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책세상 세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책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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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작가 그리고 등단 60주년이라는 노년의 작가가 보여주는 과거에 대한 회고록.. 어떤 기록이고 어떤 글쓰기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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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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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 전쟁사 수업을 듣거나 배우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번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것, 배운 것은 전쟁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쟁은 단순 전투의 집합체가 아니었다.

전쟁에는 전투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전투 외의 것들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은 그렇게 전투 외의 것들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들려준다.

1편에서는 조금 더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면,

2편에서는 전투 외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구성되어 있다.

2부의 서론을 여는 스테판 오두앵루조의 목소리를 빌려서 말하면, 전쟁은 단연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충격적 집단 경험이다.

이 충격적 집단 경험을 함께 하는 것은 군인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함께 전쟁을 겪게 된다. 그렇기에 2부는 [군인 쪽에서] 그리고 [시민 쪽에서] 각각 전쟁을 바라보게 된다.

군인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전쟁경험들, 그리고 시민들이 겪게 되는 전쟁 경험들..

같은 전쟁이지만 ... 이를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다양한 전쟁 경험들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 전쟁 경험에 있어서 '수용소' '배고픔' '잔혹함'이라는.. 전쟁이 아니면 겪을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비극적 체험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신체적 경험, 장소에 대한 경험, 시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전쟁'이 주는 특수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1편을 보면서는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전쟁'을 결심하게 되는 '정치인'들이 또한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육대' 필독서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2편을 보면서는 이것은 '전 국민' 필독서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전쟁은 '남의 나라'일이 아니기에...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이 단순히 전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 후 회복이라는 것, 전쟁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미국의 남북전쟁'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서 승리하였으나 그 승리의 기쁨도 잠시.. 결국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북군의 '재향군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는 <끝나지 않는 전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이념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서는 이들의 이야기가 딱히 남의 이야기라는 생각보다는.. 언젠가 우리들이 겪게 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부연방군의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는 남북 전쟁을 <종식>시키지 않았다. 분쟁은 재건 시대를 특징지은 인종폭동과 정치적 대결의 형태로, 더 넓게 보면 전쟁의 기억을 둘러싼 충돌의 형태로 계속 이어졌다. 또한 그 상처가 대부분 아물지도 않은 상이군인들, 그리고 정신적 부상자들이 연금과 일종의 감사 표시를 얻기 위해 벌이는 끝없는 투쟁을 통해서도 분쟁은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은 국가적 상사력에서 남북 전쟁의 <끝나지 않는 작업>을 자명하게 보여준다."(938)

또한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의 기억들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책에 나오는 <미라이 학살> <집단 학살 쇼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정말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렇게 한편 한편을 읽다보니.. 그 어떤 책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았어~'로 끝나는 책이 아니다.

책에 등장한 수없이 많은 문학작품들, 영화들, 미술작품들을 다시 만나게 될 때, 그 때 꼭 다시 이 책을 펼쳐셔 다른 지성인들이 그 작품에 대해서 어떤 시선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어떠한 언론이 이야기될 때 과연 그 언론이 가지는 효과가 단순히 하나인지, 아니면 그 이면에 혹시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지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삶을 견대내는 일은 엄연히 모든 생명체의 첫번째 의무다. (...)

오래된 격언을 기억하자

SI VIS PACEM, PARA BELLUM 즉, 평화를 유지하고 싶다면 전쟁을 위해 무장하라.

이 격언을 다음과 같이 바꾸는 것이 시기적절할 것이다.

SI VIS VITAM, PARA MORTEM. 즉, 삶을 견뎌내고 싶다면 죽음을 위해 준비하라.>

우리들에게 있어 '삶을 견뎌내기 위해서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전쟁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그러기 위해 전쟁을 상기시키는 이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은 평화를 바라는 지금의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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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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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의 어머니께서 암 투병 중에 소천하셨다.

사정이 있어서 장례식장에는 가지 못했지만 상을 치루고 돌아온 친구와 잠시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다.

생각보다 담담한 친구의 모습을 보며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과연 나는 이 친구처럼 '담담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까?

그 일이 있은 후 책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를 읽었다.

처음에는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이라고 해서

그냥 '좋은 말'들을 묶어 놓은 에세이 정도겠지 라고 생각했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분명 그러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내고, 남겨진 삶 속에서 상실과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그 이야기가 책의 주된 스토리였다.

죽음을 맞이하는 자들에 대해 포커스를 맞춘 책들은 종종 본 적이 있는데,

떠나보낸 후 남겨진 자들의 마음을 다룬 책은 신선했다.

이미 떠나간 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워하고, 애도하는 남겨진 자들.

여전히 죽음은 익숙한 주제가 아니고, 크게 무섭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반갑지도 않은 것이기에..

책을 읽는 동안 애써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떠올리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의 포옹, 사람들의 말,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 결국엔 상실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나의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저자에게 삶은 ..뭐랄까? 별거 없는 것이다.

"산다는 게 뭐 별건가 싶을 때 조금 더 살아볼 만해지는 것처럼.

그리고 생각한다.

세상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하루가 있고,

그 하루가 쌓인 사람들의 삶을 결코 다 알 수 없을 거라는 것.

