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록용 도서목록 (2009년)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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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안 스코트 지음, 권수연 옮김 / 아르테 / 2008년 12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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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 뇌 자극 공부법- 합격바이블
요시다 다카요시 지음, 전경아 옮김 / 지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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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등 경험- 이겨본 사람만이 이기는 방법을 안다
김도연 지음 / 살림Biz / 2009년 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2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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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로부터의 자유- 완벽한 혈당 관리를 넘어
진철 지음 / 아르고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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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록용 도서목록 (2009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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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6시- 불평불만 가득한 일터를 열정으로 바꾼 최고의 멘토링
크리스티안 지펠 지음, 천지애 옮김 / 넥서스BIZ / 2009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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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재테크 다이어리
이세진 지음 / 미르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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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3040 노후 재테크 독하게 하라
이기수 지음 / 미르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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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이 경쟁력이다- 세상을 사로잡는 힘
윤은기 지음 / 올림 / 2009년 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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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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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이 책은 구입한지가 꽤 되었는데.. '집으로 가는 길'이란 제목 탓인지.. 꼭 '집으로 갈 때' 보아야지하고 아껴둔 책이었다..
아니.. 솔직히 고백하자면 대충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선뜻 펼치기가 힘들었던거였겠지만..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머나 먼 타국의 소년병들이지만..
뭐랄까..

나또한 제대로 되지 못한 '어른'이기에 그들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같은것..

 


어쨌든 난 계획대로 고향집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이 책을 보았었다..
매번 KTX를 타고 내려가곤 했었는데..

대구로 가는 두시간 남짓안에 다 못볼것 같아서 다시 새마을호로 바꾸었다..
단위시간당 기차가 나아가는 거리와 운임과의 상관관계를 놓고 계산을 해보면 새마을호가 상당히 비경제적이긴 하나 고향앞으로 3시간 40분은 이 책을 끊김없이 보기에 더없이 적절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새삼 알게 된 사실은 좌석은 새마을호가 오히려 더 편하다는것..

 


누구에게나 집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편하다. 내게도 그렇다. 약간은 촌스럽지만 정겨운 풍경이 있고, 혼자사는 자취방보단 훨씬 더 넓고 쾌적하며 안락한 고향의 내 방이 있고, 무엇보다 집에가면.. '제대로 된' 밥이 있고..

 


그러다 생각해 본다. 그리곤 흠칫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이스마엘에겐 그 '집으로 가는 길'이 편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책 표지에는 바주카포 비스무리한걸 어깨에 둘러메고 대검이 장착된 장총 한자루 또 짊어지고 다 떨어진 쓰레빠를 질질 끌고 무표정하게 걸어가는 깡마른 소년병의 모습이 있다. 다시보니 저 표정은 무표정이라기 보단 뭔가를 체념한듯한 표정에 가까워 보인다.
둘 다 '소년'에게서는 볼 수 없는 표정인것만은 확실하다.

 


'전쟁이 시작된 그때.. 나는 겨우 열두 살이었다.'

 


나의 열두살을 돌이켜 본다.


그 땐 1985년 이었고 다가오던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으로 대한민국이 들떠 있었으며.. 남북 상호간의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던 해였던걸로 기억이되며..
우리에겐 프로야구가 여전히 최고의 인기였었고 구창모의 희나리를 흥얼거리던 시절.. 이보희 누나의 어우동을 볼 수 없어 하루빨리 '어른'이 되고팠던 그 시절..


당시엔 흔치 않았던 8비트 애플 컴퓨터를 아버지께서 사주셨을 만큼 우리집도 잘살았고.. 우리나라도 희망찼으며 나 자신 조차도 하루하루가 행복했던 그 시절..

 

그리고 실제로 그 시절이 내 생에 가장 '뚱뚱'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무려 20년도 더 지난 시절의 이야기인데.. 믿기지 않게도 지금 21세기 아프리카나 동남아등지의 내전지역에서는 그 한창 토실토실하고 희망찰 시기여야 할 열두살 소년들이 소년병이란 이름으로 책 대신 총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니..
이 아이러니와 '뭔가 잘못됨'에 어찌해야하나..

