘기에 동감~!! ^^
오랫만에 따뜻한 거리도 걸었고 재밌게 책도 읽었고...단순해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진거 맞네요. ㅎㅎ

로드무비 2005-02-06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출발했는가?
블루님, 고향 잘 다녀오시우.
바다 냄새 실컷 맡고,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