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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성장보고서 : KBS 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첨단보고 뇌과학, 10년의 기록 - 엄마 뱃속에서 시작되는 두뇌 혁명
KBS 첨단보고 뇌과학 제작팀 지음, 이진영 연출, 최문주 스토리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2년 6월
평점 :
이 책은 KBS 특집 3부작 다큐멘터리 [첨단보고 뇌과학]의 방송내용을 엮은 것이다. 방송을 보지 않았는데도 방송 내용이 상상이 되면서 충분한 지식이 전달될 수 있도록 잘 짜여졌다.
먼저 두 아이를 기르고 있는 아빠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태아 시절에 부모로서 잘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책의 첫부분은 몇페이지 넘기다 보면 태아는 자궁에서 많은 소리를 듣는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시끄러운 사무실 수준의 60 데시벨 정도의 소리를 듣는다는데 그 중에서도 저음의 남성의 목소리를 더 잘 듣는다고 한다. 이 말을 예전에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아내가 임신했을 때 아이에게 충분한 대화를 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지금이라도 많은 대화로 소통하고 자존감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아는 엄마의 목소리보다 낮고 저음인 아빠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태아 시기에 아빠들의 태담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p.26
임신 5~6개월이면 대부분의 태아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9~10개월에는 엄마의 목소리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도 있고 엄마의 목소리를 더 좋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목소리를 기억한다는 것은 태아의 뇌가 발달해 인간의 뇌로서 기능하고 잇음을 의미한다. 또한 엄마의 양수 냄새를 구별해 내기도 한다. 이 얼마나 오묘한 일인가. 또한 자궁 속에서의 맛이 경험이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도 생후 음식의 기호로 이어질 수 있다(p.33)고도 한다. 자궁속은 조용한 공간이고 태아는 그저 안에서 10개월 동안 지내다고 밖으로 나온다고 하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시각은 가장 늦게 발달하지만 생후 1년이 지나는 과정에서 시력 조정이 이루어진다. 아무튼 이러한 감각에 관한 기능과 뇌의 초기 구조 구성은 바로 엄마의 뱃속에서 이루어지며 이러한 감각 기능은 태아의 뇌를 발달시키는데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p.35).
이 책은 자궁 내에서 태아의 성장과정은 뇌과학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책의 앞부분에는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특히 시냅스의 역할에 대해 주목하게 되었다. 시냅스는 정보 전달에 관한 뇌 기능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그러한 시냅스나 신경세포의 수는 임신 8개월이 최고치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이 때 적절한 자극을 주게 되면 좋은 뇌로 발달하게 되는데 그러한 뇌 발달을 돕는 것이 일종의 태교라고 볼 수 있다. 자극을 받은 부분의 시냅스가 발달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소멸하게 된다. 단,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의 과도한 자극은 금물이다. 또한 태아기에 이루어지는 시냅스의 생성과 소멸은 생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영유아기 동안 계속된다(p.48). 특히 시냅스의 수는 생후 8개월 정도까지 경이적인 속도로 증가하다가 10개월에 최고 정점에 도달하고 12개월 무렵이면 그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밀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두뇌발달에 관해서 스냅스의 역할을 중요하다면 8~10개월 사이의 적절한 자극이 평생 살아갈 밑천인 뇌의 양식을 결정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자라나는 둘째 아이가 9개월에 접어들었는데 정말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후 8개월 정도까지 시냅스의 수가 경이적인 속도로 증가하다가 10개월에 최고 정점에 도달한다. 시냅스는 12개월 무렵이면 그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밀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중략) 이 짧은 결정적인 시기에 전달받은 자극을 토대로 아기는 이후 평생을 살아갈 밑천인 뇌의 양식을 결정하게 된다. - p.48
좀더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 범죄자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 다른데 이러한 뇌의 기능도 엄마의 뱃속에서, 자궁 속에서 결정된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그것이다. 이는 아이들의 인성, 기질, 성향의 바탕 또한 태아기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의미한다. - p.51
범죄자가 될 것인지 아닌지가 태아에서 결정된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사실인가. 부모의 역할이 더 없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느낌이다.
건강하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는 바람이다. 그렇기에 범죄의 근원이 태아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은 부모들에게 꽤 무거운 책임감을 지우게 한다. 임신과 태교에 있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우리 아이와 그 아이가 커 나갈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명감을 엄마 아빠의 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이다. - p.56
특히 자궁 속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엄마가 받는 스트레스이다.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호르몬이 분비되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며 그 결과로 뇌 위축과 같은 치명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폐증과 같은 정신신경장애나 소아당뇨방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p.56)하니 엄마의 스트레스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쥐의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와 그렇지 않은 쥐를 조사한 결과가 엄마의 스트레스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자궁 안에서의 태아의 삶이 어떠했는가에 따라서 지능과 건강, 성격까지 사실상 한 인간의 평생의 삶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 - p.59
태교의 중요성도 중요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좋은 태교의 조건은 바로 아기와 엄마가 서로의 마음을 소통하는 것이다. 때로 좋지 않은 상황이더라도 엄마의 감정을 이해시키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아기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 p.69
행복한 아이는 머리도 좋고 가슴도 따뜻하고 높은 수준의 아이디어나 상상력, 창조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에 무엇보다 엄마, 아빠와 아기 사이의 긍정적인 유대, 애착의 형성이야말고 '뇌가 좋은 아이'로 자라는데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된다. 여기서 말한 뇌가 좋은 아이란 창조적인 가능성의 씨앗을 담고 있는 행복한 존재를 일컫는다. 무엇보다 태교의 기본은 '사랑'이다. - p.69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스라엘의 영유아 교육방법도 관심있게 보면 좋을 듯 싶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서는 0세에서부터 3세까지의 유아교육을 강조한다고 하는데 그 시절에 느낀 경험들이 평생의 잠재능력이 된다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글자나 수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중략) 대신 영유아기 교육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키우는데 집중한다. - p.83
자궁에서 3세까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뇌 발달의 중요성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세포에서 사람의 형상을 하기까지, 그리고 걷고 뛰고 말하기까지, 엄마의 자궁에서부터 3세까지는 인간의 뇌가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생명이 갖는 평생의 잠재능력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 - p.86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생후 3개월 된 아기의 뇌에서 이미 언어의 발달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p.94)도 놀라운 일이다.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아기의 두뇌를 촬영한 결과, 아주 어린 아기의 경우에도 뇌의 언어를 담당하는 특정 영역이 반응하고 있던 것이다.