 


이스마엘은 랩 음악을 따라부르기를 좋아하고 춤추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팀을 만들고 그걸로 이웃마을 장기자랑에 참여하러 가던길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그 이름도 생소한 '시에라리온'이란 나라. 내전이 발발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길로 이스마엘은 기약없는 먼 길을 떠나게 된다. 그에게 있어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은 우리의 그것처럼 쉽고 편한것이 될 수 있을까..

 


지금은 뉴욕에서 제 2의 삶을 살고있다는 이스마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새삼 감동을 받으라고 강요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냥 자신이 겪은 '전쟁'에 대하여, 또 그로인해 고통받는 자기와 같은 전 세계 30만 소년병의 참상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아픈 기억을 더듬어 써내려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열두살을 보냈던 필자에겐 그야말로 '깜짝놀랄 만한 것'들이었다. 또한 나보다 더 풍족한 시절을 보내었을 미국인들에게도 그 충격은 그대로 전해졌었나 보다. 그 해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 32주간 1위에 오를 정도로..

 


이스마엘 일행들은 처음엔 도망치기에 바빴다. 영문도 모른채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걸 목도했으니. 그러던중 이스마엘은 혼자 남겨지게 되고 이제부턴 생존의 시간이 시작된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것이라면 뭐든지 먹으면서 버티고, 멧돼지와 같은 짐승의 습격을 피해 평소에는 오르지도 못하던 나무를 손바닥 뒤집듯 쉽게 오르내리는 타잔의 경지에도 이르게 된다. 그러다 자기 또래의 또 다른 소년들의 무리를 만나고 어느날 이스마엘을 포함한 그들은 '소년병'이 되었다. 책 대신 AK-47, G3와 같은 총기를 손에 쥐고 정체모를 하얀 캡슐을 먹으며 그렇게 반군들과의 교전에 투입된 나날들이었다.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던 날.. 군인들은 공포에 떨고 있는 이스마엘에게 수십알의 그 하얀 캡슐을 주고 삼키게 했는데.. 알고보니 그 정체불명의 하얀캡슐은 '브라운-브라운'이라고 불리우는 마약이었다고 한다. (순간 새마을호에서 몸을 부르르 떨었던 필자)


그리고 그렇게 그 소년들은 살인병기로 점점 변모하게 된다. 매일밤 발전기를 돌려 람보와 코만도 같은 전쟁영화를 보고 마리화나를 피우며 총기를 손질하고 마약을 먹으며 아무 스스럼 없이 반군의 목을 대검으로 똑 따버리는..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겪은 이스마엘에겐 그 때 돌아갈 집도 가족도 없이 오로지 반군에 대한 증오심으로 그런 살인에 몰두하게 되고 사람을 죽이는 일이 물 한 잔 마시는 것처럼 쉬웠다는 경지에 이르렀을때 그는 '꼬마 중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대로 유니세프의 차량이 들어오고 이스마엘은 몇명의 소년병들과 함께 차출되어 무장을 해제하고 그들을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는 재활 치료에 참가하게 된다. 이미 살인병기로 변모해버린 소년병들에게 재활은 전쟁만큼이나 힘든 또 하나의 전쟁이었다. 더이상 마약을 구할 수 없어 금단증세에 힘들어 하는 아이들, 습관이 된 폭력은 재활기간중 수많은 사고를 치게 만들지만 그럴때마다 센터의 직원들은 한결같은 말로서 소년병들을 다독였다고 한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오랜 재활끝에 이스마엘은 자기가 랩음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워크맨까지 선물해준 담당 간호사인 에스더 누나에게 마음을 열게된다. 그리고 기적처럼 자신의 남겨진 유일한 혈육인 삼촌의 가족과도 같이 살게 된다. 하지만 평범한 그 일상의 기쁨도 잠시, 다시 내전이 발발하게 되는데....

