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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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오렌지색 커버속 사진에는 엄극진 포스를 풍기며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중년 아저씨와 행복한 미소를 짓고있는 빨간머리 주근깨 소녀가 나란히 서있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 아버지 앨과 딸 키티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빵 굽는 부녀' 딸 키티와 아빠 앨, 그리고 그들이 만든 오렌지 베이커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수다스럽고 통통튀던 막내딸이 어느날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우울해하더니 학교에 다니는게 불가능해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다

부모는 왜 이런일이 생겼을까? 왜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자책하며 가족 모두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된다

공부도 잘하고 밝고 명랑하던 딸 키티는 학교를 그만두고 아빠는 직장인 옥스퍼드대학교를 떠나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줄어든 수입을 보충하기위해 엄마는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했다

우연히 앨과 키티가 함께 빵을 구우면서 무기력하고 우울하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어떤것에도 관심이 없던 키티가 빵을 구우면서 미소를 찾게되고 너무 많은 빵을 구워 이웃들에게 배달하다가 빵 구독 서비스까지 시작하게 되고 팝업매장을 거쳐 크라우드 펀딩으로 빵가게 오렌지 베이커리를 열게된다
사람들은 키티가 만든 빵을 너무 좋아했고 고객들에게 갓구운 따끈따끈한 빵을 건네며 행복함을 느끼고 자기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알게된다

책의 절반은 우울과 두려움속에 빠져있던 키티가 아빠 앨과 함께 베이킹을 시작하면서 캄캄한 동굴같던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라면, 나머지는 키티만의 레시피로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빵 사워도우빵 스위트 도우 페이스트리 쿠키와 케이크 등 55개의 레시피가 들어있다

빵이 무슨 마술을 부린 것처럼 책을 읽는동안 혼자만의 어두운 생각에 빠져있던 키티가 조금씩 세상으로 걸어나와 자기의 삶을 다시 살아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했지만, 지치거나 포기하지않고 딸의 곁을 지키며 오십이 넘는 늦은 나이에 베이커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게된 아빠,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의 응원, 이웃들의 따뜻한 공감과 위로, 기꺼이 지식을 나눠주며 도와준 제빵사들..

한 소녀의 무너진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수많은 조력자들을 보며 아직까지 세상은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걸 느꼈다

지금 이순간 너무 막막해서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면 키티의 빵처럼 내 안의 작은 불꽃을 꼭 찾을수 있다는 주문을 외워보기를ᆢ♡




#위로를주는빵집오렌지베이커리 #키티테이트 #앨테이트 #윌북 #베이킹 #레시피 #Breadsong #음식에세이 #힐링에세이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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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 오타쿠 겸 7년 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소얼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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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말할수 없다는걸까? 였다하지만 표지 아래쪽에 적힌 문구를 보고 바로 '아.. 그래서 그랬구나~' 궁금증이 한방에 풀려버렸다

'장르물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오타쿠겸 7년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책의 저자는 프리랜서 일본어 번역가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있는 외서나 외국영화를 번역하는 그런 번역가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번역가이다
저자는 TL소설과 만화, BL만화, 라이트 노벨 같은 성인물 번역과 산업번역을 한다

저자가 일본어 번역, 그것도 성인물 번역을 하게 된 과정부터 남다르게 재미있다
일본어 전공자도 아니고 일본어 실력이 뛰어난것도 아니지만 최애 게임을 하고싶어 일본어를 죽어라 공부했고, 좋아하는 TL소설(성애 묘사가 들어간 로맨스 라이트노벨)을 직접 번역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 무작정 지원해서 합격하게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덕질하던 장르로 번역가라는 직업까지 얻게되었으니 모두가 꿈꾸는 덕업일치를 이룬것이다

TL장르는 잘모르지만 나 또한 BL덕후라 그림작가나 스토리작가님의 후기로 그쪽 세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있었지만, 우리말로 번역된 일본 BL 단행본을 읽을때마다 이런건 도대체 누가 번역하는걸까? 궁금했는데..
덕질중에서도 최고 서브컬처인 성인물 장르의 번역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수있다는 것만으로 설레었다

책은 저자가 성인물을 번역하면서 겪은 날것 그대로의 19금스러운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뭘 번역하는지 말할수 없어서 둘러대거나, 성인물을 번역할땐 가족들이 집에 없는 시간대에 한다거나, 왠만한 성적인 용어나 음담패설을 일본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고있어 변태로 오해를 받을까봐 걱정하거나..ㅎㅎㅎ

