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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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구미호 식당3 특별판은 고소하고 따뜻한 버터 냄새가 나는 약속식당이다.


유채우의 17년 짧은 인생의 절반은 늘 한설이 같이 있었다. 

보육원에서 설이가 채우의 안으로 훅 치고 들어온 후부터 채우의 인생은

채우 것이 아니라, 설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설이가 좋아하고 설이가 웃는 일이라면 자신을 갉아먹는 일이라도 서슴지 않았다.

설이가 보육원에 온 후 채우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 

설이를 위해 존재하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감잣국이나 감자찌개에서 나는 파 냄새가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왔다고 믿어서

보육원의 단골 메뉴 감자와 파가 들어간 요리를 먹지 않는 설이가 안타까웠다.

자신이 기억하는 가장 불행했던 날엔 이상하게도 감잣국을 먹거나 감자찌개를 먹은

설이가 보육원에서 어떤 아이에게 맞았던 날에도 역시 감자찌개를 먹었다. 

감자찌개에 들어간 파가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온다고 믿어 

감자와 파가 들어가면 배가 아프면서 불행을 몰고 온다고 생각하다니 안쓰러웠다.

감자와 파의 저주에서 벗어나 설이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좋아했던 감자를 불안해하지 않고 실컷 먹게 해주고 싶어서

완벽한 파감로맨스를 선보이고 싶었던 17살 어린 소년과

자신의 불행 징크스 때문에 감자와 파를 먹지 못하는 16살 어린 소녀의 모습이 너무 짠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보육원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울보인 소녀를 지키기 위해 하루 종일 맞고 싸워야 하는 그들의 일상이 가슴 아팠다.


설이가 개발했다는 감자와 파가 사랑에 빠진 파감로맨스의 레시피대로

요리를 완성하기로 약속한 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맞아죽은

17살의 어린 유채우는 설이에게 약속을 꼭 지키고 싶어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기회 대신 전생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호와 거래를 한다.  

설이가 어떤 모습인지 몰라 어떻게 만나게 될지 기약도 없지만,

게 알레르기는 여전하다는 단서밖에 없지만, 

그래도 설이를 만나서 파감로맨스를 함께 만들기로 한 날,

그날 오전에 맞아죽었던 것에 설이의 잘못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그런 그냥 자신의 운명이었다고 혹시라도 미안해하고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파 냄새가 나지 않는 완벽한 파감로맨스를 대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수상한 이층집 1층 약속 식당에서 아줌마의 모습으로 설이를 기다리며

미완성 요리 파감로맨스와 비밀병기, 살살말랑을 판매한다.

그리고 약속 식당에 나타난 고동미와 구주미...

설이에게 파감로맨스를 대접하고 소멸을 선택한

죽어서도 약속을 지키기를 선택한 17살 소년의 순애보가 몽글 몰글한 소설이었다.


#약속식당  #구미호식당3  #파감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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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영화에서 길을 찾다 - 변화의 오늘 공존의 내일
고규대 지음 / 슬:B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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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보고 세계시민이길 원하면서 동아시아 노동자들을 은연중 무시하고

다문화 사회를 외면하는 현실을 반성하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구>의 방수인 감독은 KBS <러브 인 아시아>의 한 편에서

어떤 아이가 "그림자는 피부색에 상관없이 공평하다."라고 한 말에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피부색이나 경제적 배경은 그저 개인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일 뿐 결코 사람의 본질을 정의할 수는 없음을 알려주는 묵직한 말이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우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며,

대한민국의 다문화사회가 아이들이 차별과 편견없이 살아가는 세상,

이해와 공감으로 연결되는 사회을 그리고 싶었던 감독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서인지 <덕구>를 감명깊게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는 노동자와 난민 갈등, 

약자와 약자와의 불협화음을 통해 사회적 가치의 한계와 미래,

연대 의식을 보여주는 수작인 것 같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삶이 힘들 때 희생양을 찾는 비겁한 습성이 있다.

차별과 편견, 그 이면에는 인간의 약하디약한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한 미래가

숨어있다는 감독의 메시지에 가슴이 뜨끔했다.