 

 


지금 이스마엘은 그 시절 유엔에서 내전지역 어린이들의 발표를 위한 회의에 참석했던 인연으로 뉴욕에서 고교과정과 대학을 졸업하고 국제 인권감시기구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어린이 인권 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앞서 말한 표지의 소년처럼.. 그 표정의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고난의 시간을 건너오고 또 지금도 그런 악몽속에 빠져있는 소년들이지만, 그들도 알하지가 그랬던 것처럼 축구 유니폼에 광분하고 이스마엘이 그랬던 것처럼 최신 댄스가요에 흥겨워하는 평범한 소년들 아니겠는가. 무엇이 그 어린 소년들의 몸에 상흔을 입히고 정신에 지울 수 없는 살인의 추억을 남기고 가족도, 친구도, 또한 마땅히 아름다워야할 유년의 기억까지도 송두리째 앗아가게 만들었는가. 따지고 보면 다 어른들 잘못 아닌가. 무슨 이념이 어쩌네 종교가 어쩌네 이권이 어쩌네 등등..

 


앞 표지와 달리 뒷표지의 소년은 환하게 웃고 있다. 늦었지만 희망이란걸 알게 된 표정같다.
거기 우리나라 유니세프 친선대사였던 안성기씨의 감상도 적혀있다. 그의 말처럼 이 이야기는 비단 이스마엘 한 개인의 이야기는 아니다. 무려 30만이라고 하지않나.

 


띠지 맨 밑줄에서 '이 책의 판매 수익 중 일부는 유니세프를 통해 전 세계의 소년병들을 구제하는 데 쓰입니다'란 문구를 우연히 보았다.

 

오래전 일이지만 그 때 이 책을 안 빌려보고 돈주고 사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로 돌아가면 담배값을 좀 줄이고 소년병들을 도울 수 있는 다른 무언가를 찾아봐야겠다.

 

그것이 상대적으로 풍족한 열두살을 보내었던 '못난 어른'의 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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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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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하나를 건너다..

 

 

 

오래전에 상대적으로 키는 작았지만 남달리 용감했던 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 축제날 그 소년은 모여고 퀸카로 통하던 자기보다 한뼘이 더 큰 한 소녀에게 고백을 했더랬다..

 

키 큰 소녀는 대답했다..

 

'미안.. 내가 크기 때문에 내 남자친구도 키컸으면 좋겠어..'

 

세월이 지나 그 소년은 또다른 소녀에게 고백했던 날이있었다..
이번에는 나보다 작으니 잘될거야라고 스스로에게 화이팅을 전하면서..

 

하지만 키 작은 소녀는 대답했다..

 

'어머 어쩌죠 선배.. 제가 작아서 제 남자친구는 꼭 키 큰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요..'

 

그 때 그 소년은 앞으로 키작은 남자는 대체 뭘 어찌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로 몇달간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 거렸었다..

그리고 그건 곧 나의 외적인 컴플렉스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어릴땐 어깨에 꽤나 힘주고 다녔었다. 지금의 키가 중3때 키니 말이다. '남자키 170만 넘으면 되죠 뭐 호호..'란 말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세월은 변했다. WWF 프로레슬링에나 볼 수 있었던 190이 넘는 장신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오곤 하더니. 10년 사이에 대한민국 여성들이 인정하는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키는 175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키를 물어볼때면 매번 고민을 하곤한다. 한 3센치 더 올려도 되지않을까..? 들킬라나..? 뭐 이러면서 말이다.

 


우리가 자라던 시절에는 보릿고개란게 있어서 말이야.. 내가 어릴때 보약을 잘못 먹어서 말이야.. 등등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도 언제나 변하지 않던 175의 벽.. 키에 대해선 유난히 겸손하셨던 아버지의 유전자를 원망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상처였던 그 기억 때문이었을까.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거부받을 정도로 못생긴 아가씨와 잘생기고 번듯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를 공유하고 있는 두 명의 청년은 백화점 아르바이트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다.'라는 이 문구만 보고 바로 주문을 했더랬다.

