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보니 재미가 들린다. 정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2주 터울 정도로 한번씩 정리해 봐야지...라고 생각만 해 본다. 의지부족이라기보다 의지박약에 가까운 나로서는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Summertime
소설, 존 쿳시 지음, Penguin Group USA 

나의 완소 작가 중 한 명인 존 쿳시의 신작이다. "Boyhood", "Youth" 에서 이어지는 "Scenes from Provincial Life" 3부작의 마지막 권이라고 한다. 이 중 "Boyhood"만 국내에 번역출간되어 있다.(소년시절..인데 자꾸 소년시대라고 읽는다;;) 이 연작은 장르로 따지자면 자전적 소설인데, 이게 좀 모호하다. 작중 인물인 John Coetzee와 실제의 John Coetzee 는 서로 겹치면서도 겹치지 않는다. 이는 쿳시의 의도적 설정인데, 자서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에 전제된 저자와 독자 간의 암묵적 동의(저자가 진실을 고백하고 있다는)가 얼마나 허약한 것인지 생각해 볼 때 오히려 쿳시의 이러한 시도가 작가로서의 쿳시에 대한 더 깊이 있는 성찰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3부작을 한꺼번에 이어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Juliet, Naked
소설, 닉 혼비 지음, Penguin Group USA 

닉 혼비의 신작. 사실 닉 혼비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딱히 내 기대작은 아니다.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지도. 참고로, Juliet 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음반의 이름이다. 이상한 상상하지 말 것.
 

Generation A
소설, Douglas Coupland 지음, Simon & Schuster 

알라딘에는 아직 상품 이미지가 안 뜬다. "Generation X"라는 소설을 통해 "X 세대"라는 표현을 처음 만들어낸 작가. 이 작품이 전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근미래, 지구상에서 벌이 멸종한 상태다. 그런데 세계 여기저기서 서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5명의 사람들이 벌에 쏘이는 사건이 벌어진다. 벌이 어디서 나타났으며, 왜 이 다섯 명의 사람들을 공격했을까. 결국 이 다섯명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한 연구소에 모이게되고, 여기서 어떤 "실험"을 거치게 되는데... 사실 시놉시스만으로는 책의 성격을 잘 가늠은 안 된다. 일단 찜만 해놓고 좀 더 살펴봐야겠다  

The Man Who Loved Books Too Much
소설, Alison Bartlett 지음, Penguin Group USA 

책 좋아한다는 사람 치고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이다. 책을 너무 사랑해서 책을 훔치는 남자, 그를 쫓는 탐정, 책을 훔치는 행위를 가장 혐오하는 서점 주인. 일단 이 셋이 어떻게 서로 얽힐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을 것 같지 않은가.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In the Valley of the Kings
소설, Terrence Holt 지음, W W Norton & Co Inc 

알라딘 상품 소개에는 뜬금없이 작가 이름이 "막스 파우어"로 뜬다;; Terrence Holt는 촉망받는 신인이었는데 갑자기 절필하고 약학을 공부했다가, 이 작품으로 다시 작가로 컴백했다고 한다. 중편 한 편과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 장르를 딱히 나누기 어려운 작품들인데, 얼핏 보기에는 SF 로 분류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역시나 얼핏 살펴본 바로는 빼어난 상상력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Total Recall
IT, Gordon Bell/Jim Gemmell 지음, Penguin Group USA 

영화 제목은 아니고, Microsoft 에서 추진한 "한 사람의 인생을 모두 Digital Memory 로 저장하는" 프로젝트에 관한 책이다. 부제로 "How the E-MEMORY revolution will change everything"이라고 붙어 있다. 중학교 때 20MB 짜리 하드 디스크를 사고 경이로워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손톱만한 메모리에 그 수천배가 넣는 데이터를 집어넣는 오늘날의 저장 기술을 실로 어마어마하다. 이제 그 저장 장치 속에 인간의 모든 기억을 집어 넣을 날도 멀지 않았을까? 기술적인 내용이 중심이겠지만, 그러한 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인간 생활 양식의 변화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Bill Gates 가 서문을 썼다.
 

Stitches
회고록, David Small 지음, W W Norton & Co Inc 

Graphic Novel, 즉 만화로 그려낸 회고록이다. Maus 를 떠올리게 한다. 방사선 기사였던 저자의 아버지는 사소한 질병(감기 등)에도 아이의 몸 이곳저곳을 X-선 촬영을 해댔다. 이 무분별함은 아이에게 암을 발생시키고, 몇 년 동안 방치되도록 하는 결과를 낳는다. 사랑받지 못한 유년의 이야기를 독특한 표현 양식으로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Amazon에서 9월의 Best 로 뽑혔다.
 

A World Without Ice
환경, Henry Pollack 지음, Penguin Group USA 

Henry Pollack(과 그의 동료들)은 앨 고어와 함께 2007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책 역시 지구 온난화에 관한 책인데, 얼음이 지구상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지구상에서 얼음이 사라진다면? 21세기 판 "침묵의 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The Healing of America
의료, T.R.Reid 지음, Penguin Group USA 

지금 미국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가 오바마가 추진 중인 의료보험 개혁이다. 오바마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의보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은데, 저항하는 쪽의 가장 큰 무기는 "의보 개혁은 오히려 사회적인 의료 지출을 증가시켜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이 책은 미국 외의 국가들에서 시행 중인 공공의료 정책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그러한 주장들이 기우임을 확인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비록 미국을 타깃으로 해서 나온 책이지만, 공공연히 공공의료체계를 허무려는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참고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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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10-0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턴레프트님, ^-^; 솔직히 이들 중에서 가장 영어로 읽기 쉽게 써진 거 하나만 추천 부탁드립니다아.내용보다는 영어가 더 문제라섬.

turnleft 2009-10-03 23:0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라서 어느게 쉬운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
그간의 경험에 따르면 아무래도 문학 쪽이 문어들이 많이 쓰여 문장도 복잡하고 사전도 많이 참조해야 하더군요. 제 생각엔 위의 책들 중 A World without Ice 정도가 제일 무난하지 않을까 싶네요.

hnine 2009-10-03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중에서 저보고 한 권 고르라면 Stitches를 고르겠어요. 더구나 'Graphic' novel이라니, 이러다가 정말 읽어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turnleft 2009-10-03 23:06   좋아요 0 | URL
Stitch 는 graphic novel 중에서도 대사가 매우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빙고!

perky 2009-10-04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쓸한 타국에서의 명절!
송편은 드셨나요? (전 구경도 못했지요. ㅠㅠ)

일본어 공부에 정신팔려 책에 관심 못 갖은지 벌써 한달이에요..
그새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이 많이도 나왔군요.

존 쿳시는 글 정말 잘 쓰더군요. 예전에 원서로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읽었었는데요..내용의 깊이에 반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문장력에 반했던 기억이 나요.

turnleft 2009-10-04 10:02   좋아요 0 | URL
그냥 평범한 주말인데 별로 쓸쓸할 것도 없죠 뭐. 송편도 먹었고.. ^^;

저는 원어로 쿳시를 읽어본 적은 없어서 문장력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완소작가라는건 변하지 않죠 후후. 이번에 <추락>이 영화화되서 나오더군요. 루리 교수 역으로 무려 존 말코비치라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