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덕수궁으로 '궁궐의 우리나무' 덕수궁 나무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10분 지각해서 ㅎㅎ; 표 사서 얼른 들어갔죠.
다행히 초입에 측백나무를 설명하고 계셨는데 펜을 들자마자 다음 나무로 이동~~
유아용 그림책에서나 봤던 그 앵두를 처음으로 봤습니다. 덕수궁에 처음 오는 것도 아닌데;;
혼자 답사왔을 때 나무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아 그냥 지나쳤던 곳에서 '꼭! 먹어봐야지'하고 생각할 때쯤 교수님께서 궁궐에 나무들은 약을 쳐서 관리하기 때문에 궁궐 열매 함부러 따 먹다 간 큰일 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앵두 앙증맞고 맛있게 생겼어요. ///ㅅ///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모과는 맛 없다고 합니다. 열매가 맛 없고 못 생긴 게 모과나무의 번식전략이라는 걸 교수님 설명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날 찾지 말라고 못 생기고 맛 없는 거라는 말인거죠.
중국으로 부터 유입됐다는데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다네요.
세포모양이 칠엽수와 비슷해 칠엽수로 분류되고, 1억년동안 거의 변하지 않아서 화석식물이라고 불린답니다. 교수님께서 바퀴벌레와 비교를 하시더라고요. ㅎㅎ
화석식물이라 불린 비결이 병충해에 강하고, 고약한 열매 냄새도 한몫해서 그런거랍니다.
우리동네 가로수가 왜 죄다 은행나무인지 알게 됐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받는 곳의 대표적인 곳 성균관! 행단에 은행나무가 있다고 합니다.
행단 : 학문을 닦는 곳을 이르는 말로 공자가 은행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쳤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백송은 중국 북경지방의 특산나무로, 흰꽃이 활짝 피면 길조였답니다.
추사 김정희가 할아버지 묘에 백송을 심었다고 하네요.
흥선대원군이 안동김씨를 견재하며 개혁을 준비할 때 성공 유무를 백송으로 점쳤다고 합니다.
어느날 백송이 유달리 흰 것을 보고 개혁 정치의 성공을 확신하고 진행했다고 합니다.
한번 가봤던 곳이라 백송하면 통의동 백송을 무의식 중에 떠올렸는데 헌법재판소에 600년 된 백송이라니 북촌 왔다갔다하면서 지나치기만 했는데 떨리지만(?) 꼭! 헌법재판소 내로 들어가봐야 겠습니다.
TV 사극에서도 뻑하면 나타나는 모란 ㅎㅎ; 그 모란 꽃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어릴 때 복숭아 열매 사진처럼 저렇게 안 익었을 때 자주 먹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뭇잎이 돌돌 말려있다 싶으면 그 속에는 애벌레가 있고 복숭아가 익었다 싶어 나무 타고 올라가서 입에 물고 내려오면 여지없이 그 속엔 애벌레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덜 익은 맛에 푹 빠졌었나 봅니다. 안 익어도 맛있어요. ㅎㅎ
보리수, 인도의 부처가 도를 깨우친 보리수 나무.
불교가 중국을 걸쳐 우리나라로 오면서 아열대 식물인 보리수를 가져올 수 없어서 그 대용으로
피나무를 보리수로 불렀다고 합니다.
보리수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고 하네요.
이렇게 튼실하게 자란 회화나무를 보다니 카메라 렌즈에 풀샷이 안 잡혀서 몇번이나 부분부분 짤라서 찍었던지~
창덕궁 후원에 갔을 때 해설사 분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나무들이 나이가 있는 만큼 병충해에 아프기도 하고, 벼락을 맞기도 해서 링거를 맞거나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껍질이 패여있는 부분이 에폭시인가? 수술 자국이라 말을 들었는데 이 회화나무도 그런건지...
벚나무도 있었지만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많이 봐온 나무라서 좀 등한시 했습니다.
역사상 벚나무는 궁궐 안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 다른 궁궐은 벚나무를 많이 뽑아 재정비 했다고 하는데 덕수궁에는 몇 그루 남아 있다고 합니다. 베어버리기에는 국민정서에 너무 가까이 파고든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네요. 봄마다 벚꽃놀이하는 일본문화가 너무 친숙하죠?
교수님께 잣나무와 소나무 비교법을 배웠습니다.
아래의 그림처럼 잎이 2개씩 붙어 있으면 소나무이고, 잎이 다섯개 붙어 있으면 잣나무, 3개는 미국산 소나무, 미송이라고 합니다.
창덕궁 외에 나무는 근래에 심은 것들이라 나이가 그리 많지는 않다고 하네요.
그리고 교수님께 들은 말씀 중에 가장 귓가에 남는 설명은 무궁화는 국산이 아니라는 겁니다. -_-;;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 꽃~♬
노래에 세뇌 당해 있어서 추호도 의심 한점 못해봤는데 무궁화의 원산지는 중동이라고 합니다.
귀화종이였다니... 저만 모르고 있었던 건가요?; 부끄럽기도 하고 씁쓸하네요;;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걸렸고, 더웠지만 재미있는 교수님의 설명 때문에 더위도 시간도 어떻게 보냈는지 정신없이 후딱 지났습니다.
늦게 도착해서 가방에서 책을 꺼내 교수님께 내밀었는데 안주머니에서 싸인펜을 꺼내시며 정성스런 사인도 받았습니다. +ㅁ+
첫 답사는 시간이 안 맞아서 참여 신청을 못했고, 두번째는 신청해서 떨어지고, 세번째가 되서야 다녀왔네요.^^
마지막으로 박상진 교수님 몰카 한장 찍어 올립니다!
박상진 교수님과 눌와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