몰라서 계속 궁금해지고 신기해지는 마음이 나에겐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것."(180)

저자가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내가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과 닮아 있었다.

궁금하다. 신기하다. 왜 그럴까?

대체로 많은 것들이 궁금한 편이다.

모두가 무리없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일쑤다.

약간은 틀어서 보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는 다른 감정을 가질 때도 있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좋아하고 있다.

저자 또한 저자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좋아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하루를 좋아하게 된다.

* 출판사 지원도서로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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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박지영 옮김 / 북드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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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차 문화를 중심으로 보게 되는 유럽 사회의 모습을 그린 책

[홍차와 함께 하는 명화속 티타임]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임

명화 속에 그려진 그림을 설명하면서 왜 이런 모습인지를 설명해주는 친절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훌쩍 17세기나 19세기 유럽 어느 살롱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단순히 차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당시의 문화, 풍습이 어떠했는지

어떠한 것이 에티켓이었고, 어떤 것이 예절이었는지를 설명하다보니..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이해가 된다.

(결국 행동은 당시의 문화를 이해해야만 해석할 수 있다. )

예를 들어 '모자와 장갑을 낀 채로' 차를 마시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나,

지금은 너무나 생소한 컵 받침에다가 차를 따라서 마시는 모습

티 테이블이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지

카페는 왜 시작되었는지 등등

궁금해본적이 있던 것들도 있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도 있어서

대체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또 재미있는 점이 유럽의 차 문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누아즈리" "자포니즘"이라는 것이 소개된다는 점이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C-문화, J-문화라고 할 수 있을까?

"시누아즈리'는 프랑스어로 '중국취향이라는 뜻이다. 중국이 'China'가 아니라 'Cathay캐세이'로 불리고 있던 무렵으로.

당시 대항해 시대를 거쳐 17세기에 들어서며 각국의 동인도회사에서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동양에서 수입하는데,

이러한 귀중한 도양 상품에 대한 유행을 '시누아즈리'라고 한다.

1854년 만국 박람회를 기점으로 1862년 만국박람회, 1867년 만국박람회에서도 일본 도자기는 화제를 일으키게 된다.

좌우 비대칭의 무심한 듯한 도안과 들꽃이나 곤충을 사랑하는 일본인의 독특한 감성은 유럽 도자기의 문양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나무, 소나무, 매화 등 일본의 모티브도 다수 채택되는데, 파리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자포니즘이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문화의 유행은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되고 있는 듯 하다.

(책이 일본 홍차교실에서 쓴 것이라 .. 솔직히 일본 문화 좋아요~ 라는 메시지를 은근히 풍기고 있긴 하다.. )

책을 보면서 재미있는 것이 '차를 마시는 문화'가 문학작품 속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잠에서 깨어 차를 마시러 가는 장면도 '차 문화'였다고 한다.

'빨간머리의 앤'에서 다이애나와 앤이 티파티를 하는 것도 이 '차문화'의 일종이었다.

알고 보면 확실히 다르다..

이전 같으면 지금 우리가 아무때고 차를 마시는 느낌으로 읽혔을 텐데..

이제는 작품에서 차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며..

'아 지금이 차 시간이구나'

'아 .. 여기는 가난하니까.. 이렇게 차를 마시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거 같다.

또 재미있는 것이 '차를 마시는 공간'에 대한 소개이다.

그냥 거실에서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차를 마시는 곳이 '드로잉룸'이라고 별도의 응접실이었다.

그리고 특별한 공간으로 '컨서버터리'라는 곳도 유행한 바 있다.

철도망의 발전으로 외출시 휴식공간이 필요해져 만들어진 공간인 '카페'도 신선하다.

또 유럽 건축에 있어서 방 안에서 또 방으로 들어가는 공간이 나오는 것. 즉 '복도'가 없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이 방 가운데 가장 내밀한 곳 '클로짓'.. 이곳에서 "차"를 마시는 경우 그 관계가 정말 친밀함을 보여준다.

또 지금과 달랐던 문화 중 하나가 피크닉이다.

현대와는 달리 그 시대의 피크닉은 프랑스에서 유행한 연극이나 음악을 즐기는 '실내 파티'였다.

그런데 자연이나 사냥을 사랑하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이 피크틱이 유행하면서 점점 실외로 나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애프터눈 티와 사냥, 두가지의 즐거움이 융합된 오락으로 야외에서 열리는 피크닉이 된 것이다.

이외에도 '역사적 사건'들 특히, 보스턴 차 사건과 관련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있어서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책이다.

거기에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명화'감상은 어쩌면 보너스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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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일지 열린책들 세계문학 285
다니엘 디포 지음, 서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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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의 작가 대니얼디포가 쓴 [전염병 일지]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 솔직 리뷰 ]

이야기는 1665년 런던과 영국 전역을 덮친 페스트의 발생과 진행 상황에 대한 내용으로 화자는 H.F라는 초성을 가진 "형"의 말을 끝까지 안 따르고 뭔가 계시를 받으것 마냥 '런던'에 남았다가 두고 두고 후회했으나 그래도 무사히 살아남은 한 남자이다.