이는 우리가 언어를 배울 때에 언어 체계가 먼저발달하고 그 다음에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점을 뜻한다. 동시에 아직 말을 못하는 어린 아기라 해도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다양한 언어적 자극을 통해 이미 언어를 뇌 속에 체계화하고 학습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p.95
그렇다면 영유아기 아기들에게 부모가 해 주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아이에게 열의를 가지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풍부한 표현으로 말을 거는 것. 아기의 발달을 위해 부모가 해 주어야 할 것은 느것만으로 충분하다. 특히 엄마가 일관된 사랑으로 육아에 임하며 아기와 애착을 형성할 때 아기들은 대부분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활발한 아이로 자란다. - p.97
뇌의 발달에 '결정적인 시기(the critical period)'가 있음을 밝혀낸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사람의 시각 피질 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바로 생후 3개월 경이었다(p.102). 또한 언어발달의 결정적 시기는 주로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생후 2~3년 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p.103).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시각을 회복할 수 없거나 언어습득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감금상태로 13년을 지낸 여자아이의 경우 4년 여의 교육을 통해서도 언어능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즉 정상적인 언어 습득을 하기에는 이미 시기가 지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또한 영유아기의 자극이 노년이 되었을 때 뇌 건강에도 직절적인 영향을 미친다(p.105)고 한다. 어릴 때의 좋은 자극이 노년기의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하니, 어릴 때부터 좋은 자극을 주고 좋은 감각적 경험을 많이 보여주어야겠다는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다짐을 해보게 된다.
발달기의 뇌는 그저 뇌세포 혼자 발달하는 것이 아니다. 시기에 따라 적절한 자극과 경험이 주어질 경우 아이는 무한한 잠재능력 또한 함께 키워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아이는 자신이 지닌 가능성이 문을 닫아 버리고, 이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부모가 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란, 바로 사랑으로 말을 걸고 안아 주고 돌보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 p.105
태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엄마의 기분이 아이에게도 전달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엄마가 기분이 좋아지면 아기도 똑같이 좋아지며, 엄마가 슬프면 아기도 엄마의 우울함을 눈치챈다. 따라서 임신 기간에 엄나는 될 수 있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평온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p.153). 반대로 태아는 엄마의 스트레스에 민감하기 때문에 뇌발달에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가급적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 환경에 대해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 환경에 있더라더 태아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엄마의 사랑이기 때문이다(p.159).
후성유전학에 관한 실험도 흥미롭다. 후성유전학에 따르면 음식이나 영양,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인 영향이 후성유전체를 움직여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후성유전학은 한 생명의 잉태와 성장 발달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p.178). 이 내용을 설명하면서 환경호르몬의 유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의 경우 플라스틱 용품, 일회용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데 이러한 환경호르믄이 태아나 어린아이에게 노출될 경우 어른보다 더 많이 채네에 축적된다고 한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환경에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이 가장 좋은 태교요 유아교육방식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태아는 자주 듣는 소리에 반응한다. 아빠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주는 것도 아기의 두뇌발달을 돕는 방법이다. 자주 말을 걸고 많은 이야기를 해 주다 보면 아기의 존재감도 더 확실하게 느끼고 따뜻하고 효과적으로 아빠의 사랑을 전하는 기술도 늘게 될 것이다. - p.197.
제왕절개 등 의료개입을 통한 출산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눈여겨 볼 만하다. 2007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제왕절개 출산비율은 36.8%로서 WTO의 권고치(15%)나 20% 대의 선진국들의 평균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는 전체 임신바 가운데서 33%가 조산사의 도움으로 집에서 가정 분만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p.253). 첫째와 둘째를 모두 제왕절개로 출산하였는데 기회가 되어 셋째를 낳게 된다면 자연분만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왕절개율이 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진통·마취제 사용 등 출산과정에서 늘어나는 의료적 개입과 의료분쟁 증가로 인해 출산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의사들의 경향 등이 자연출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탠다면 출산 시 진통을 두려워하는 엄마들의 태도를 들 수 있다. - p.249.
출산을 준비중인 인신부나 예비임신부 또는 3세 이하의 아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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