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 - 내가 뉴스를, 뉴스가 나를 말하다
김주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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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출산 휴가를 마치고 주말 저녁뉴스 단독 앵커로 화려하게 복귀한 김주하가 이번엔 브라운관이 아니라 책으로 독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이름과 얼굴이 커다랗게 박힌 책,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가 바로 그것. 고급스런 외모를 뽐내며 내 손에 안착한 책을 보며 무슨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궁금해 하며 얼른 책을 펼쳤다. 그리고 첫 장을 넘기자마자 내리 연속해서 한 눈 팔지 않고 다 읽어버렸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아이참~ 글까지 너무 잘 쓰시는군!

많은 분들이 그러하셨듯 나 또한 '김주하'라는 이름 석 자에 맘이 동해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이제껏 그녀가 쌓아온 지적이고 당찬 이미지가 일종의 신뢰감을 전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김주하라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들로만 채워져 있는 자서전류의 책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보다는 아나운서로 기자로 겪은 일들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한 마디로 '인간' 김주하보다 '방송인' 김주하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책인 셈이다.

처음엔 책 제의를 받았을 땐 보도국의 전설적인 취재 경험들을 모아 책으로 엮으려고 했단다. 그러나 사실이 전설이 되어 전해지면서 원래의 정확한 이야기를 확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대신 자신이 직접 겪은 방송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게 되었단다. 그래서 이 책에는 김주하 본인이 기자로 뉴스를 취재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 앵커로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면서 생기는 뒷이야기들이 비교적 생생하게 실려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방송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은 (최소한 내게는) 성공한 듯 하다.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는 총 22 개의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제보에 목말라 하며 취재를 다닌 이야기, 사회부 기자로 취재 다니는 동안 겪었던 각양각색의 화나고 안타까웠던 일들,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동안 생긴 당황스런 일들과 환의의 순간들, 그리스 출장과 독도 출장 동안의 험난했던 경험들이 그동안 그녀와 함께 했던 뉴스와 어우러져 담겨 있다. 아테네 올림픽 때 그리스 여신 복장으로 화제가 된 뒷이야기, 각종 사건사고 뒤의 안타까운 모습들, 진실을 찾기 위한 외로운 과정 등 하나하나 모두 흥미로웠다. 또한 자신이 취재했던 뉴스에 대한 뒷이야기들이 담겨있을 때는 이야기 말미에 뉴스에 보도된 내용 그대로를 지면으로 옮겨두었는데, 마치 티비에서 뉴스를 보고 있는 듯 특유의 억양이나 말투까지 고스란히 들리는 듯 하다.

이 책은 취재와 생방송의 긴박함이 주를 이루지만 이외에도 김주하 개인의 이야기도 간간이 등장한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하고 노력했던 시간들과 아나운서가 된 뒤에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최선을 다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이야기들은 또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손석희 아나운서와의 일화가 소개된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 '손석희'라는 완벽주의의 혹독한 스승을 만나 제대로 단련되었기에 그녀 말처럼 지금의 그녀가 있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또한 방송국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선배 여자 아나운서들이 받아야 했던 차별과 지속적인 건의와 투쟁으로 그것들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같은 여자로서 많은 부분 공감됐다.

더불어 가장 많이 웃었던 곳은 (고생한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비무장 지대에서 뉴스를 진행할 때 벌인 벌레와 사투(?)였다. 뉴스를 전하기 위해 입을 벌리자 벌레가 입속으로 날아들었는데 티내지 않고 그대로 하느라 애먹었다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삐져나왔다. 그 장면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만;; 월드컵의 환희를 떠올린 부분에선 나도 그날의 기쁨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고, 황우석 박사의 사태에 대한 언급에선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기분이 착찹했다.

김주하와 뉴스, 뉴스와 김주하의 모습을 담은 책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는 이렇게 자신이 다루는 일에 대한 그녀의 생각과 경험을 담은 책이다. 그녀의 이름을 내세운 제목만 보고 다른 유명인들의 에세이처럼 성공 스토리나 소소한 개인적인 일상을 담은 인간 김주하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독자라면 조금 실망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뉴스를 대하는 그녀의 진지한 자세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몰입하며 즐기는 방송인 김주하의 이야기를 기다렸다면 나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김주하'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처럼 앞으로도 당차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그녀가 되길 바라며, 살며시 그녀의 다음 책을 기다려 보련다.






