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꿈꾸는 것처럼

 

너의 마음 곁에 나의 마음이 눕는다
만일 병가를 낼 수 있다면
인생이 아무려나 병가를 낼 수 있으려고……,

그러나 바퀴마저 그러나 너에게 나를
그러나 어리숙함이여

햇살은 술이었는가
대마잎을 말아 피던 기억이 왠지 봄햇살 속엔 있어

내 마음 곁에 누운 너의 마음도 내게 묻는다
무엇 때문에 넌 내 곁에 누웠지? 네가 좋으니까, 믿겠니?

내 마음아 이제 갈 때가 되었다네
마음끼리 살 섞는 방법은 없을까

조사는 쌀 구하러 저자로 내려오고 루핑집 낮잠자는 여자여 마침 봄이라서 화월지풍에 여자는 아픈데
조사야 쌀 한줌 줄테니 내게 그 몸을 내줄라우

네 마음은 이미 떠났니?
내 마음아, 너도 진정 가는 거니?

돌아가 밥을 한솥 해놓고 솥을 허벅지에 끼고 먹고 싶다 마치 꿈처럼
잠드는 것처럼
죽는다는 것처럼

                                                                                                                                            ─  허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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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4-09-24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가는 먼 집>이 사라졌다. 불현듯 생각난 이 시, '돌아가 밥을 한솥 해놓고 솥을 허벅지에 끼고 먹고 싶다'를 확인하고 싶은데, 아무리 뒤져도 그 시집만 보이지 않는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아 한참 인터넷을 뒤졌다. 결국 찾아냈다. 좋은 세상이라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솥째 밥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시인처럼, 죽는다는 것처럼.

비로그인 2004-09-24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전 요즘 먹는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은데...우울증이 조금씩 깊어갈수록 속에 무얼 넣는다는 것이 거북합니다. 제 몸이 이렇게 혐오스러울 때가 없었는데...다이어트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가냘픈 몸이라 거식증은 아닌 듯 한데, 흠흠. 이번 추석에 집에 내려가 엄마가 해주는 나물밥이라도 먹으면 입맛이 조금은 나아질려나 모르겠군요. ^^

로드무비 2004-09-2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매일 솥을 허벅지에 끼고 밥을 먹는다우.^^

urblue 2004-09-2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owave님, 우울증을 앓고 계신가요. 우울이란 놈, 툭툭 털어내 버리세요. 집에 가셔서 맛난 것도 많이 드시고, 기운도 차리시고, 건강해지세요. ^^

로드무비님, 흠흠...님은 충분히 그러실 것 같다는...( ") 건 아니고... 저도 님처럼 솥 끼고 많이 많이 먹고 싶네요.

2004-09-24 1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09-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해 바다에 안부 전해 주세요.^^

바람구두 2004-09-2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수경이 그새 도통했군요. 왜 그럴까?

urblue 2004-09-2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이 도통하셨나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