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리메이크하다 시인세계 시인선 17
문세정 지음 / 문학세계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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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라는 시를 한겨레에서 읽자마자 구입한 시집이다. 살다보면 흠씬 비 맞고 싶은 날 있지 않던가? 아마도 이 시를 읽은 날이 내게 그런 날이었으리라. 헌데 비가 안 와서 우울해하고 있었겠지? 그런데 문세정의 '우기'라는 시가 내게 빗물을 쏟아주더라. 그래서 '맘껏 흡수'했지!^^ 흠뻑 젖어 행복했다. 그래서 시인에게 감사해하며 여기저기 이 시집을 알리고 다닌다. 선물도 하고^^

 문세정은 사람이다. '그대가 무심히 던진 말 한마디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는' 연약지반구역을 가진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던가? 나 역시 자꾸자꾸 무너져 내리는 연약지반구역을 어떻게 복구하나 고민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고 있는 것,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모두를 보여주는 이 시인의 감성이 부럽다. 한참이나 이렇게 부러워하고 앉아있다......쭈욱......... 

 

 

<예수를 리메이크하다>중에서 오늘 나를 설명하는 시 한편 적어본다.

음지식물

 

난 이상하게 어두운 곳이 좋더라

빛이 한발 비껴간

골방 골목 골짜기

그런 곳에 있다 보면

어느새 맘이 편해지더라

정면에서 쏘아대는

햇빛 불빛 눈빛

그런 것들은 뾰족한 가시 같아서

어딜 가나 구석지고 은밀한 곳을 찾지

굳이 설명하자면

적당한 고립을 즐긴다고나 할까

아무튼 어느 정도

가려진 공간에 있을 때

맘이 편하고 차분해지더라

내가 너무 폐쇄적이라고?

그렇게 보이더라도 할 수 없지

 

아주 오래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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