 

물론 '지구영웅전설'에서 보았던 참신함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짜릿함.(필자는 유년시절 지독한 야구광이었다.) 그리고 바쁜 업무에 밀려 채 다 보지못하고 반납했던 '핑퐁'의 아쉬움 등등이 어우려져 내겐 꽤 특별한 작가로 기억되었던 박민규씨의 책이라 우선 기대가 되었던 탓도 있었다.

 
알고보니 모 도서 사이트에 6개월간 연작했던 소설이라고 한다. 그 사이트에 블로그를 꾸며놓았는데도 몰랐던걸 보면 지난 몇달간 내가 참 책을 안보긴 안봤구나하는 뒤늦은 반성. 현실의 세상 뿐만 아닌 가장 접근성이 용이한 인터넷의 세상에서도 관심을 놓고 혼자만의 벽에서 살았구나하는 그러한 씁쓸함이 순간 떠올랐다.

아마 인터넷을 통해 봤더라도 난 책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봤을것이다. 다음 회를 언제기다리나.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워낙에 바빠 매일 야근을 하고 밤 아홉시가 넘어서야 퇴근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일인데도 밤을 새다시피하며 다 봤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좋았으며 느꼈던' 책이었으니 말이다.

 

 

작가의 말을 간략히 요약하면 이 책의 집필의도는 이러하다.

 

힘이 쎈 놈이 항상 집단에서 우위에 서듯 여자들에게 있어서 '미모'란 것 즉 '아름다움'이란 가치는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인류가 설정한 진화의 방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우리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 권력과 아름다움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는 끝없이 그것을 욕망하고 부러워해왔다.
왜? 그것은 '좋은 것'이라는 불변의 진리이기에. 그 불변의 진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을 '시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시한 세계를 말그대로 시시하게 볼 수 있는 네오 아담과 네오 이브를 만들고 싶었다. 가능성의 열쇠는 우리가 쥐고있다. 바로 우리가 절대다수이기 때문에.

 

(중략)


이 진화의 계단을 밟고 올라서며 저는 아름다움에 대해, 눈에만 보이는 이 아름다움의 시시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인간의 얼굴에 대해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손에 들려진 유일한 열쇠는 '사랑'입니다.

- P.416~417 요약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이 책의 큰 줄거리는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지닌 세 남녀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나에게는 아버지의 배신이, 그녀에게는 못생긴 얼굴이,그리고 친구이자 형인 요한에게는 어머니의 자살이.. 도시에서 가장 화려한 공간인 백화점에서 만나게 된 이 세남녀간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헤어짐과 해후에 관한 이야기이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전개와 특히 종국에 가서의 멀티 엔딩 때문에 책을 아직 못 본 독자들을 위해서 내용은 여기까지만 간략하게 기술해야겠다.
본인이 그러했듯 끊임없이 순서를 맞추어 나가고 전개에 대한 상상을 하는 즐거움을 뺏을 수는 없기에..

 


그것이 지식이든 어떠한 정보이든 우리가 습득하는 방법에 있어서 다른 매체에 비해 독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그것이 가장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한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눈으로만 인쇄된 활자를 쫓아가는 이들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린 끊임없이 책을 통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며 영화를 찍 듯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그래서 각각의 책들마다 자기자신만의 캐스팅이 이루어지고 로케이션이 정해진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난 순간까지도 의문으로 남아있던 것이 왜 이 책의 '그녀'만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을까 였었다. 예를들어 요한의 모습은 '존 레논과 은행원의 중간쯤' 이란 이 한마디로 금방 떠오르고 주인공인 '나'까지도 쉽게 그 모습이 그려지는데.. 왜 유독 '사회생활이 불가할만큼 지독하게 못생긴 여자'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었는지.. 그렇게 끝까지 희미한 형체로만 내머릿속을 거닐다 끝이 났는지..


