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케이블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다 야심만만이라는 프로의 재방송을 잠깐 보았다.
출연자는 잘 생긴 두 남자 배우(강동원, 조한선)와 나이 지긋한 두 아주머니(박미선, 이성미)였다. 그런데 이 두 아주머니, 맞은편에 앉은 젊은 남자애들을 멋지네, 잘생겼네 하며 연신 가지고 노는 것이었다. 이제 20대 중반인 이 애들, 아주머니들의 농담에 제대로 대꾸로 못한다.
보고 있기 불편해서 TV를 꺼버렸다.
오늘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친구는 '왜, 시원하지 않디?' 한다.
친구는,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당하니까, 남성들이 똑같은 꼴을 당하는 걸 보는 것이 시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이 지긋한 사람이 나이 어린 이성을 희롱하는게 재미있고 시원하다면, 성희롱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합리화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나 역시 비슷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 남자들이 농담이나 장난이라며 주위의 여자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서, 반발심으로 일부러 남자 후배에게 짓궂게 군 적도 있고, 의식하지 못하면서 상처를 준 적도 있다. 그런 것들을 자주 보게 되면 무뎌지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성희롱은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남성들 중에 성희롱의 기준이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은 걸로 알고 있지만, 이래저래 봐주다 보면 모두가 물들어버리고, 상처 받는 사람만 많아지게 된다.
이런, 그냥 TV 프로 때문에 기분이 좋지 못했다는 얘기를 쓰려고 했던건데, 왜 강성 발언이 나가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