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름다워라 - 늘푸른문고 319
헤르만 헤세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1994년 8월
평점 :
절판


 

딱 꼬집어 얘기하진 않지만..

이건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듯 하다..

 

취직을 앞두고 고향을 잠시 찾은 청년..

그는 고향 사람들에게 금의환향 했다는 과시용의 멋진 옷차림을 염두에 두는 유치한 구석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사모해온 여동생의 친구 헬레네에게 말 한마디 못붙이는 순진한 구석도 있는 청년이다..

그런 헤르만의 짧은 고향 방문기..

 

정확히 '청춘'이란 표현은 몇 살 부터 몇 살 까지인지 명확하게 규정 지어 놓은걸 본 적이 없는듯 한데..

저런 설레임이 남아있다면..

우리 세대도 아직까진 어설프레 청춘이란 범주에 살짝 발을 담굴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헬레네가 다른 남자와 약혼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절망에 빠지게 되나..

누이 동생의 또 다른 친구인 헬레네 만큼 빼어나 절세미인은 아니지만 교양있고 지적이며 현명한 안나와 함께 지내게 된다..

 

이 얼마나 바람직한 여동생의 모습인가..

마치 양치기 목동처럼 끊임없이 소스를 제공해주는.. -_-

 

다행히 집안에서도 안나를 마음에 들어 하고..

(이건 시대를 막론하고 동서양이나 공통인듯..)

주인공 또한 연정을 품고 자신의 사랑을 표현 하고자 하고 설득하려 하는 단계에 이르는..

전문용어로 들이대게 되는데..

-_-

 


큰맘먹고 안나에게 고백을 하려는 순간..

그 마음을 이미 알고 있다고..

오늘 하루만큼은 그냥 지금 이대로 즐겁게 지내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자고 하는 안나..

 

 

아아..

이 얼마나 영악한 안나인가..

이미 주인공은 취직을 해서 다른 지방으로 멀리 떠나갈껄 알고 있었던듯..

 

 

그래도 좋다고.. 헤벌레..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며..

남동생이 쏘아올리는 불꽃 놀이를 바라보며 기차를 타고 떠나는 주인공..

 

 

이 친구도 하는 짓 보아하니 제때 장가가긴 허벗는듯 해보인다..

-_-

 

 


참으로 별다른 임팩트도 없는 짧은 이야기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 순수하고..

 

약간은 서툴고..

 

약간은 불완전하며..

 

약간은 아쉬움이 남지만..

 

 

 

이 소설의 제목처럼..

 

 

그래서..

 

 

청춘은 더..

 

아름다웠던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수업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발음주의.. 호스티스 아니죠.. 호스피스 맞습니다.. -_-)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가 죽음을 앞둔 101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그들이 들려주는 삶에서 배워야 할 것과 삶이 가르쳐주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올해들어 필자가 아무리 삶이 힘드네 죽겠네 엄살을 부려도 이에 비하랴..

그들은 이미 삶의 마지막 순간에 와있고.. 심지어는 죽음의 문턱까지 넘었다 왔으니..

이 모든 이야기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진실임은 틀림없는것 같다..

 


필자는 보통 세 권의 책을 한꺼번에 스타트해서 읽는 편이다..

 

한 권은 남들이 다들 그러하듯..

화장실에 놔두고 읽는 책이며.. -_-

 

또 한권은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차안에서..

그리고 약속을 기다리며.. 밥을 기다리며..

읽는 책이며..

 

마지막 한 권은 퇴근을 하고 또는 휴일에..

내 방 침대에서 제대로 자세를 갖추고 읽는 책이다..

 


필자는 공부 및 업무에 관한 책을 읽는데는 그 능력이 떨어지나.. -_-

다행히도 그냥 '독서' 자체의 갈증해소만을 위해 읽는 경우에는 집중을 상당히 잘하는 편이라서..

남들보다 책을 좀 빨리 읽는편인데도..

 


이 책만은..

 

극도로 상태가 멜롱인 최근의 필자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용기가 될 수 있는 책이였음은 자명한 사실인데..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화장실, 차 안, 내 방.. 장소를 가리지않고 주구장창 닥치고 읽어 내려가도..

최근에 접했던 책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을 붙잡고 있던 책이 될 만큼..

유난히 집중도 되질않고 머리속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저 공허한 허공을 가르는 메아리처럼..

