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대화법 - 할 말 다하며 제대로 이기는
이정숙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말 한마디 잘못하여 상대방과의 관계가 안좋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협상이나 토론 또는 직장 내 상사 및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원하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속앓이만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안좋아진 상황을 돌이키는 것은 이미 엎지러진 물이요, 돌아서서 후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내 주장과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대한민국 1호 대화전문가라는 타이틀로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본서에서 그 방법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상대방을 무조건 억누르고 내 주장만 강하게 어필하는 방법이 이 책의 주제는 아니다. 소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일반론을 뒤짚고 있는데 바로 목소리에 힘을 빼고 상대방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너무 많은 말을 하지 말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크게 4가지를 이야기하는데 먼저 '가슴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라'는 제목으로 대화 당시의 감정에 몰입되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응하라는 조언을 하며, 두번째로 지나친 친절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간결하고 정확하고 정중하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세번째는 옳고 그름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며, 네번째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버리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인드를 생활의 신조로 삼았던 나에게 과잉친절을 베풀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에 생경함을 느꼈다. 그리고 일부는 동의하게 만든다. 마트의 캐셔나 콜센터 직원과 같이 간혹 발생하는 진상같은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어려운 감정노동을 하는 분들을 대할 때 나 역시 반대 상황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책의 예와 같이 별 미안한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죄송하지만...'을 항상 붙여서 말하곤 했다. 하지만 저자는 지나치게 저자세로 느끼게 하는 말로 약자의 이미지를 내보내면 상대방의 공격성은 강화시키고 나의 자기 방어 의지는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라고 조언한다(p.86). 자기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절대로 상대방이 얕잡아 보일 만한 태도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맡은 일을 척척 해내기 못하거나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없으면서 사소한 성공 하나를 내세워 지나치게 우쭐대거나 사소한 능력을 크게 부풀려 잘난 척하면 누가 보아도 밉다. 그런 사람들은 백번이라도 겸손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할 정도의 겸손은 자신감 결여를 광고해서 상대방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것은 승인하는 꼴이 된다.  - pp.87~88


최근 SNS를 통해 개인 생활정보를 노출하는 사례들이 많다. 나 역시 가정 생활이나 개인적인 의견들을 SNS에 많이 공개하곤 하는데 저자의 조언을 듣고 조금은 자제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적당한 신비주의와 적당한 오만은 자기 방어의 중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p.83)는 조언을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면서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라는 것이, 특히 대화라는 것은 자신의 성격에 따라 내용과 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에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성격의 경우 이 기법들을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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