난민으로 인해 집값, 교육, 문화적 문제를 겪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공포가 대부분 있지만, 약자에 대해 공포보다는 연대의 마음을 갖고

나의 이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단단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역사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인종에 대한 해석은 불평등과 갈등의 원인이었다.

차별, 편견, 불평등은 세계 곳곳에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부유하지 않은 국가의 이종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

서로 다른 문화와 인종이 충돌하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상호작용을 통한 공존, 동화, 융합이 필요하다.

다문화국가에서 이주민을 대하는 정책에는 동화주의 모델(용광로 이론),

차별적 포섭과 배제 모델(손님 이론), 다문화주의 모델(샐러드 볼) 등이 있다.

인종의 용광로에 대한 대안으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인종이 융해되지 않고

각자의 문화를 나름대로 지켜나가면서 전체와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샐러드 볼 이론이 등장했다. 거기서 다양한 인종이 상호 공존하면서

한 사회의 전체 문화를 이룬다는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개별적인 문화가 구성요소가

되고 한데 모여 전체 문화를 만든다는 모자이크 이론이 등장했다.

서로 대립 갈등하는 게 아니라 상호 인정하고 상생 곤존하는 

모자이크 형태의 다문화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 다문화국가로 도약하기 위하 무엇이 필요할지

영화를 통해 고민해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다문화영화   #용광로이론 #샐러드볼이론  #모자이크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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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도감
묘엔 스구루.사사키 히나.마나코 지에미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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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크리에이티브 팀 엔타쿠가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좋은 사람들을 수집하여 

2023년에 <너무 좋은 사람전>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티켓 3만 장이 금세 동나며 예상치 못한 성황을 이루었기에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100명의 좋은 사람을 수집하여 책으로 엮어냈다.

아주 평범한 행동이라 나의 모습을 발견하면

나도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안도감과 자부심을 느끼며 

좋은 사람의 좋은 행동을 본받게 되는 책이다.


코로나 시절 화상 회의를 하며 원맨쇼를 한 아찔한 경험이 많기에 

본인은 반드시 카메라를 켜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켜라고 강요하지 않고

회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얼굴을 비추고 반응을 크게 해주는 사람이 고마웠다.

숨은 그림처럼 좋은 사람을 찾아보세요 코너에서 

직장에서 어떤 좋은 사람들이 있을까 찾아보게 되는 점도 좋았다.

이 그림에서 좋은 사람을 11명이나 찾아야 한다고? 

처음에는 모두 다 찾기가 어려웠는데 챕터를 넘길 때마다

우리 일상에 숨어 있는 좋은 사람이 참 많구나를 느낄 수 있어 

티켓 3만 장이 금세 동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하다 보면 쳐다보지 않고 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반성하게 되었다. 바쁠 때도 말을 걸면 일단 키보드 치는 손을 멈춰주는 선배,

곧바로 손을 뗄 수 없을 때는 2분만 기다려줘하고 세심하게 알려주고,

모르는 거 있으면 또 물어봐라고 잘 챙겨주며, 하나를 물으면 다섯 개를 알려주는

선배는 참 멋지고 의지될 것 같다. 나는 어떤 선배의 모습일까 떠올려보니

너무 부끄러웠다.


메뉴판을 상대방 방향으로 펼쳐주는 사람, 

먼저 나서서 몬자야키를 부쳐주는 사람,

고기가 맛있게 익었을 때 불판 가장자리로 옮겨주는 사람,

가장 작게 잘린 피자 조각을 집는 사람,

라멘집에서 다 먹은 그릇을 카운터로 올려놓는 사람, 

회전 초밥집에서 계산하기 전에 금액별로 접시를 구분해 쌓아주는 사람,

직원이 요리를 가지고 왔을 때 식탁에 자리를 만들어주는 사람,

푸드코트에서 식탁에 흘린 음식물을 닦은 뒤에 자리를 떠나는 사람.