 

그만큼 심신의 피폐함이 심했던 탓인지..

 

 


하지만..

 

삶과 죽음..

 

인생..

 

사랑..

 

용서..

 

여가..

 

등등 여러가지 살면서 우리가 겪어갈 그 인생의 모든것에 대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수많은 편견과 아집을..

다시한번 뒤돌아 볼 수 있게끔하여 고쳐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람은 저마다 출생과 동시에..

새하얀 한 장의 깨끗한 도화지를 신으로부터 받는것 같다..

 

그 도화지를 그려나가는건 개개인의 개성과 자유지만..

그 어느 누구라도..

자신이 그린 그림이..

타인의 마음에 들게..

그리고 무엇보다 또 자신의 마음에도 들게..

그렇게 그려나가고픈 욕심은 다들 있을 것이다..

 


언젠가 나에게도 마음의 평화가 다시 찾아오고..

 

조금의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다시한번..

 

찬찬히 음미하고픈 책이라 생각된다..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신은 세상을 존속시키기로 결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을 뜨는 매일 아침, 당신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하루를 선물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그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았나요?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이 생에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Q정전
루쉰 지음, 전형준 옮김 / 창비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이 왜 열전, 자전, 내전, 외전, 별전, 가전, 소전이 아닌 '정전'인지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러면 듣기에도 생소한 '아Q'라는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아(阿)는 친근감을 주기 위한 접두어이고, Q는 청나라말 중국인들의 변발한 머리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란다.

 

또한 'Question'에서 따온 말로서 '알 수 없음'을 의미하며  정체성이 모호하여 이리저리 휩쓸리는 인간형을 이르는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어찌되었든 우리의 주인공 아Q는 품을 팔아 하루하루 연명하는 웨이좡이란 중국 어느 시골 마을의 최하층민이다..

 

하지만 그는 마치 자신이 뭐라도 되는양 연신 입버릇으로 '우리 집안도 왕년에는..'이란 말을 중얼 거리며..

 

자신에게 가해지는 모욕을 '정신적 승리법'이라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 나가는..

 

강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강한 비열한 인간성의 표상이다..

 

그런 그가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고 결국엔 스폰서 -_- 마저 다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성에서 절도를 저지르고..

 

그를 기반으로 잠시 다시금 떵떵 거리는 삶을 살다가..

 

때마침 불어닥친 '신해혁명'의 물결을 보고 , 그 이념이나 구체적인 전개 과정은 전혀 모른 채 단지 민중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떠 남의 말만 듣고 덩달아 따르다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며 이야기는 허무하게 끝을 맺는다..

 

그럼 루 쉰은 이런 품팔이계의 쓰레기 같은 아Q를 내세워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일까..??

 

그건 바로 신해혁명 직후 민족의 위기 속에서도 중화 사상이라는 대국 의식에만 사로잡혀 있던 자기 민족 중국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었다..

 

비단 그 시기의 중국민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일부 추악한 국민성과 (그래도 필자는 우리 한민족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민족이라 자부하지만..) 필자 본인 스스로에게서도..

 

이런 '아Q'스러움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그러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바로 내 겨레에게서 이런 아Q스러움이 없어지길 바라며..

 

수치스럽지만 자신의 민족을 향해 날카롭게 펜을 들었던 그 때의 루쉰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페포포 메모리즈 - 개정판 우리시대 젊은 작가 1
심승현 글, 그림 / 홍익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파페포포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다..

 


고백하건데..

 

필자는..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에서야..

진정한 '사랑'에 조금이나마 눈을 뜬 것 같다..

 

내가 이제껏 해오고 느껴오고 생각해왔던..

아름답고 고귀하고 숭고한 이름으로 포장된..

'사랑'이란 것은..

참사랑이 아니었던것 같다..

 


뜨거운 여름날..

좋아하는 그 아이를 위해..

몇번이고 매점에서 미지근해진 음료수를 바꿔올 수 있는 일..

 

하찮고 쉬운일이지만..

상대방을 위하는 진심어린 그 마음..

그러한 마음이 진정한 '사랑' 이었나 보다..

 

 


책속의 석공의 이야기처럼..

난 이제껏..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던 그녀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내가 그리는 모습으로..

여기를 깎고 저기를 다듬으며 그렇게..

조각만하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결국엔 그 조각들이..

흔적조차 남지않고 다 사라져 버렸을때..