그것이 어려서부터 돈 쥬앙을 통해 배웠던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저마다의 매력이 한가지씩은 꼭 있다'란 조기교육의 영향덕인지 아니면 난 그 속된 '절대다수'와 다른 심미안을 가졌다는 자기위안을 통한 공범의식으로부터의 회피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난..


어찌되었든 꽤 잘생긴 남자와 지독하게 못생긴 여자의 로맨스는 그런 편견과는 상관없이 참으로 아름답고 잔잔하게 전개된다. 얼마만이었던가 요란스럽지 않고 고즈넉한 이 느낌은.. 마치 쥬얼리S의 통통튀는 '데이트'를 하루종일 듣다가 우연히 이소라의 '데이트'를 듣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 속에서 스치듯 만나 본.. 왜 평범한 회사원이 쓰는 글과 소설가가 쓰는 글이 다른지를 스스로 느꼈던 '우산을 벗어난 어깨가 젖은 것은 알았지만, 겨드랑이에 낀 책이 젖은 사실은 느끼지 못하던 밤이었다.'와 같은 문장들.. 이런걸 발견할땐 기분이 참 좋아지곤 한다 난.. 주인공들 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요한이란 인물이 명쾌하게 전해주는 삶의 진실들을 소설책의 '나'처럼 듣고 있노라면 맥주가 없어도 취할것만 같았던 그 상쾌함.. 그런것들이 꽤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

 

 


만원 지하철에 흑인이 탔었다. 사람들이 모두들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그 흑인을 피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흑인이 그들에게 또렷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안 묻어..'

 

그런 우스개가 있었다.

 


편견이다.

 


우리는 과연 무슨 권리로 '그렇게 태어난' 사실밖에 없는 이들을 폄하하는 폭력을 자행하는 것인가. 왜 우리는 못생긴 여자의 사랑은 그것도 외모만큼 예쁘지 못할것이라고 섣부른 예상부터 하는 것인가. 결혼적령기의 대한민국 여성들이 임의로 정해놓은 대한민국 남자의 평균키에 약 3센치 모자라는 외모 컴플렉스를 지닌 필자는 그래서 그 여자의 두툼한 마지막 편지가 그렇게 슬프고도 아프게 그리고 또 아름답게 다가왔었나 보다.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환하게 빛나는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극소수는 그 빛이 그러지 못한 '절대다수'의 빛이 모여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그 환하고도 아름다운 빛은 온전히 자기 자신이 뿜어내는 것이라고 교만에 빠지면 결국에는 필라멘트가 끊어져 빛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게 아름답지 못한 '절대다수'도 서로 사랑을 하게되면 빛을 발하게 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 사랑받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빛을 발하게 되는것이라고..

 


자.. 이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도록 하자. 필자는 샤워를 하다가 새삼 느끼게 되었다. 하느님은 공평하시어 내게 조금 작은키와 함께 우윳빛깔 속살을주셨음을.. 속살을 어따 쓰라고 주신건지는 알 수 없으나. 괜히 빙긋이 웃었던 기억은 난다.

 

 


강 하나를 건너 온 느낌이다.

 

그 강의 이름은 편견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적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혜안'이란 산도 넘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책을 덮으며 난 생각해보았다.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더는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는


당신 <자신>의 얼굴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운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 P. 419 작가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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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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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약국집 첫째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솔약국집 첫째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때가 아마 셋째 선풍이가 오은지양과의 일로 고민을 상담했던 날이었을거다..
자기는 은지씨랑 친하고 또 그녀가 멋대가리 없는 자기를 좋아해주고 마음을 표현해준게 고맙긴한데..
나도 과연 은지씨를 사랑하는건지 뭔지 잘 모르겠다고..
그러자 선풍이가 간단하게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


'사랑하는게 맞구나.. 그럼 지금 당장 가서 사랑한다고 말해..' 라고..

 

정확히 103일만에 필자의 독서기록장을 업데이트시킨 책이었다..
살면서 100일넘게 책한자 안 본 날이 없었던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유난히 안좋았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 지난 석달인지라..
아주 '살짝' 한번 쓰러지고 나서 처음으로 손에 들었던 책이었다..