* 오탈자 - 42쪽 맨 마지막 줄 : 해야 요 → 해야 요 ('되어요'의 준말이니 '돼요'가 옳은 표현)

* 오탈자는 아니지만.. 14쪽 밑에서 4 번째 줄 띄어쓰기 : 할 지점을한국어가 → 할 지점을 한국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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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
장장년.장영진 지음, 김숙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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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 뒷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들에게 드러나고 밝혀진 부분이 아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그 은밀함(?)에 더욱 귀가 솔깃해지고 흥미진진하다. 역사적 사건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서에 기록되는 건 달랑 몇 줄 뿐이지만 그 몇 줄을 이루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역사를 만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 뒤엔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숨쉬고 있겠는가. 단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알 수 없을 뿐 이다.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뒷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대게의 역사서가 사건이나 인물의 큰 활동을 주로 다루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그 뒤에 숨겨진 각종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좌지우지한 커다란 사건도 어떨 땐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곤 한다. 일본에 2 번째 원자폭탄이 계획과 달리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것처럼 때론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소소하게 작은 일상적인 것부터 의미심장한 비밀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우선 차례를 보면 크게 10개의 꼭지로 나뉘어져 있다. 고대문명에서 세계 명승지와 유적지, 역사적인 사건들의 진실, 아직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들, 종교ㆍ과학기술ㆍ문예 등에 관한 이야기와 그 외 역사적 사건의 일화나 기타 궁금증 등이 바로 그것. 그 밑에 작은 소제목을 보면 어느 하나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다. 폼페이 발굴 에피소드, 공중정원의 모습, 나치와 히틀러 이야기, 고대 그리스 인물 조각상은 왜 나체일까, 신비의 이스터섬, 고상한 인품의 퀴리 부인, 모나리자의 매력, 처칠의 'V' 등 하나하나 눈길을 끈다.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유대인 수용소나 2차 대전 같은 우울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한 때 추앙받던 맥아더 장군이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으로 일본 천황을 처벌하지 않고 끝까지 감쌌다는 대목은(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지만) 다시 읽어도 무척이나 화가 났다(물론 우리나라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된 이야기니; ^ ^;). 일본이 아직도 과거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고 저렇게 헛소리를 해대는 밑바탕엔 결국 이러한 미국의 이기심이 크게 한 몫을 한 셈이다. 쩝;;

이 책은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망라해 역사의 뒷켠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또한 소개되는 내용마다 매번 관련 사진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만 사진들이 모두 (갈색톤의) 흑백이라 별로 선명하지 않고, 때로는 설명의 틈을 채우기엔 조금 미흡한 감이 있다. (선명한 사진을 위해 올컬러판으로 제작한다면 필연적으로 책값이 올라갈 테니. 그냥 참고 정도로 만족하자.)

<세계역사, 숨겨진 비밀을 밝히다>가 담고 있는 내용은 '숨겨진 비밀'이란 거창한 책 제목처럼 그렇게 많이 '숨겨진' 내용은 아니다.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지만 소개된 내용의 상당수가 이미 널리 알려진 것들이라 그리 신선하진 않다. 더구나 비밀을 '밝혀야'하는데 아직도 미궁에 싸인 비밀들도 적지 않다. 결국 모두 밝히지는 못한 셈이다. 제목만으로 뭔가 새로운 것이 있을까 잔뜩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번 들어도 또 궁금해지는 다양한 역사적 뒷이야기들을 통해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충분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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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하이메 바일리 지음, 고인경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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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남자와 밑바닥 인생의 여자가 만나 서로의 삶을 구원하는 내용의 라틴 소설. 이것은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를 읽기 전에 이 책에 관해 내가 알던 정보의 전부다. '상류층 남자와 하류층 여자'라는 설정을 보자마자 <프리티 우먼>과 <파리의 연인> 같은 신데렐라 스토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근데 책 제목이 아닌 영화, 드라마 제목이 먼저 떠오르다뉘; ^ ^;). 이 책도 흔하고 상투적인 로맨스물? 하며 껄끄럽게 바라보는 나를 의식했는지 갑자기 '서로의 삶을 구원하는'이라는 구절에 확~ 눈에 들어온다. 그려~ 서로를 구원한다잖뉘~ 한 번 읽어보자구! 그렇게 이 책을 잡았다.