너무나 당연한 행동 같지만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가 

나에게도 늘 장착되어 있는지, 누군가의 호의를 늘 당연하게 받기만 한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엔타쿠 팀은 '현재 이벤트를 열고 있는 장소에 다음 이벤트 공지 사진을 붙인다.'라는

규칙 하나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며 모두 함께 연달아 즐거움을 나누며

좋은사람도감까지 출간했다니 재미있었다.


정말 사소한 행동인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좋은 사람 100명의 모습이 나에게 다 있지 않다.

일상에서 만나는 좋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나 또한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야 함을

알려주는 재미난 그림책이었다.


#좋은사람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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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그날 밤의 기록
한유라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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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24년 12월 4일 아침, 기사를 보다 화들짝 놀랐다.

밤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밤새 무슨 이런 미친 일이 있었는지 보고 다시 또 보고 몇 번을 확인했다.

2024년에 이런 촌극이 벌어질 수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우리 가족들은 천하태평하게 통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웰컴투 동막골>처럼 산골에 사는 것도 아니면서 

전쟁나면 소리소문도 없이 그냥 죽겠구나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 기분이 이상했다. 

탄핵을 자처한 정신 없는 지도자와 이 사태가 어떻게 수습될 것인가,

대통령감이 이 나라에 그리도 없을까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오늘 하루 종일 떠들석하겠구나 하고  출근을 했는데, 

너무나 미친 짓이라 다들 할 말을 잃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잠잠했다. 


한순간에 내일을, 이 나라를, 우리의 존엄을 잃을 뻔한 어처구니 사태에

이게 무슨 일인가 황당해하고 있는 시점에 학교 현장에서는

한 역사 교사가 수업 자료로 활용하라고 배포한 자료가 공유되고 있었다.

계엄령 선포 후 해제까지 6시간을 다룬 최초의 기록 PPT 자료는

어젯밤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해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계엄령의 맥락을 알고 싶고 이번 사태가 왜 잘못되었는지 알고 싶은

일반 시민들의 열망에 힘입어 나온 단행본이다.

수업 자료를 최초로 만들어 배포한 역사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기록을 남길 자격이 있을까 망설였다고 하는데,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멍해 있을 때 우리 아이들에게 이 사태의 부당함을

객관적으로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19만 조회수의 수업자료를 만든 역사 교사가

12.3 사태 타임라인부터 대한민국 역대 계엄령, 

12.3 계엄령의 문제와 영향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직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날 밤의 기록을 정리한 책이라 믿음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은 십대 소녀가 

부모에게 말하니 가짜 뉴스 많으니 걱정하지 말라 했다가

뉴스를 보고 가짜 뉴스가 아니라 당황하고, 

그 사실을 알게된 조부모들은 계엄령을 경험했던 세대라 

극도로 불안해하며 가족들 모두 막 제대한 오빠가 군에 끌려가면 어쩌나

불안해서 잠도 못 자고 TV만 봤단다.

군사 독재 이후 45년만의 비상식적인 상황에 처음엔 모두들 

딥페이크 영상이라 여겼다. 계엄령을 겪었던 세대들은 가족들에게 연락을 돌리며

정지적 행동을 하지 말고, 절대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계엄령 루머에 관한 정치적 공방은 12.3 계엄령 선포로 인해

단순히 진영논리로 치부할 문제가 아님이 자명해졌다.

계엄은 국가적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에 발동된다.

계엄의 목적은 국가를 수호하고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며

일정한 지역, 혹은 국가 전체에 걸쳐서 행정권이나 사법권의 전부 혹은

일부를 군대가 관할하고 국민의 기본권 일부를 제한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이다.

계엄령이 지속되면 군사 권력이 비대해지고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어 민주 정치의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있으므로 계엄령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이승만 정부 시절 여수 순천 사건, 제주 4.3사건, 6.25전쟁, 부산 정치 파동, 4.19 혁명,

박정희 정부 시절 5.16 군사정변, 6.3 항쟁, 10월 유신, 부마 민주항쟁,

최규하 정부 시절 10.26 사태 등 역대 선포된 12번의 비상계엄을 살펴보니

정치적 혼란을 무마하려는 권력자들의 수단으로 남용되었음에 가슴이 답답했다.