난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땐 왜 몰랐을까..

 

그건 '사랑'이 아닌..

 

'소유' 였음을..

 

 

 

 


이 책의 제목은 '메모리즈'다..

 

 

추억은 녹지 않는 사탕이다..

 

 

정확히 언제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 연애편지에도 저 문장이 적혀있는걸 보면..

필자가 꽤나 좋아했던 표현이었던것 같다..

 


짧지만 아름다운 이 몇가지의 이야기가..

필자의 추억으로..

 

작가 심승현의 추억으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이들에게..

간이 덜 된 밋밋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한번쯤은 달콤한 자양분이 될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추억은 녹지 않는 사탕이다..

 

 

 


'언제부터인가 그 아이가 행복해하면 나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그 아이가 기뻐하면 함께 기쁘고,

 

그 아이가 슬퍼하면 함께 슬퍼진다.

 

내가 즐거워하면,

 

그 아이도 덩달아 즐거워하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려면,

 

나 자신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진정한 사랑은 받아서 좋은 것이 아니라,

 

주어서 기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흔히 지나가다가 멋진 자동차를 보거나 예쁜 옷을 보면..

마구마구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솔직히 멋진 자동차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가지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이 책처럼 제본이 예쁘게 된 책의 경우라면..

그자리에서 바로 안 사고는 못 견딘다..

물론 책값이 자동차값의 1000분의 1정도밖에 안한다는 사실에 그 이유가 있긴 하지만.. -_-

 


2007년의 어느 봄날..

반디앤 루니스에서 책 구경을 하던 필자는..

이 책을 보는 순간..

이햐.. 책이 참 예쁘기도 하네.. 라는 탄성과 함께..

단지 책이 예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게 되었다..

 

사고 나니 만화책이었다.. -_-

정확히 표현하자면 만화라기 보단..

요즘들어 자주 볼 수 있는 카툰에세이..

 


그래도 책값에 비해 기출판되었던 '파페포포 메모리즈' 와 '파페포포 투게더'가 미니북으로 증정이 되고 무슨 미니 CD 까지 선물로 주니..

마트에 가서도 항상 1+1 만을 사오고..

홈쇼핑을 보면서도 '가을 멋쟁이 6종셋트' 플러스 양말 세쪽, 넥타이 두개, 지갑, 벨트 이 모두가 자동주문전화 5만 9천 900원 따위에 흥분하는 소시민적인 필자인지라..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_-

 

 

필자는 이 만화와 글을 쓴 심승현이란 작가가 누군지도 몰랐고..

이 파페포포 시리즈가 문화관광부 출판 만화 분야 '우수 문화 컨텐츠' 선정작이라는 사실과 또 180만부나 팔릴 정도로 그렇게 인기있는 시리즈인지도 몰랐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할때..

따스한 감성의 소유자라 생각하고..

또 귾임없이 '감동'을 받고 싶은데 갈증을 느끼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이라면..

언젠가는 한번씩 다 들어보았을 법한..

한시간이면 뚝딱 볼 수 있는 이 뻔한 스토리에서도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느낄 터이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할때..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대충 그림만 잘 그리는 솜씨로 누구나 다 아는 얘기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추어 돈 참 쉽게버네란..

그런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것이다..

(전작 두편에 비해 이 안단테에서는 약간 날로 먹은감이 없지않아 있어보이긴 한다.. -_-)

 

 


하지만 필자는..

이 책의 예쁜 그림들도 마음에 들지만..

그림옆에 따로 적어 둔 작가의 옛날 이야기들이..

한층 더 마음에 깊이 와닿았더랬다..

 

 

아마도..

필자가 비슷한 연배로 같은 유년의 기억을 지니고 있다는 반가움과..

 

그 역시도 고향을 떠나 이 황량한 서울 어느 한켠에서 저 글들을 쓰고 저 그림들을 그렸겠구나란..

그런 동지의식에서 잠깐의 위로를 받았던 고마움이지 싶다.. 그건..

 

 

 

느리다는 것이 게으른 것은 아니며..

천천히 간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그때마다 더 높은 곳,

 

더 화려한 것만을 찾아 줄달음쳐 온 삶이 부끄러워 내가 누구인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고 싶지 않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내게 허용된 깊이와 넓이만큼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거울 속의 나에게 말한다.

 

 

andante,

 

 

andant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