하얀 표지에 천사가 날개짓한다. 표지 너무 맘에 든다. 책장을 넘긴다. 곧 이야기를 온전히 차지하는 그와 그녀가 등장한다. 상류층 남자 훌리안, 그는 돈문제로 가족과 의절한 채 혼자 사는 작가다.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에 심하게 게으르다. 그러나 점차 자상남으로 변신한다. 밑바닥 인생의 여자 메르세데스, 그녀는 가족과 헤어진 채 평생을 남의집살이를 하던 늙고 뚱뚱한 오십대의 인디오 여성으로 훌리안의 집의 가정부다. 척박하고 피곤한 삶을 살지만 맑고 순수한 심성을 갖고 있는 날개없는 천사다.

'나는 돼지다. 우리집은 돼지우리다'라는 충격고백(?)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훌리안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찬 그는 세상과 단절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서 산다. 방문객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여자친구 안드레아가 전부다. 그러나 훌리안의 집이 돼지우리를 능가해 가면서 거미와 개미들로 뒤덮히게 되자 여자친구는 집을 청소하기 전에는 절대 그를 찾지 않을 것임을 선언하고, 여자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훌리안은 가정부를 찾기위해 직업소개소를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메르세데스를 만난다. 뚱뚱하고 슬픈 표정의, 그러나 무척 착해보이는 그녀를. 그들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된다.


- 그녀는 글 읽는 법을 몰라 한 번도 책을 읽은 적은 없지만 수많은 것을 내게 가르쳐 줄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용서하는 것이다. (300쪽)

훌리안의 집에 가정부로 취직한 메르세데스는 첫날부터 정열적인 기운으로 돼지우리 같던 그의 집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집안을 장악했던 거미와 개미를 없애고 곳곳에 쌓여있는 묵은 먼지를 닦아낸다. 메르세데스의 손길이 닿자 훌리안의 집은 새롭게 태어난다. 마치 다른 집처럼 깨끗하고 반짝반짝 윤이 난다. 일주일에 두 번 훌리안의 집으로 출근하는 메르세데스와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메르세데스는 훌리안의 집 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도 청소하기 시작한다. 집을 어지럽히던 거미와 개미를 없앤 것처럼 그의 마음을 좀먹던 미움을 희석시킨다. 그리고 먼지를 닦아내듯 증오를 닦아내고 그 자리에 '용서'를 심어준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릴 때 가정부로 팔린 메르세데스가 그 이후 한 번도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훌리안은 그녀를 어머니와 만나게 해주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메르세데스를 위해 카라스로 향하는 기나긴 여정을 참아내는 훌리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정작 지척에 사는 부모님을 십 년이 넘도록 찾아가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를 핑계삼아 떠나는 카라스로의 여행은 어쩌면 훌리안 자신을 위한 여행일지도 모른다.

우여곡절 끝에 메르세데스는 그녀의 어머니를 만난다. 다시 만난 어머니가 자신을 알아보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지만 메르세데스는 그녀를 용서하고 온전히 사랑한다. 그녀는 온몸으로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보여준다. 이런 메르세데스의 모습은 할아버지의 유산 때문에 아버지와 의절한 채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훌리안을 변화시킨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손 내밀어 용서할 줄 아는 지혜를 알려주며, 마침내 훌리안이 십 년 만에 부모님을 만나러 갈 수 있게 용기를 건네준다.


- 나는 눈을 감고 돈 문제로, 결국에는 내게 아무 소용도 없었던 그놈의 돈 때문에 수많은 세월 동안 아버지를 미워했던 어리석음을 생각했다. 몸을 일으키며 아버지 이마에 입맞춤을 하고선 말했다. "사랑해요, 파피." (304~5쪽)

상류층 남자와 하류층 여자라는 지극히 상투적인 설정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그들 사이에 어쭙잖은 로맨스 대신에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우정을 끼워넣음으로써, 어설프고 흔한 삼류 로맨스 소설이 아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사랑스런 감동 소설로 태어난다. 또한 이 소설은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글 속에 '용서'라는 삶의 화두를 묻어두고, 그 온기를 웃음과 함께 버무려 독자에게 전한다.