솔직히 처음 작품을 읽으며 당황했다.

이거 뭐지...

소설이 맞나? 그냥 무슨 '르포 기록' 아닌가?

교회 주보에서 말하는 사망자수를 쭉 기록하고

당대 내려졌던 행정조치들을 이야기하고,

당시 상황들에 대한 약간은 무미건조한 느낌의 서술들이 이어졌다.

솔직히 '코로나 19' 상황 전에 이 작품을 읽었더라면.. 과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을 읽는 내내 '코로나 19'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봉쇄조치, 감염예방조치 등등 모든 것이 '코로나 19'때와 조금도 다른게 없이 느껴졌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태면.. '좀비 상황'이었다.

'부산행'이나 '워킹 데드'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르포형식이고 크게 반전이 있거나 복선을 깔면서 이야기하지 않았음에도 작품은 술술 읽혔다.

책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들을 이야기한다.

첫째, 재난의 와중에도 벌어지는 '도둑질과 강도질'

"그런 재난의 와중에 도둑질과 강도질을 할 만큼 극악한 사람이 있을까 싶겠지만, 시내에서 온갖 종류의 악행들과 경박하고 방탕한 행동들이 어느 때 못지않게 공공현히 자행되고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27)

워킹데드에서도 보였던 모습..

아무리 죽음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더라도 사람들은 금방 그 상황에 적응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덕 관념이 약해질 수 있다.

둘째, 제 몸 하나 구하기에 급급한 '지도층'

"왕가도 일찌감치 6월에 옥스퍼드로 옮겨 가서 신의 가호로 목숨을 부지했다. 듣자하니 전염병의 손길이 그들에게는 뻗치지 않았다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들 중 누구라도 크게 감사나 개심의 징표를 보인 일은 결코 없었다. 어쩌면 그들의 숨길 수 없는 악덕이 무자비하게 자라, 나라 전체에 이런 무서운 심판을 불러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비판에는 귀를 막은 채."

살짝 이부분에 있어서는 다니엘디포가 비난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왜냐면 뒤에 가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조치가 유연하게 잘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행정조치들이 있었기에 감염자가 더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는 등..

가장 위인 '왕가'는 비난하고, 그 가운데 실무를 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것이었을까?

셋째, 점성술, 꿈 등 미신에 중독되는 사람들

"비슷한 당대의 어리석음 때문에도 사람들의 두려움은 기이할 만큼 증가했다. 그런 시대적 어리석음 속에서, 나로서는 그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더 예언, 점성술, 꿈, 미신 따위에 중독되었다."(34)

"하나의 어리석음은 언제나 또 다른 어리석음을 부르게 마련이다.

공포와 두려움은 사람들을 나약하고, 어리석고, 해로운 수많은 다른 일로 인도했는데,

이런 일을 하라고 부추기는 사악하기 그지없는 인간들은 차고 넘치도록 많았다."(42)

사회가 무언가 정상적(?)이지 못한 것에 중독되는 이유는.. 정상적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무엇때문이 아닐까?

페스트라는 재난 상황에서 '내 힘만으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었기에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시대는 어떠한가?

자본주의 시대.. 도저히 나만의 힘으로는 층층히 형성된 '가난의 무게'를 벗어날 수 없기에 사람들은 '인간다움'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점점 더 '묻지마 폭행' 이나 '갑질'이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알베르 카뮈의 책 [페스트]와 비교하여 다니엘디포가 그린 [전염병일지]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더 적나라한 모습으로 페스트의 상황을 묘사한다.

수포가 터지는 모습, 그 전염병을 막기 위해 애쓰는 자들의 모습, 전염병을 피해 시골로 도망가는 사람들의 어려움,

심지어 아이를 출산하는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전염되어 버리는 상황까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묘사하고, 상황들을 알고 있었던 것인지도 궁금해진다.

작품 속 소소한 재미로 세 남자이야기가 있다. 군인이었지만 비스킷을 굽는 존, 선원으로 다리를 절지만 지금은 돛 만드는 일을 하는 토머스, 그리고 목수인 리처드. 이들이 전염병이 창궐하는 런던을 떠나 시골로 이동하며 시골길을 통과하고 텐트를 치며 숲속에서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다가 무사히 런던에 돌아온 이야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작품 속 내용 중에서 제일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재난이라는 상황은 시대와 상관없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것..

재난에 대비하여 우리 정부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나는 과연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때로 나는 이 재난이 처음 닥쳤을 때 런던의 모든 사람이 얼마나 대비되지 않은 상태였는지 생각하곤 한다."(167)

여러가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준 책. [전염병 일지]

적어도 코로나 19 이후 "방역체계"나 "전염병 대응체계"등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 바보같은 질문 ]

"우리가 지금처럼 화해를 멀리하고 갈등을 키우며 이간질을 계속하고, 편견을 갖고 기독교의 통합과 자비가 깨진 분란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무엇보다 인생이 평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239)

인생은 왜 평탄하면 계속 평탄하기 위해 '화해'할 수 없는 것일까?

인간은 본성적으로 '갈등'을 만들어내는 존재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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