저자가 번역하는 19금 소설이나 만화처럼 분명 존재하지만 아무데서나 볼수없었던 이야기들이라 비밀스러운 재미도 있지만 번역이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번역일을 찾는 노하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독자 질문 코너로 성인물 번역, 그것이 알고 싶다 등 번역가로 살아남기 위한 실용적인 정보들도 공유하고 있다

때때로 웃프고 때때로 현타 오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성인물을 번역하면서 힘든적도 많고 여전히 남들에게 떳떳하게 밝힐수는 없지만 밥벌이를 위해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함을 느끼고 더 잘하기위해 노력하는 프로 번역가+찐 오타쿠의 포스가 느껴졌다

오늘도 나같은 덕후들의 덕질생활을 풍요롭게 해주시는 번역가님께 앞으로도 쭈욱~ 핑크빛 길만 걸으시라고 응원한다! 홧팅!!^^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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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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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었을때 우리가 매일 보는 개미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수있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다른 어떤 소설과도 비교할수없을만큼 신기하고 경이로웠다

그 이후로 나온 작품들도 사람들이 무심코 스쳐 지나치는 작은것들도 섬세하고 치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호기심과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놀랄만큼 그는 진짜 타고난 천재 소설가라고 생각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외국작가중 공백기없이 꾸준히 다작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를 뽑으라면 단연코 무라카미 하루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아닐까?

하루키가 소설이 아닌 달리기 클래식 레코드 재즈 여행 등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에세이나 잡문집을 꽤 많이 발표한데 비해 베르베르의 에세이, 그것도 그의 자전적 에세이는 처음이라 책을 읽기도 전부터 설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꽤 많이 읽고 좋아하지만 나는 베르베르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을까?,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어떻게 글을 써왔을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궁금한 질문들이 떠올랐다

책의 첫장 '인생은 뽑아 펼쳐놓은 타로를 닮았는지도 모른다'라고 시작되는 문장처럼 특이하게도 타로카드의 아르카나 숫자와 함께 베르베르의 나이대별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

열네살때 처음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해준 끔찍한 사건부터 목숨을 걸고 개미떼를 관찰하고, 수없이 많은 퇴짜 끝에 <개미>로 데뷔한 신인시절을 거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하기까지 베르베르의 삶과 글쓰기에 대한 모든 비밀을 담고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가 천재 작가 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만 생각했던 그가 한 인간으로 인생을 살아오면서 만난 인물들과 경험, 사건들을 먼훗날 자신의 작품속 캐릭터와 장면으로 재탄생시키고, 새책을 쓸때마다 마침표를 못찍을것 같은 부담감에 시달리며, 매년 10월 첫번째 수요일에 새책을 내기로 자신과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위해 30년간 아침 8시부터 12시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엄격한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성실한 천재였다는걸 알게되었다

글을 쓸 힘이 있는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한 계속 쓸 생각이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말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 줄 때까지..

책을 읽는동안 지금도 어딘가에서 성실한 개미처럼 글을 쓰고있을 그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베르베르 작가님, 오래오래 글 써주세요~♡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 이벤트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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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고아들 - 나는 동물 고아원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바이 신이 지음, 김지민 옮김 / 페리버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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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멸종위기에 빠져있는 동물들을 주제로 한 <지구의 고아>라는 자연생태 다큐멘터리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은 에세이다

저자가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동물고아원에 있는 어미를 잃은 새끼나 사냥꾼의 덫에 걸려 다치고 장애를 입은 동물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위험에 빠진 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해 다시 야생으로 방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책에는 남아공 코뿔소 고아원, 코스타리카 나무늘보 고아원, 러시아 불곰 고아원, 스리랑카 코끼리 고아원, 대만 흑곰과 삵 고아원이 나오는데 세상에 이런 동물고아원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몇년전 <무한도전> 해외 극한알바편에서 코끼리 고아원 나와서 아기 코끼리 도토의 이야기로 유명해진 기억이 난다

코뿔소 뿔로 만든 가루가 만병통치약으로 소문나 밀렵꾼들에게 뿔이 잘리고 잔인하게 죽음을 당하는 코뿔소, 인간들이 귀엽고 신기해서 껴안고 사진을 찍는 행동만으로도 목숨이 위험해지는 나무늘보, 겨울잠을 자는 굴에서 사냥을 당하는 곰, 고기를 팔아먹기위해 사냥당하는 기린, 벌목상들이 나무를 운반하는 노동용이나 코끼리타기 체험용으로 학대당하는 코끼리, 서식지인 숲이 파괴되어 쇠철창에 갇혀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흑곰,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왔다가 로드킬 당하거나 덫이나 독극물을 먹고 죽는 삵..