소설은, 메르세데스를 보며 마음의 변화를 겪는 훌리안을 통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과 진정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들고, 돈이란 물질적인 것 때문에 부자간의 인연까지 끊었던 훌리안이 다시 아버지를 찾아가 용서하고 서로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는 궁극적으로 '용서'와 '화해'을 이야기한다.


-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내 옆에 잠을 자고 있었다. (156쪽)

페루의 주목받는 작가 하이메 바일리의 2005년 스페인 플라네타 문학상 수상작인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는 무척이나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이다. 단순하고 깔끔한 문체는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표현들과 어우러져 빛을 내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사이에 빚어지는 대화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해준다. 또한 용서와 화해라는 진지한 주제를 무겁지 않게 밝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어 부담없이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라틴소설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는 그 제목처럼 내게 갑자기 천사처럼 다가와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해준 사랑스런 소설이다.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의 기존 작품들은 이 책과 달리 다소 선정적이고 풍자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니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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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론다 번 지음, 김우열 옮김 / 살림Biz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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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비밀이라.. 제목부터 비밀스럽다. 대체 어떤 비밀을 품고 있기에 드러내놓고 비밀이라고 외치는 걸까. '수세기 동안 단 1%만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란 카피는 무척 진부하게 들리지만, 그 밑에 빼곡히 적힌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미국 최단기간 500만부 돌파, 오프라 윈프리 쇼의 홈피를 마비시켰고, 그 유명한 해리포터의 발목을 잡았다는 이력은 눈길을 잡는다. 이만하면 그 '비밀'이란게 궁금해지게 된다.

<시크릿>은 제목이 신비감에 발맞춰 시작 전부터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마구 부추긴다. 커질대로 커진 호기심을 뒤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비밀! 그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어라? 비밀이 이거였어?'하며 다소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오! 대체 그게 뭔데?'하며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비밀은 이미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왔고,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면 그건 이미 비밀이 아니지 않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알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 것은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제부터 도대체 '비밀'이란 뭔지 살펴보자.


- '비밀'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을 말한다. 당신의 인생에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당신이 끌어당긴 것이다. 당신이 마음에 그린 그림과 생각이 그것들을 끌어당겼다는 뜻이다. 마음에 어떤 생각이 일어나든지, 바로 그것이 당신에게 끌려오게 된다. : 밥 프록터 (19쪽)

그렇다. <시크릿>이 알려주는 비밀이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한마디로 '마음의 힘'인 셈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간절히 구하라. 그리고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 치의 의심없이 믿어라. 그러면 우리의 마음은 온 우주의 자석이 되어 그토록 바라는 것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것을 당신의 현실이 되게 해준다. 이것이 바로 '비밀'인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이 법칙의 원리는 '진심으로 바라면 온 우주가 그것을 도와준다'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유명한 글귀와 일맥상통한다.

너무 허황된 말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끌어당김의 법칙'의 증거는 우리 주위에 적지 않게 널려 있다. 우선 '2002 월드컵'에서 '4강 신화'라는 기적을 일군 태극전사들을 떠올려보자. 16강에 처음 진출하자마자 그 여세를 몰아 4강 신화라는 쾌거를 이룬 축구 대표팀. 물론 그들의 땀과 노력으로 일군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와 함께 4강 신화의 가장 큰 힘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온 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이었다. '비밀'의 법칙으로 풀이하자면, '승리'를 바라는 전국민의 간절한 마음이 '승리'를 끌어당겼고, 그 결과 '4강 신화'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이 나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병을 이겨냈다거나 극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순간적으로 초인적인 힘이 나타나는 것 등도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럼 무조건 간절히 바라기만 하면 될까. 아니다. '비밀'을 활용하는 데에도 몇 가지 단계가 있다. 우선, '구하라'. 내가 원하는 것을 간절히 구해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밝혀라. 그리고 '믿어라'. 내 소원이 '이미 이뤄졌다'고 믿어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요청하는 것은 그것을 '이미 받았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받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해라. 구하고 믿었다면 마지막으로 '받아라'. 소원이 이루어졌을 때의 좋은 기분을 그대로 느끼기만 하면 된다. 좋은 기분은 우리를 '받아들이는' 주파수에 머물게 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주에 강력하게 요청해 그것을 끌어당긴다.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것이 아주 근본적인 원리임을 눈치챌 수 있다. 뭔가를 간절히 원하면 우리는 모든 감각을 그곳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전에는 몰랐던 것을 찾게 되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거라고 의심하지 않는다면 자신감과 의욕이 생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 매순간이 즐겁다. 의욕적으로 일하거나, 즐겁게 일한면 대게 좋은 성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구하고, 믿고, 받아들이는 것은 나를 조정하는 '마음'을 다스려 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방법인 셈이다. 


