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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흔히 지나가다가 멋진 자동차를 보거나 예쁜 옷을 보면..
마구마구 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솔직히 멋진 자동차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고 가지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그게 바로 이 책처럼 제본이 예쁘게 된 책의 경우라면..
그자리에서 바로 안 사고는 못 견딘다..
물론 책값이 자동차값의 1000분의 1정도밖에 안한다는 사실에 그 이유가 있긴 하지만.. -_-
2007년의 어느 봄날..
반디앤 루니스에서 책 구경을 하던 필자는..
이 책을 보는 순간..
이햐.. 책이 참 예쁘기도 하네.. 라는 탄성과 함께..
단지 책이 예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게 되었다..
사고 나니 만화책이었다.. -_-
정확히 표현하자면 만화라기 보단..
요즘들어 자주 볼 수 있는 카툰에세이..
그래도 책값에 비해 기출판되었던 '파페포포 메모리즈' 와 '파페포포 투게더'가 미니북으로 증정이 되고 무슨 미니 CD 까지 선물로 주니..
마트에 가서도 항상 1+1 만을 사오고..
홈쇼핑을 보면서도 '가을 멋쟁이 6종셋트' 플러스 양말 세쪽, 넥타이 두개, 지갑, 벨트 이 모두가 자동주문전화 5만 9천 900원 따위에 흥분하는 소시민적인 필자인지라..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_-
필자는 이 만화와 글을 쓴 심승현이란 작가가 누군지도 몰랐고..
이 파페포포 시리즈가 문화관광부 출판 만화 분야 '우수 문화 컨텐츠' 선정작이라는 사실과 또 180만부나 팔릴 정도로 그렇게 인기있는 시리즈인지도 몰랐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할때..
따스한 감성의 소유자라 생각하고..
또 귾임없이 '감동'을 받고 싶은데 갈증을 느끼는 필자와 같은 독자들이라면..
언젠가는 한번씩 다 들어보았을 법한..
한시간이면 뚝딱 볼 수 있는 이 뻔한 스토리에서도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느낄 터이고..
자신이 스스로 생각할때..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대충 그림만 잘 그리는 솜씨로 누구나 다 아는 얘기들을 이리저리 끼워 맞추어 돈 참 쉽게버네란..
그런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것이다..
(전작 두편에 비해 이 안단테에서는 약간 날로 먹은감이 없지않아 있어보이긴 한다.. -_-)
하지만 필자는..
이 책의 예쁜 그림들도 마음에 들지만..
그림옆에 따로 적어 둔 작가의 옛날 이야기들이..
한층 더 마음에 깊이 와닿았더랬다..
아마도..
필자가 비슷한 연배로 같은 유년의 기억을 지니고 있다는 반가움과..
그 역시도 고향을 떠나 이 황량한 서울 어느 한켠에서 저 글들을 쓰고 저 그림들을 그렸겠구나란..
그런 동지의식에서 잠깐의 위로를 받았던 고마움이지 싶다.. 그건..
느리다는 것이 게으른 것은 아니며..
천천히 간다고 해서 실패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그때마다 더 높은 곳,
더 화려한 것만을 찾아 줄달음쳐 온 삶이 부끄러워 내가 누구인지 쉽사리 대답하지 못한다.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고 싶지 않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내게 허용된 깊이와 넓이만큼 살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거울 속의 나에게 말한다.
andante,
and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