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해 그간 읽어온 몇 권의 책이 이 한권으로 종합된다는 생각.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파시즘, 공산주의, 테러 등 끊임없이 새로운 '적'을 만들어 일으키는 전쟁이나, 절대 진리처럼 전 세계에 퍼뜨리는 '시장주의'는 결국 미국의 풍요를 위한 방편. 그들 스스로는 부정하고 있으나 어째서 미국이 '제국', 그것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제국인지를 설명한다.

책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보기를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방식을 바꿔야지 싶다. 읽고나서 정리를 하려고 하니 어디서 무얼 봤는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마지막 부분,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목을 읽고 있었는데, 옆자리의 아저씨가 책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을 알았다. 부러 다리를 꼬고 책을 높이 들어서 보기 편하게 해 주었다. 그러자 이 아저씨, 계속 함께 읽는다. 신경쓰일까봐 고개를 들지 않아 아저씨의 표정은 보지 못했다. 내릴 때가 가까이 되어서는 무릎 위에 제목이 잘 보이도록 올려 놓았다. 역시 쳐다본다. 이 아저씨는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괜히 궁금해졌다. 관심있으세요, 라고 말이라도 걸어볼 걸 그랬나.

잠 안 와서 잡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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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 2005-02-05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세하신 urblue님, 그 아저씬 기분이 아주 좋으셨을 거예요. 미녀와 함께 재미나는 책을 읽으셨으니...그런데 신문 같은 건 곁눈질해서 본 적 있지만 책을 그렇게 같이 보는 건 또 처음 보네요. 잡지 같은 거야 눈요기로 같이 볼 수 있지만 책이라니, 호기심이 많은 분이었나봐요.
좋은 밤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전 일찍 일어났긴 한데 이제부터 뭘 해야할지 모르겄어요;;

sudan 2005-02-0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책인지 읽고 싶게 만드는 글이군요. 좋은 책 알려줘서 고마워요.

바람구두 2005-02-05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 나라면 관심있는데요, 했을 텐데...

urblue 2005-02-0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님, 옆자리 사람이 책을 들고 있으면 대개 무슨 책인가 정도만 확인하잖아요. 그런데 그 아저씨는 거의 30분 가까이를 고개를 안 돌리는 거에요. 재밌는 분이에요. ^^
그나저나 일찍 일어나셔서 무얼 하셨나요? 전 이제 일어나서 영화보러 나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면 좋을텐데요.

수단님, 김동춘 교수는 원래 글을 잘 쓰신다고 하더군요. 잘 읽히고 재미있고 유익한, 뭐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바람구두님, 사실은 그럴까봐 무서워서 말을 못 걸었다구요. 제가 또 무지 낯을 가려서 말이지요. ^^;;

바람구두 2005-02-0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래서 말인데요. 낯을 가리시니 먼저 말 걸어오게... 저라면 urblue님이 관심 가질 만한 책을 즉석에거 꺼내들겠습니다만... 작업=선수?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