더불어 비밀을 강력히 도와주는 방법으로 '감사하기''그림 그리기'가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화낼 일이 줄어들어 부정적인 생각은 할 겨를이 없다. 감사하기는 원하는 것만을 끌어당기도록 도와준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감사하기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제임스 레이의 말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의 삶의 방식을 배우고 싶어졌다. 또한 소원을 이룬 모습을 머리속으로 그려보는 '그림그리기'는 그것이 성취되었을 때의 감정을 미리 느낄 수 있어 강력한 동기를 유발한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어두거나 그림을 붙여둔다는 존 아사라프의 '비전 보드'는 굉장히 근사한 방법이다. (나도 비전보드를 당장 만들리라!) 매일 눈으로 그것을 확인한다면 구하고 믿는 마음이 강렬해져 우주로 송신되는 주파수도 강해질 것이다. 

<시크릿>은 이처럼 비밀의 정체와 그것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방법, 비밀을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와 함께 그 비밀이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고 효력을 나타내는지도 들려준다. 여기엔 삶에서 우리가 것인 돈, 인간관계, 건강 뿐만 아니라 세상, 당신, 인생의 비밀들이 실려있다.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구하는 방법들이 여럿 나오는데 재미있는 것은 무언가를 구할 때 부정형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우주는 부정형의 신호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다면 '~하고 싶어'로 받아들인다. 그러니 소원을 말할 땐 늘 긍정형으로 '~하고 싶어', '~가 될거야', '~할 수 있어'라고 말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라는 이야기다.

'끌어당김의 법칙'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베풀수록 더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믿으며 머리속에 그리면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것 등의 내용은 조엘 오스틴의 저서 <긍정의 힘>이 떠올리게 했다. 이런 내용은 비전을 제시하는 대부분의 책엔 언급되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어쨌든 궁극적으로 볼 때 '긍정의 힘'과 '끌어당김의 법칙'은 같은 원리이며, '끌어당김의 법칙'은 '긍정적 마인드'에서 기인하는 '비밀'인 셈인 것이다.

- 마음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 : 클레멘트 스톤 (119쪽)


<시크릿>은 '비밀'이란 거창한 용어를 쓰고 있지만 사실 그 내용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책과 사람들을 통해 거론되어 왔던 내용이다. 그래서 여전히 뻔한 내용만을 늘어놓는다며 실망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크릿>은 전체를 관통하는 명료한 주제, 구체적인 실행방법, 풍부한 검증 사례와 유명인사들의 말 등을 통해 누구나 알지만 선뜻 실천하지 못한 '보편적 진리'를 독자에게 설득력있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이 내게 매력적으로 느껴진 건 바로 그 설득력 때문이었다.

<시크릿>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마음'이니 그것을 믿으라는 것이다. '정신력'이라는 말처럼 마음의 힘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불가능조차도 가능하게 만든다. 긍정적인 마음자세는 척추와 경추가 부러져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던 모리스 굿맨을 걷게 만들었고, 암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조엘 오스틴의 어머니를 낫게 했다. 진심으로 원하고 믿으며 온 맘으로 집중하면 그것은 이루어진다. 어떻게 이룰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것을 '바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내 믿음을 강력하게 송신하면 그것은 현실로 수신된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비밀을 알았다면 이제 그것을 잘 활용할 일만 남은 것이다.