당시에 왜 하필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 몰랐었다..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앞부분을 조금 조금씩 보다가..
칼퇴근을 해서 아름다웠던 어느 저녁..
쉬지않고 끝까지 다 보았더랬다..


그 후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니 왜 그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항상 어렵고 힘이들때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그 존재..
신께서 세상 모든이를 다 보살펴주지 못하기에 창조했다던 그 존재..


'2009년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 출처 : (주)흥안운수 146번 간선버스 뒷문 광고판


인터넷에 이 책의 독후감만 대략 2천편이 넘는다..
그래서 구구절절하고 디테일한 줄거리는 생략하기로 한다..
그냥 '엄마'란 존재만을 두고 새삼드는 생각들만 적어본다..


또 하나..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의 실종원인이 치매인지라..
유년시절을 항상 함께보내 더욱 더 각별했던 필자의 외할머니를 저 하늘 구름너머로 데리고간 그 병인지라..
가슴부터 먹먹해져 쓰기가 싫은 이유일게다..


난 아직도 그날 엄마의 놀란 두눈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후로 한번도 엄마의 그런 눈을 다시보진 못했다..
당시 중학생이던 내가 새삼스레 느꼈던 사실은..
참 바보같게도 '아..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구나..'란 사실이었다..


엄마의 사랑과 헌신과 희생이란 것을 항상 당연하다고만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네가 아닌가..
그래서 난 그때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던것 같다..
이 하늘아래 힘들고 지치면 불러보던 그 '엄마'란 존재가 우리 엄마에겐 이젠 없다는 사실..


그땐 왜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난..

왜 그 처절한 아픔과 상실감을 난 감싸주지 못했을까..


작품해설에서 보았던가..
적절한 표현이 있었다..
이 책은 엄마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겠냐고..


너무나 당연하게 항상 그 자리에 있을것만 같은 사람..
항상 그렇게 내가 원하는대로 해줄것 같은 사람..
그래서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


책 어딘가에 이런 에피소드가 나오지 않던가..
기르던 개가 강아지를 여덟마리 낳아 그 중 한마리를 고모네에 주었더니..
그날로 어미개는 곡기를 끊어버리더라는 이야기..


난 이따금 생각한다..
유난히도 고우신 우리 엄마가 시대만 잘 만났더라면 '국민여동생'이 되었을 것이라고..


실제로 외가는 대대로 집안이 참 좋았다고 한다..
내겐 세분의 외삼촌이 계셨어야 하는데..
당시 최고의 '에리뜨'들만 다닌다는 동경대인가 어딘가를 졸업한 첫째,둘째 외삼촌은 6.25가 발발하여 북으로 끌려간 뒤로 생사가 불분명하다고 전해들었다..


그 난리통에 상대적으로 배움의 기회도 박탈당하며 살아오신 우리 엄마고..
그 연유에서인지 남들 다있는 학창시절의 오래된 친구들도 거의 없다시피 살아오신 우리 엄마..

 

그땐 왜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 난..

우리 엄마 살아 오시면서 때때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하는 생각을..

 

내게 꼬박꼬박 문자를 보내는 이가 이 세상에 두명있다..
바로 우리 엄마와 술집 웨이터 독도이다..


어느 순간 엄마가 문자 보내는법을 배우셨더라..
여전히 오자가 하나씩은 꼭 들어있는 문자지만..
몇년이 지나도 빠지지 않는것은 마지막에 붙이는 하트 이모티콘이다.. ♡


이제 나에게 하트 보내는 사람은 이 세상에 우리 엄마밖에 없다..
독도 새끼가 나한테 하트보내면 그 또한 우습지 않겠는가..


핸드폰을 새로 바꾸어 이젠 액정에 하트 표시가 자동으로 선명한 핑크색으로 나타난다..
연애를 할때에는 엄마가 아닌 나랑 배변방식이 다른 어느 누군가가 하트를 보내오기도 하지만..
엄마의 그것처럼 크고 선명한 하트는 한번도 못 봤던것 같다..
이런걸 보고 안영미 박사님은 '기분 탓이겠지요..' 라고 했던가..


