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 전2권 세트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품절


여기에는 바로 '꿈꾸는 책들'이 있었다. 그 도시에서는 고서적들을 그렇게 불렀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장사꾼들의 눈에는 제대로 살아 있는 것도 그렇다고 제대로 죽은 것도 아니고 그 중간인 잠에 빠져 있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은 사실상 과거에 존재했다가 이제는 소멸을 앞두고 있었으면, 그래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부흐하임의 모든 책 서가들과 상자들, 지하실들, 지하무덤들 속에는 그렇게 졸고 있는 책들이 백만 권, 아니 수백만 권에 달했다. 오직 무언가를 찾는 수집가의 손에 의해 어떤 책이 발견되어 그 책장이 넘겨질 ‹š만, 그것을 구입해서 거기에서 들고 나갈 ‹š만 그 책은 새로이 잠에서 깨어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모든 책들이 꿈꾸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49쪽

"저희 같은 직업에서는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정말로 좋은 문학은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기가 드물지요. 최고의 작가들은 가난하게 살다 죽습니다. 조악한 작가들이 돈을 벌지요. 항상 그래왔습니다. 다음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작가의 재능이 저 같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때쯤 가서는 저도 이미 죽어 없을 텐데요. 제게 필요한 것은 하찮더라도 성공을 거두는 작가들입니다."-117쪽

이 죽은 세계 안에서도 사실 무언가 위안되는 것이 있었다. 살아있는 것이 없는 데서는 위험도 없다. 모든 악은 살아있는 것들에게서 나왔다. 여기 죽어 있는 것들은 평화로웠다.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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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6-03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밌죠.

토트 2006-06-03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책을 읽은 줄 알고 있었다가 이제야 읽었네요. ㅎㅎ

Mephistopheles 2006-06-0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읽으면서 알라디너들 생각하면서 엄청 낄낄 거렸습니다..ㅋㅋ

토트 2006-06-04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맞아요. 생각이 안날수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