-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된다 : 모리스 굿맨 (166쪽)


한밤 중에 오랜 시간을 들여 절반 정도 쓴 이 책의 리뷰를 어처구니 없이 모두 날려버렸다. 잠깐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괜찮아. 금방 다시 쓸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고, 곧 다시 그 글들을 쓸 수 있었다. 비록 내용은 좀 달라졌지만. 그리고 그 이후에 글을 완성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즐겁다. 나는 만족스런 리뷰를 쓸 거라고 믿었고, 지금 그 끝에 와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원은 현실로 다가왔다. 작은 소원을 이루었으니 이젠 좀 더 크고 원대한 소원을 위해 비밀을 활용해 야겠다.

-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이 옳다 : 헨리 포드 (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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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20가지 인생 이야기
푸허녠 지음, 고보혜 옮김 / 이스트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20가지 인생 이야기, <빌 게이츠의 인생수업>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대표자이자 세계 최고의 갑부라는 어마어마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컴퓨터계의 제왕 빌 게이츠. 그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최소한 그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MS-DOS에 이어 Windows를 내놓으면서 컴퓨터 운영체제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마이크로 소프트. 초우량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독점기업 소송과 강압적 끼워팔기 등의 잡음이 있었지만 MS사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목이고, 그 중심에는 빌 게이츠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 뒤엔 그들을 이끌어준 멘토가 있다. 이 책은 빌의 핵심적인 멘토로 그의 아버지를 지목한다. 빌 게이츠의 거대한 성공을 가능하게 한 근원적인 힘이 아버지의 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처음 책소개를 봤을 땐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이란 문구로 인해 그의 아버지가 직접 쓴 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쓴 글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푸허녠이란 작가가 실화에 바탕해 재구성한 것이다. 그러니 다른 분들은 나처럼 오해하지 않으시길.


<빌 게이츠의 인생수업>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20가지의 삶의 덕목들 - 용기, 창조, 열정, 슬기, 부, 신용, 인내, 관용, 예의, 운명, 박식, 경청, 잠재능력, 겸손, 신중, 도전, 성실, 우정, 기회, 집념을 다루고 있다. 모두 중요하고 소홀히 할 수 없는 삶의 자세이지만 이러한 자질들을 모두 갖추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첫 단계가 바로 교육, 그중에서도 인성교육이다. 이 책은 빌 게이츠의 아버지 헨리 게이츠가 아들에게 전했던 인생의 교훈은 물론 자녀를 이끌어 줄 부모의 자세에 대해서도 함께 들려준다. 

이 책에 실려있는 20가지 이야기는 모두 '소년 빌,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부자의 대화, 빌의 성공 스토리, Bill's note'이란 형식을 띠고 있다. 매 단락 하나의 삶의 자세가 주어지면 그에 대한 주관적 정의를 내린다. 그리고 어린 빌의 에피소드를 통해 문제를 제시하는 '소년 빌', 그런 아들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이야기를 듣고 함께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부자의 대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르침을 어른 빌 게이츠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빌의 성공 스토리'가 이어진다. 마무리로 각 단락에서 언급한 교훈에 대해 독자의 생각을 펼치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Bill's note'가 제시된다.

이런 형식에 맞춰 책의 내용을 보자. 책 속의 소년 빌은 성장하는 아이답게 여러 문제를 발생시킨다(소년 빌). 그때마다 아버지가 짠~하고 나타나 그가 처한 상황을 비유한 이야기(주로 우화)를 들려준다(아버지의 이야기 수첩). 가끔 좀 엉뚱하다 싶은 우화가 있음에도 너무나 명석한 우리의 어린 빌은 이야기의 핵심을 콕콕 짚어내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바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거나 문제의 답안을 찾는 모범적인 자세를 보인다. 아버지가 그를 대견스럽게 바라봄은 물론이다(부자의 대화). 어른이 된 빌은 어린날 아버지로부터 배운 삶의 교훈을 견지하며 성공을 일구어 간다(빌의 성공 스토리).