낮에 엄마에게 연락을 했다..
그리고는 이번 하계휴가때는 고향에 내려가겠다고 했다..


서울에 와서 다섯번째로 맞이하는 하계휴가지만..
여동생이 생에 첫 조카를 출산했던 그 해 말고는 한번도 고향에서 휴가를 보낸적이 없었더랬다..


그렇다고 남들처럼 산으로 바다로 놀러 다닌것도 아니다..
여행다운 여행을 마지막으로 해본적이 15년 전이니까..
워낙 돌아다니는걸 싫어하기도 하고..


매년 서울 집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책만 봤던것 같다..
그러다가 밖에 나가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그게 내게있어 최고의 피서법이었다..


이런걸 보면 나란 위인은 참으로 고집스러운 구석이 있다..
10대,20대때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캐발랄했던 나의 모습말고..
작금의 내모습을 일컫는 신조어도 생겼더라..
'초식남'이라나 뭐라나..
초식남 치고는 그나마 성욕이 좀 남아있는것 같기도 하다만..


남들에겐 당연한 일이고 사소한 일이지만..
내 여름 피서법에 있어서의 이런 변화는 꽤 크다..


디팩 초프라는 '책은 우리에게 멈춰 서서 돌아볼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이 책을 보고나서 멈춰 서서 돌아보니..
그곳엔 '잊어'버리고 사는 나의 엄마가 보였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피를 뽑고 각종 검사를 하고 주사20mg 맞고 독한 알약 일곱개중 네개를 아침에 먹고 출근을 하는 나..
사무실에 앉아서도 이 길이 과연 내가 가야할 길인가 하루에도 수백번씩 고민을 하는 나..
내 삶의 목표는 무엇이었고 희망과 꿈은 또 무엇이며 기타 등등..
남들 열댓살에 졸업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서른여섯에 재탕 삼탕하고 있는 나..
항상 적절하게 유지만 되고 획기적으로 불어나지는 않는 통장잔고를 바라보며 여기서 결혼과 자녀양육이라는 변수가 합쳐졌을때의 상황을 미리 우려부터하고 있는 나..

그 외 건강문제, 재정문제, 대인관계, 환경문제, 이성문제, 세계평화문제 등등등..
매일 오만가지 생각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곤 하는 나..


그런 내가 문득 멈춰 서서 돌아보니 나의 엄마가 보였다..


삽십몇년을 한결같이 늘 그래왔듯이..


엄마는 우리 아들 믿는다..
항상 잘해왔잖아..
넌 잘할거야..
마음을 편하게 가지렴..


그렇게 소리없는 응원을 보내는..
이 세상 떠나는 날까지 끝까지 날 응원해줄 단 한사람..

바로..

'엄마'가 그곳에 계셨더랬다..
 

그래서 난 이번 여름휴가때 고향에 엄마를 보러 가는 것이다..
이 책은 매년 휴가때마다 집구석에서 책만 보는 나를 변화 시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내게 있어 '좋은 책'으로 기억 될 듯하다..

 

 


그 날..


'Try to remember' 선율이 흘러나오고..
20년 넘게 짝사랑한 혜림이를 구름 저 편으로 떠나보내고..
사랑의 아픔을 가슴깊이 묻어 본 자만이 나타낼 수 있는 처연한 눈빛으로..


솔약국집 첫째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그걸 잊고 살아..
왜?
재느냐고..
머리 굴리느냐고..
내가 손해 볼까봐..
내가 차일까봐..
그런데 그런게 나중에 무슨 소용이 있디?
그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사랑했던 사람한테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사랑 한다는 말..
제때 못해준게 가장 가슴 아플 뿐이지..

 

그러니까 지금 니 마음이 그렇다면 빨리 그 아가씨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말해..
고맙다고 말해..

그리고..

좋아한다고 말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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