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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방민호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판소리 심청가에서는 고려시대 배경으로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전래동화책 그림 속 심청이는 조선시대의 한복을 입고 있기도 하고, 고려시대 옷을 입고 있기도 한다.
'연인 심청'의 시대배경은 어디를 읽어 봐도 고려시대이다.
국제무역항 벽란도에서 뱃길로 송나라 남경을 오가며
만령전, 중광전, 건덕전, 곤성전 같은 고려궁의 전각들도 나온다.
분명한 고려시대 속에서 책을 읽어나가던 중 난 1번의 께림칙함과
조선시대의 방해를 2번이나 받았다.
그 께림칙함이란 186쪽 위에서 10번째 줄이다.
'붕어지'라는 물고기를 설명하는 글에서 '붕장어'면 될 것을
굳이 일어인 '아나고'를 부연 설명으로 달았는지 씁쓸하다.
붕장어보다 아나고가 어색할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_-;
내가 찾은 조선시대의 방해와 심청이가 살고 있는 고려시대는 몇 년의 차이가 나는 지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221쪽 위에서 8번째 줄부터 13번째 줄이다.
출가한 왕의 넷째아들 의천을 네이버 백과사전으로 찾았더니
문종의 넷째아들로 1055년(문종9)에 태어나 11살에 출가했으며
법명은 의천, 시호는 대각국사로 흥왕사 주지를 지내고
1101년(숙종6)에 사망한 것으로 나와 있다.
넷째아들이 작년에 출가했다고 왕이 회상했으니 나이를 햇수로 계산해보면 1066년이 된다.
첫 번째 조선시대의 방해 - 266쪽 아래서 8번째 줄
두 번째 조선시대의 방해 - 322쪽 위에서 10번째 줄
찾으셨나요?
266쪽 '화냥년'과 322쪽 '호로새끼'라는 말은 병자호란을 계기로 생겨난 말이다.
'화냥년'이란 말은, 병자호란 때 오랑캐에게 끌려갔다 조선으로 돌아온 여인들을
사람들이 '환향녀'(고향으로 돌아온 여인)라고 부르던 데서 유래했고,
'호로새끼'는 환향녀가 낳은 아이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두 단어의 생성시기를 1637년(인조15년)으로 잡고 있단다.
1066년 - 1637년 = -571년
고려왕조도 조선왕조도 571년의 역사가 못 된다.
266쪽에서는 뺑덕 어미에게 조롱당해 화냥년이라도 된 듯한 기분을 느끼는
귀덕 어미의 심정을 나타냈다.
이건 상황을 설명하는 작가의 글이라 걸리면 걸리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다.
하지만 322쪽에는 571년 뒤에야 생길 말로 조롱당하는 심학규가 있다.
'호로새끼'라니 있지도 않은 말을 쓰는 것이다.
심학규는 호로새끼가 될래야 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