돈에 눈이멀어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고 학대하는 인간들의 잔인한 이기심과 욕심에 화가 나면서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동물들이 야생으로 돌아가 자유롭게 살수있게 치유를 돕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작은 희망이 느껴졌다

우리는 지구의 주인이 아니고 지배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도 지구 어디에선가 인간들의 밀렵과 학대로 인해 동물들이 멸종하고 있다
우리가 이런 상황을 바꿀수있는 마지막 세대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지구에는 우리와 공존해야할 다른 생물들이 있고 그들은 인간들의 보호와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런 마음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면 지구의 고아들도 외롭지 않고 생태멸종이라는 비극도 막을수있을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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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명은 없다 - 세계 최초, 유기동물 호스피스에서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
알렉시스 플레밍 지음, 강미소 옮김 / 언제나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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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호스피스를 만들어 유기되거나 주인이 없는 동물이나 불치병에 걸린 동물들을 구조하고 마지막까지 돌봐주는 동물복지 운동가의 실제 이야기이다

동물 호스피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는데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이야기는 저자가 매기라는 대형견을 구조해 돌보다가 종양제거 수술을 받던중 의료사고를 당해 하늘나라로 떠나면서 시작된다
매기가 떠나고 저자는 매기처럼 방치당하거나 학대받는 동물들을 마지막까지 지켜주기위해 동물 호스피스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치매에 걸린 주인이 밥을 주지않아 깡마른 상태로 발견된 개, 비를 맞으며 길바닥에 쓰러져있던 어린양, 쓰레기 매립지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살던 고양이, 사람나이로 146세인 할아버지 돼지, 지옥같은 공장에서 사육되던 암탉..
동물 호스피스엔 아프거나 다쳐 죽음을 앞둔 동물들만 들어온다

저자가 구조한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정성들여 간병을 하고 떠나는 순간까지 어떤 마음으로 서로 교감을 나누고 떠나보내는지 그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더 슬펐다

그녀 또한 건강한 몸이 아니라 크론병과 염증성 관절염으로 매일 육체적, 정신적 고통속에서 사는 환자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존경심을 넘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외감까지 들었다

과연 나라면 한마리도 아니고 저렇게 많은 동물들을 구조해 마지막까지 돌볼수 있을까?
한번도 아니고 사랑하는 동물들과 이별해야 하는 슬픔을 감당할수 있을까?
누구나 불쌍하다고 생각은 할수있지만 용기를 내어 구조하고 시간과 돈을 들여 치료하고 간병을 하는건 아무나 할수없는 헌신이다

사람도 아닌 동물이 무슨 호스피스에서 치료를 받고, 자연의 순리대로 살다가도록 내버려두지 동물에게 너무 과분한거 아니냐고 말할수도 있다

저자가 사랑으로 가득한 삶을 살다간 매기를 떠올리며 동물보호소와 길거리를 떠도는 병들고 아픈 아이들은 매기가 받은 사랑을 평생 한번도 받지못하고 죽어간다는게 안타까워 마지막을 함께 할 가족과 집이 있다는걸 알려주기위해, 자신들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걸 마지막으로 느끼고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유기동물 호스피스를 만든걸 안다면 과연 그렇게 말할수 있을까?

'작은 생명은 없다'라는 책 제목처럼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
동물의 수명은 우리 인간들보다 훨씬 짧다
인간보다 네다섯배 빠른 속도로 삶을 살면서도 무조건적인 사랑만 주는 작은 친구들을 인간과 동물로 구분짓고 그들의 생명을 가볍게 생각한다는건 너무 잔인하다

책을 읽고 저자를 통해 동물, 그중에서도 아무도 보살펴주지 않는 유기동물들을 위해 내가 할수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저자와 동물들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를 읽고 큰 울림을 받은것처럼 작은 생명까지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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