많은 시민들이 탄압받고 목숨을 잃었다.


대한민국 계엄 선포의 역사는 헌정 질서의 유린, 독재 정치의 역사와 같은 길을

걸어왔기에 계엄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위기에 몰린 대통령이 모면책으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게 너무나 충격적이다.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수많은 민주화 운동가와 시민들이 이루어낸

민주화의 힘을 우습게 본 걸 그냥 개인의 무지로 치부할 수는 없다.

홍콩이나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이 진행될 때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민주화 운동의 본보기였는데

이번 사태로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도 크게 추락해서 너무나 

#12.3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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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점심시간 다봄 어린이 문학 쏙 5
렉스 오글 지음, 정영임 옮김 / 다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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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질풍노도의 시기, 가난이 뼛속 깊이 부끄럽고, 가난으로 인해 너무나 외로웠던 시절,

자신의 가족이 하루하루 버티는 상황을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는 중학생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친구들이 자기 부모님이 생활복지비를 받고, 푸드 스탬프로

식재료를 사고, 공공임대주택에서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학교를 다니는 것도 힘든데 최저 생계비 이하로 가난하게 살면서 부모에게

언어적, 신체적 학대를 당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가장 숨기고 싶은 비밀, 가난하다는 사실을 들키면 어쩌나 불안했던 십대를 경험한

작가는 어른이 되고서야 가난을 부끄러워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게다가 자신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미국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가난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자신이 경험한 가난보다 훨씬 더 심각한 가난을 겪고 있는 아이들도 많다는 것을 말이다.

가난하게 사는 와중 자신은 혼자이고 쓸모없고 창피하다는 생각들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환경이 자기 잘못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쓴 책이다. 


자신의 실제 경험을 나누는 차원을 넘어, 가난한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려주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에게 정신을 잃을 것 같이

끔찍하게 말도 안 되게 인생이 힘들기도 하지만,

인생은 아름답고 경이롭고 기쁜 일로 가득할 수도 있으니

포기하지 말라고, 시간은 지나가고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니

강하게 버텨내라고 희망을 품으라고 말이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하였건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프로그램이

도움 받는 아이의 입장에서 전혀 배려없이 시행된 정책들이 많다.

무료쿠폰을 내미는 것도 다른 친구와 다른 방법으로 식사를 해결해야 함이

절망스러울텐데 매번 말하고 장부에 자기 이름을 확인해야 한다니 

정말 점심시간이 불편할 것만 같다.

엄마와 새아빠에게 맞아서 시퍼렇게 멍든 눈을 하고 학교에 와서

점심을 공짜로 달라고 구걸하는 게 친구들에게 까발려져 

급식 식당에 혼자 앉아 밥을 먹어야 한다면 정말 분노와 짜증이 뒤범벅될 것 같다.

배가 꼬이는 것 같이 아픈 게 화가 나서 그런 건지, 슬퍼서인지 아니면

그냥 배가 고파서 그런 건지 알 수 없다는 데 너무 안스러웠다.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료라는

사람들의 말은 다 틀렸다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료가 아니라고

반박하는 아이의 말에 감히 토를 달기가 미안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려면 돈이 든다. 

자신의 엄마가 보통의 엄마들처럼 자기를 사랑해 줄 수 없는 이유는

일거리가 없어 돈이 없어 장 볼 돈이나 전기료를 낼 돈이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일자리를 구하면 훨씬 다정해지고 자신을 사랑해 준다.

먹을거리를 살 수 있고 월세나 자질구레한 요금을 제때 낼 수 있는 엄마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는다.

그래서 사랑이 무료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는 아이,

이 세상에 공짜는 하나도 없으며,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어떠한 비용을 치르기 마련임을, 특히 가난한 사람은 모든 상황에서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치르게 됨을 너무 어릴 때부터 알게 된 아이가,

너무나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가,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자기 엄마니까

마음껏 엄마를 싫어할 수 없는 아이가 엄마와 싸우는 걸 그만두고

엄마를 도우려고 애써야 함을 알고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불편한점심시간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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