여기에서 보여지는 아버지의 교육방법 중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아버지의 이야기'와 '부자간의 대화'를 통한 아버지의 교육방법이다. 아버지는 문제에 맞닥뜨린 아들에게, 문제의 답을 알려주거나 즉각적인 체벌로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 상황을 빗댄 우화를 들려준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깨달아 해결점을 찾고, 문제점을 반성할 수 있게 대화로써 유도한다. 아이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것이 아니라 숟가락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그의 교육이 있었기에 지금의 빌 게이츠가 존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인생수업>은 에피소드와 우화로 구성되어 있어 읽기도 쉽고 재미도 있다. 어린 시절의 빌과 어른 빌의 이야기를 앞뒤로 배치해 삶의 교훈을 통해 변화된 빌의 모습을 한 눈에 보여주고, 빌의 성공을 통해 그 교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단락마다 소개되는 일화가 나이에 따른 순차적 구성으로 되어 있어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가 어떻게 성장했고 성공을 이뤘는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핵심은 아버지가 들려주는 우화와 그 풀이다. 스무 개의 교훈에 맞게 실린 스무 가지의 우화는 마치 따로 우화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다양하고 흥미롭다. 아이들도 재미있게 들을 만한 내용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깊은 삶의 교훈을 담고 있다. 그리고 우화 들려주기가 끝나면 아버지와 빌의 대화를 통해 그 이야기가 담고 있는 교훈을 친절하게 풀어주고 있어 독자들은 같이 생각하고 함께 음미할 수 있다. 단락 끝에는 항상 서너 개의 질문을 실어둠으로써 그 단락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되새김질 할 수 있게 세심히 배려하고 있다. 특히 이 질문들은 아이들과 함께 토론하기에 좋을 듯 하다.

그러나 이 책에도 몇 가지 아쉬움이 보인다. 아버지는 어떻게 매번 그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를 망설임없이 꺼낼 수 있을까. 6살, 8살의 어린 빌이 어떻게 그런 심오한 원리를 이야기 하나로 금새 깨달을 수 있을까. 어린 빌과 아버지의 대화를 읽고 있자면 빌의 사고력이나 어휘 구사력은 어른이나 진배없다. 학교도 안 들어간 아이의 입에서 신용이나 관용, 이적이란 쉽지 않은 용어가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나오다니. 물론 그것이 그 단락에서 부각시키고자 하는 주제어고 원래 사용된 영단어는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닐 수 있겠지만, 번역시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 어휘를 선택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면 작가는 이 이야기들이 실제로 일어난 일도 있고 사실에 입각해 재구성한 내용도 있다고 고백(?)한다. 더구나 매 회 망설임없이 들려주는 아버지의 우화는 진짜 빌의 아버지가 빌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아니라 작가가 세계 각국에 전해오는 유명한 이야기 중에서 선별해서 실은 거라고. 그러니 아버지의 놀라운 이야기 솜씨는 바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된 모습인 셈이다. 제 3자가 쓴 글인 만큼 약간의 각색은 피할 수 없겠지만, 실존인물을 대상으로 한 글인 만큼 이왕이면 사실에 입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결국 이 글에은 사실에 가까운 빌의 일화와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된 아버지의 우화라는 사실과 허구가 공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빌 게이츠의 인생수업>은 나름의 장점이 더 크게 보이는 책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포함되긴 했지만 빌 게이츠라는 거물을 키워낸 그의 아버지가 행했던 교육 방법을 통해 자녀를 교육하는 방법과 인생을 살아가야 할 자세 등을 친근하게 알려주고, 스무 가지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나를 다시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책이었다. 또한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아이를 둔 부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꿈꾸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길을 안내해 주는 반가운 책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 오탈자 

1) 222쪽 7줄 : 어른 → 얼른 (설마 어른만 도망가란 이야기는 아니겠징? ㅡㅡ?)
2) 251쪽 17줄 : 덤벙고 → 덤벙
3) 270쪽 3줄 : 다른 사람 앞에 " 빠짐
4) 299쪽 18줄 : 천받는 → 천받는

5) 50쪽 13줄 : 위풍당당하게 철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위풍당당' : 풍채나 기세가 위엄 있고 떳떳함.
원어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위풍당당'이 풍기는 '떳떳하고 당당한' 느낌과 군사의 '철수'는 서로 어감이 어울리지 않는 듯 하다. 물론 자진철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적절한 단어를 찾아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 226쪽 맨 밑줄 : '이적' → 오탈자는 아니지만.. 11살 아이가 쓰기엔 '이적'보다는 '기적'이 더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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