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개봉에 맞춰 온갖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들이 서점가 진열장 한 쪽을 장식하고 있다. 흥미로운 책들도 몇 있지만 대개는 영화가 불러일으킨 관심을 이용하려는 출판사의 발빠른 마케팅의 산물들이다. 흥미로운 책들 중 한 권은 루이스 캐롤의 삶을 다룬 "The Mystery Life of Lewis Caroll" 이었는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눈도장만 찍어 두었다.


The Hole We're In
- 소설 / Gabrielle Zevin / Grove Press

[마가렛 타운] 의 작가 가브리엘 제빈의 신작이다. 겉으로 보기엔 번듯해 보이지만 상당한 빚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가족을 소재로 하는데, 소통의 부재와 혼외 정사 등으로 얼룩진 삶을 그린다. 오늘날 미국 가정이 지닌 제반 문제들을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마가렛 타운]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The Surrendered
- 소설 / Chang-Rae Lee / Riverhead Books

재미교포 작가 이창래 씨의 신작이다.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전쟁고아 소녀와 선교사의 부인의 삶이 서로 교차하며 전쟁과 같은 비극적 사건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의 자아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소재 자체가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닌데, 미국에서 자라난 젊은(65년생) 작가가 한국 전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지 흥미가 생긴다.


Horns
- 소설 / Joe Hill / William Morrow

어느날 갑자기 주인공의 머리에 작은 뿔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에게 사람들이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가슴 속 깊은 어두운 생각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이 와중에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사람들이 주인공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꽤 흥미로운 것 같다.



The Lost Books of the Odyssey
- 소설 / Zachary Mason / Farrar Straus & Giroux

일리아드에서 오디세이의 귀환 이후를 이어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스토리가 아주 땡기지는 않는데, 일리아드 정독 후에 여흥 정도로는 나쁘지 않을까 싶다.




Mark Twain : Man in White
- 평전 / Michael Shelden / Random House

마크 트웨인 평전으로, 주로 말년의 그의 삶을 다룬다. 마크 트웨인이라는 걸출한 작가에 대한 연구서로도 훌륭하지만 탐정 소설과 같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수작이라는 평이다. 표지에 있는 검은 배경에 흰색 슈트, 흰 머리의 마크 트웨인 사진이 인상적이다.


Footnotes in Gaza
- 만화/르포 / Joe Sacco / Metropolitan Books


1956년 오늘날 가자 지구에 위치한 라파(Rafah) 라는 마을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111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저자는 이 사건을 재조명함으로써 오늘날 가자 지역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폭력을 이해하는 한 단초를 제공한다. 실제 가자 지역 팔레스타인 마을에 들어가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그들의 일상과, 다양한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비극의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A New Literary History of America
- 문학사 / Greil Markus 外 / Belknap Press

요거 대박이다. 무려 1095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에 1500 년대부터 시작해 2008년에 이르기까지 미국 문학사를 담았다. 쉽게 손대기 힘들 분량과 내용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꼼꼼하게 긴 호흡으로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 연말쯤에 사서 내년 새해 계획으로 잡아볼까 생각도 든다.


Dancing in the Dark
- 문화사 / Morris Dickstein / W W Norton & Co.

1930년대 40년대 대공황의 시기에 대중 문화가 한 역할들을 조망해본다. 문학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주로 헐리웃을 중심으로 경제적 위기가 대중 문화에 가한 영향과, 거꾸로 대중 문화가 경제적 위기 속을 살아 남는 대중들의 삶에 기여한 바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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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3-08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orns 보고 싶어욧!

turnleft 2010-03-09 02:57   좋아요 0 | URL
보세욧!! ㅎㅎ

그나저나 휘모리님 요즘 술일기가 뜸하네요. 술 끊으셨어염?

무해한모리군 2010-03-10 13:04   좋아요 0 | URL
바빠서 못마셔요..
일더미에 묻힐거 같아요.
한국의 폭음과 맞먹는 악습인 폭일 야근이 어서어서 없어져야 할텐데요 ㅠ.ㅠ

책은 잉글리쉬잖아요 ~ 과연 00

turnleft 2010-03-11 05:20   좋아요 0 | URL
저런.. 밀물이 밀려오는 시기로군요.
한국 회사들의 고질적인 몰아치기는 계획성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시스템으로 일을 하는게 아니라 노가다로 일을 하니 -_-;

hnine 2010-03-09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왔군요! 이 창래 The surrendered.
그런데 이분 책은 원서로 읽기에 만만치 않아서 말이지요.
원서로 시작했다가 결국은 번역본으로 마치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이번엔 아예 얌전히 번역본 나올때까지 기다려야겠어요.

turnleft 2010-03-10 07:09   좋아요 0 | URL
이 분 책이 어려운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서 문득 두려워 지는군요..;;

라로 2010-03-09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창래씨의 책이 제일 관심이 가네요!!!!예전에 읽었던 네이티브 스피커가 넘 좋았더랬어서 기다렸는데 말이죠!!!>.<

turnleft 2010-03-10 07:10   좋아요 0 | URL
오호, 나비님 추천으로 일단 [네이티브 스피커]부터 읽어봐야 겠군요.

vlzkcb222 2010-03-1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내용이 다영어로되어있는데 어떻게읽어요??

turnleft 2010-03-20 03:21   좋아요 0 | URL
영어로 읽으면 됩니다..;; 라는 뻔한 대답 밖에는 -_-;

근데, 대한민국 고등 교육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요. 수능 시험 볼 정도만 되면 기본적인 영어 독해는 되거든요. 꼭 읽고 싶은 책이면 사전 옆에 두고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합니다. 독서라는 과정이 편안하기 보다는 훨씬 머리 아픈게 되겠지만, 책을 덮는 순간의 성취감도 그만큼 커질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