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프란츠 카프카 지음, 북트랜스 옮김 / 북로드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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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의 나는 소위 말하는 문학소년이었다. 소설보다는 시가 더 끌려 여러 편의 시도 습작을 했었고 간단한 스토리의 소설도 구상한 적이 있었다. 그와 함께 고전의 반열에 오른 소설들을 여러 편 읽었는데 그 중에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카뮈의 ≪페스트≫와 카프카의 ≪변신≫이다.



문제는 그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 읽었던 소설의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스트≫에서는 페스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는 장면만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변신≫에서는 주인공이 벌레로 변신하여 가족들이 두려워하는 장면이 유일하게 기억나는 장면이다. 그 변신을 거의 20여 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레가 되어있었다는 소재는 다분히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의 느낌을 준다. 하지만 벌레로 변한 한 가족 구성원이 다른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고 죽어가는 이야기의 큰 스토리에는 카프카의 생존 시절이나 지금이나 존재하는 가족의 문제, 사회와 공동체의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이렇게 버림받아 죽어가는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고등학교 때는 단지 스릴러의 느낌으로 읽었다면 지금은 가족과 사회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지금도 여전하 카프카의 모든 작품을 읽은 상황에서 그가 이 작품을 통해 하려던 말을 100% 이해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래서 10년 쯤 뒤에 다시 읽어볼 작정이다. 10대에 읽었던 작품을 40대에 다시 읽어보니 느낌이 달랐던 것과 같이 10년 사이에 변신해 있을 나 자신을 상상해 본다. 


북로드에서 발간된 이번 시리즈에서는 변신 이외에 ≪판결≫, ≪시골의사≫, ≪굴≫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20세기 최고의 문제작가라고 일컬어지는 카프카의 작품들을 읽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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